[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성경은 결코 지루한 책이 아니다
달고 오묘한 성경 읽기
제임스 F. 코클리 | 전의우 역 | 생명의말씀사 | 240쪽 | 17,000원
매년 기독교인들은 성경통독을 계획하고 또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성경통독 캠프나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하고, 도움이 되는 책이나 도구들을 구입하기도 한다. 성도들이 함께 성경 읽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성경 일독표를 제공하는 등 여러 방안을 마련하는 교회도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성경은 그 맛과 깊이가 달고 오묘하여 절대로 물리지(질리지) 않는다고 다들 말하는데, 실제로 통독에 임하는 성도들이 체감해 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너무 깊어서인지 재미가 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늘 읽어온 책이다 보니 신선하게 읽히지 않을 때도 있다.
2024년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 특히 ‘성경과 묵상’ 부문에서 수상한 <달고 오묘한 성경 읽기>가 그런 면에서 반가웠다. 책의 부제는 원제와 의미가 유사하다: ‘성경 통독을 넘어서 성경을 더 깊이, 더 재미있게 읽을 14가지 전략(14 Fresh Ways to Enjoy the Bible)’.
책의 저자인 제임스 F. 코클리는 무디 신학교에서 20년 이상 성경을 가르친, 성경을 진실로 깊고 재미있게 읽을 줄 아는, 그리고 그 방법을 독자에게 가르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학자다.
하지만 한 가지 먼저 분명하게 말해야 할 것이 있다. 저자가 제시한 14가지 ‘신선한’ 방법도 영원히 신선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책이 제공하는 여러 전략이 성경을 흥미롭게 읽고 연구하도록 도와줄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에게는 성경을 대하는 새로운 마음과 동기가 항상 필요하다. 그것을 전제로 저자가 약속한 ‘성경 읽기를 더없이 즐겁게 해 줄 전략’을 따르면, 독자는 이전과 다른 깊이와 흥미를 갖고 성경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15쪽).
저자는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예시된 구절들을 찾아 확인하면서 한 번에 한 장씩 읽는 것(17쪽)”을 추천한다. 보너스 챕터에서 저자는 성경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한다(가령 반복해서 읽기, 소리 내서 읽기 등).
본문에서는 성경의 문학적 특징을 파악하면서 저자가 성경 본문을 어떤 목적으로 기록하였는지 파악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방식을 어떻게 찾아내고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스스로 읽어보면서 저자가 제시한 14가지 방식을 실제로 적용하도록 권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그룹으로 이 책을 읽고 같이 성경 읽기를 해보는 것이다. 성경은 원래 공동체 앞에서 읽고 또 가르쳤던 하나님 말씀이다.
성경을 즐기는 14가지 신선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첫인상 ②라벨 읽기 ③마이크 앞으로 ④발사대 ⑤아름다운 북엔드 ⑥사물 학습 ⑦시 다이아몬드 ⑧위치, 위치, 위치 ⑨시간 관리 ⑩비순차성 ⑪반복 ⑫X표시 ⑬알림 ⑭데자뷔.
2019년 규장에서 출간된 <성경을 즐겁게 읽는 10가지 방법>에서 저자인 케이스 페린은 성경을 지루하지 않게 대하는 여러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코클리가 제시하는 전략이 페린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보다 성경의 문자적 특징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페린이 ‘성경을 읽는 법’에서 ‘읽는 법’을 가르치려 했다면, 코클리는 ‘성경’ 자체가 기록된 방식을 발견하고 그에 따른 의미를 찾아내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할 수 있겠다.
가령 12번 ‘X표시’에서는 성경의 교차대구법적 구성을 설명하는데, 시나 내러티브 전체가 어떻게 교차대구법적으로 기록되었는지 파악하고 그 중앙에 위치한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도록 돕고, 3번 ‘마이크 앞으로’에서는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제로 말하는 것(그래서 큰따옴표로 인용한 것)을 찾아서 저자가 왜 그것을 직접 인용했는지 의미를 찾아내도록 돕는다.
어떤 독자는 코클리가 제시한 성경 읽기 전략이 조금은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 단순히 여러 번 읽거나 다른 번역본을 읽어보라는 권면을 넘어, 실제적인 관찰과 연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국어 시간에 다양한 문학 장르를 해석하고 이해하고 적용하는 법을 배웠다. 저자가 제시한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문학 장치와 도구를 이미 일상에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성경은 단순한 문학이 아니고 하나님이 영감으로 쓰신 절대 진리와 권위가 담긴 하나님 말씀이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우리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글로 주셨다. 그러므로 겁먹지 말고 성경을 연구하고, 하나님이 의도하신 그 깊은 뜻을 발견하는 기쁨을 온전히 누려라.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한 여러 방법을 하나하나 실제로 사용해 보면서 성경을 부지런히 관찰하고 읽고 연구하면, 분명 저자가 약속한 것처럼 성경을 더 깊이 그리고 재미있게 읽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간절히 말씀을 사모하며 찾는 이들에게, 들을 귀, 깨닫게 하시는 지혜, 그리고 말씀을 꿀송이보다 더 달게 느끼는 영적 미각, 하나님의 깊은 지혜에 감탄하고 예배하는 마음, 말씀을 주신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가슴을 허락하여 주시기를 간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