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예배 성명서도 ‘중립’ 기조 유지
한국교회총연합회(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가 “헌법재판소가 법리에 따라 숙고하여 무엇을 결정하든 그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한교총은 “극단적 보수와 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국민통합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교총은 23일 파주 한소망교회(최봉규 목사)에서 개최한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한교총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서 일관되게 특정 입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았으며, 이번 성명에서도 그 기조를 유지했다.
이날 한교총은 “작금 대한민국은 남북의 분열도 가슴 아픈데,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의 대립, 지역과 계층, 세대와 남녀의 부조화로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갖게 되었다”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도록 구축되어 위임받은 정부와 법원과 검찰과 국회는 이기적 권력으로 군림하려 하지 말고 각각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되, 민주적 의무와 책임을 다함으로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이 혼란을 속히 수습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3.1운동의 정신을 기억하며 온 마음으로 서로 협력하여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한다”며 “우리는 보수와 진보 그 어느 쪽에 속하더라도 함께 살아야 할 하나의 대한민국이다. 서로 증오하고 적대시하는 것으로는 평화로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교총은 극단적 보수와 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이미 적시한 대로 헌법재판소가 법리에 따라 숙고하여 무엇을 결정하든 그 결정을 존중하며 존중할 것이다. 모든 교회는 나라를 위하여 기도하되 권한을 가진 이들이 나라와 국민의 유익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내리도록 기도하기 바란다”고 했다.
“지금이야말로 3.1운동 정신이 필요한 때”
이욥 공동대표회장(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은 기념사에서 “106년 전 3.1운동 당시에는 지금보다 정치적·경제적으로 훨씬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념과 종교, 지역적 차이를 넘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하나로 힘을 모았다”며 “지금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고 부끄럽다. 국론을 통합하고, 민생을 살피며, 하나님과 국민을 두려워하는 지도자가 세워지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교를 맡은 류영모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증경총회장)는 “느헤미야가 불타 무너진 예루살렘성을 바라보며 통곡했듯이, 오늘의 한국교회는 복음 정신이 무너지고 사회가 갈기갈기 찢긴 현실을 바라보며 울고 또 울어야 한다”며 “순교의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박병선 공동대표회장(예장 합신 총회장)은 인사말에서 “지금이야말로 3.1운동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며 “혼란과 대립 속에 있는 대한민국을 하나님께서 회복시키시고 다시 일으키시기를 간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예배는 김영걸 공동대표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의 인도로 진행됐다. 박지혜 바이올리니스트는 한국임시정부 시절 애국가, 삼일절 노래, ‘이 땅을 지켜 주소서’를 데이비드중창단과 함께 연주했다. 또한 한소망교회 공연팀은 독립선언이 선포된 태화관을 배경으로 한 연극 ‘별유천지 6호실’을 공연했다.
윤문기 목사(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총회감독)의 대표기도에 이어, 김만수 목사(예수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와 박성국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 총회장)가 성경봉독을 맡았다.
특별기도 순서에서는 김선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개신 총회장), 이상구 목사(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총회장), 김명희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보수개혁 총회장), 박광철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예정 총회장), 가성현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동신 총회장)가 나라와 민족, 현 시대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도했다.
이날 기념예배에는 이영훈 목사(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가 영상 축사를 전했으며, 국민의힘 김기현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국회의원이 축사를 통해 3·1운동의 정신을 당부했다. 한교총 총무 김종명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사무총장)와 문창국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무)의 성명서 낭독, 만세삼창과 애국가 제창, 김국경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선목 총회장)의 축도로 예배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