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죽은 후 천국에 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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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현대인에게 중요한 동물신학

동물신학
가정호·송영목·홍석진 | 세움북스 | 364쪽 | 20,000원

계몽주의 이후 인식과 사고의 중심이 신(神)에서 이성으로 전환되면서, 윤리에 대한 다양한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판단을 신학적으로도 요구하면서 생태신학, 식물신학, 동물신학, 공공신학, 페미니즘, 나무신학, 환경신학 등이 등장했고, 하나님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뒷간신학(theology of toilet)까지 제안하는 시대에 직면해 있다. 그 중 ‘동물신학’은 오늘날 매우 중요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애완동물은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들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긴다. 미국에서 애완동물과 함께 지내는 비율은 70%를 육박하고, 한국도 24%의 가정에서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애완동물이라는 명칭도 ‘반려동물’로 바뀌었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정에 전화하면, 평상시에도 애완동물과 함께하지 못하는데 주일예배를 드리는 그 시간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죄책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동물신학>은 세 명의 목회자와 신학자가 신학적·철학적·목회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확한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성경신학에서 본 동물신학을 쓴 송영목은 광범위하게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역사적 맥락에서 서술하며 논지를 펼치고 있다. 동물학 부문에서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논구하며, 인간과 비인간 동물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동물의 형상 안에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모습은 없다는 보수적 논리와 함께, 동물과 달리 인간은 하나님과 맺은 언약에서 특유한 사명을 찾을 수 있다는 유연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또 구약과 신약에 나타난 다양한 동물을 언급한다. 송영목은 성경에서 동물은 인간과 대등한 피조물이 아니고, 성경에서 동물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경우 동물을 사람에게 빗대어 은유적 혹은 신학적 의미로 언급된다고 말했다.

동물은 반려 대상이 아님도 분명하게 지적한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사용되는 ‘반려’의 의미는 3가지인데, 동물을 사람의 친구와 동역자, 반려자로 사용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은 영혼이 없기에, 함께 지낸 동물이 구원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동물에게 기독교 장례 의식을 치르는 것 또한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펫로스 증후군(pet-loss, 사랑하는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이 내 곁을 영영 떠나가면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우울감, 상실감)이 현대 사회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끝날까지 신실하게 우리와 반려하시는 보혜사 성령님과 예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하는 것이 펫과의 교제보다 더욱 중요함을 기억하고, 동물에 감정을 이입해 ‘가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고양이. ⓒ픽사베이
▲고양이. ⓒ픽사베이

두 번째로 철학적·법학적 관점의 논지다. 과거 철학자들이 가졌던 동물관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저술한 『동물지』를 통해 500여 종에 달하는 동물을 관찰하고 기록해 놓은 백과사전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있어 동물은 감각적 존재로서 삶의 경험을 축적하고 그에 상응하여 행동하는 존재였다. 동물도 감정은 있으나 이성은 없기에, 이성을 가진 인간은 동물을 배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물에 대한 관심은 데카르트의 명제로부터 출발한다. 데카르트는 ‘동물은 기계다’라고 했다. 이 명제는 동물이 기계적 작동이 아니라, 생명을 보유하고 있는 자연적 작동 기계임을 의미했다. 즉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가 아니라, 자연 법칙을 따르는 신적 기계였다.

동물은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 같은 요인으로 서식지를 잃어버리거나, 급격한 생태계 변화로 관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데카르트의 세계관에 의문을 가진 철학자는 마르틴 하이데거였다. 그는 데카르트의 존재론을 자연과 정신의 대립으로 정의하면서, 인식 주체인 나와 사물을 분리하고 대립하는 위치에 두었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하이데거는 데카르트의 ‘동물은 기계다’에서 ‘동물도 타자다’라는 관점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런 변화는 그동안 철학적 핵심인 인식의 주체가 ‘나’로부터 출발했다면, 현대에 와서는 ‘타자’로의 전환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타자의 철학은 결국 ‘우리도 동물이다’는 인식의 변화로 인해, 동물의 존재를 단순히 인간의 필요를 채워주는 존재가 아닌, 동물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말할 수 있는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논자는 인식이 전환된 근거를 구약 성경에서 말하는 율법에서 동물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배려에서 찾아왔고, 현대법으로 제정된 반려동물(반려라는 표현을 필자는 반대한다)에 대한 규제를 통해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재조명했다. 특히 멸종과 고통이라는 두 단어를 통해서 동물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긴급성을 논했다.

세 번째로 목회적 관점에서의 동물 이해다. 오늘날 바른 언어와 표현과 관련된 문제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논지를 출발한다. 예를 들면 반려라는 표현은 부부 간에 사용돼야 함에도 동물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동물의 주인을 부를 때 ‘아빠, 엄마, 형, 언니’ 같은 가족 언어가 거리낌없이 사용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언어는 시대적 흐름을 알 수 있는 수단이지만, 이런 언어의 불분명한 사용은 분명히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있다.

‘교회’의 성경적 정의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성도들의 모임이다.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 간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건강한 관계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동물 간의 친밀한 관계를 오히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적 분위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저자는 현재 이뤄지는 동물에 대한 사람의 태도는 하나님 말씀과 어긋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피조물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청지기적 사명을 받은 존재다. 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이런 인식이 인간과 가정을 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오늘날 현대 사회의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가족의 죽음을 경험했을 경우 장례를 통해 슬픔을 애도하고 있지만, 오늘날 동물의 죽음으로 함께 지내온 사람들이 경험하는 펫로스 증후군은 신앙으로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 동물의 세례, 예배 참석, 동물을 향한 축복 기도, 장례 등의 문제에 대해, 그리고 동물도 죽은 후 천국에 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목회적 해답을 주고 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잘못된 것이다.

책은 동물과 환경, 생태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와 미래 흐름 속에서 이런 부분을 성경적·신학적·목회적·철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다가서야 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우리에게 다가서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르게 해석해, 한국교회에 바른 신학적 토대와 뿌리가 깊이 내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대구 미래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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