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자의소리, 재정 지원 나서
10년 전, IS에 의해 부모가 참수된 시리아의 기독교인 세 자매가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장기 집권하던 독재자가 축출되면서 시민들은 국가의 미래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지만, 기독교인들, 특히 여성과 농촌 지역에 사는 이들은 이미 이슬람으로 개종하라는 요구와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는 올해 14세, 17세, 25세 된 세 자매에게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 가족은 수니파 무슬림이 대다수인 농촌에 살고 있었다. 10년 전, 가족들이 집 밖에서 총성을 들었다. 아버지는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고 밖으로 나갔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데려오려고 따라 나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머니가 아버지를 붙잡기 전, 두 사람 모두 IS 대원들에게 발각됐다. IS 대원들은 그들을 참수한 뒤에 다른 희생자들과 함께 한 곳에 대량으로 매장했다”고 설명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이 비극이 일어났을 때 지적 장애가 있는 첫째와 둘째 딸은 친척과 함께 지내고 있었고, 당시 5살이었던 막내 딸은 집에 있었는데 나중에 침대 밑에서 잠든 채 발견됐다고.
현숙 폴리 대표는 “세 자매가 현재는 할머니와 삼촌과 함께 살고 있으며, 첫째와 둘째는 기독교인 방문 간호사의 지원과 할머니의 끊임없는 보살핌이 필요한 상태다. 막내만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첫째와 둘째는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 둘째는 마을에 있는 돌봄센터에 갈 수 있지만, 그녀가 옆에 없으면 첫째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집에서 언니와 함께 지낸다. 지역 돌봄센터는 첫째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았고, 결국 두 자매 모두 집에 머물며 할머니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사람들은 세 자매의 할머니를 ‘여전사’라고 부른다. 할머니가 잘 걷지도 못하고 신장이 하나밖에 없는데도 계속 손녀들을 보살피기 때문이다. 둘째와 셋째가 요리와 청소와 빨래를 거들지만, 그래도 이들에게는 세 자매를 양육할 성인 여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세 자매가 거주하는 지역이 평화 시위의 본거지에서 최근 전투로 인해 정부군과 반정부군 및 IS와 다국적 군대 등 여러 세력의 공격이 집중되는 격전지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내전 기간 동안 기독교인들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박해를 경험했기 때문에,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모든 면에서 어려웠다. 현재 시리아의 상황, 즉 독재자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반군 단체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국가 권력을 장악한 이때, 시리아 기독교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이 세 자매의 목회자는 한국 VOM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두렵게 보이지만,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역사의 이면에서 행하실 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 VOM은 동역기관인 폴란드 순교자의소리(이하 폴란드 VOM)와 협력해 이 가족을 지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세 자매의 목회자의 형이 시리아 난민으로 현재 폴란드에 살면서 아랍 교회를 목회하고 있는데, 그가 시리아 기독교인들의 상황과 세 자매에 관해 동역 기관인 폴란드 VOM에 전한 것”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세 자매의 가족을 방문한 순교자의소리 자원봉사자들이 그 지역 기독교인들의 일상적인 삶의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자원봉사자들은 생활 필수품을 사는 것조차 매우 제한적이라고 보고했다. 전기는 낮과 밤에 각각 2시간씩 들어오고, 수돗물은 일주일에 사흘만 자정 이후에 나오고, 휘발유와 가스도 매우 제한적이다. 약은 구하기 어렵고, 모든 필수품이 비싸다. 현지 주민들은 심신을 지치게 하는 이런 생활 환경 때문에 항상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VOM 자원봉사자들이 가장 우려한 점은 그 지역 기독교인들이 혼자라고 느끼고 있고, 전 세계 교회로부터 잊혔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VOM은 세 자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격적이고 영적인 차원에서 지원하는 데 사역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지 목회자가 매달 그 가족을 위해 직접 식료품을 구입하고, 할머니 집으로 운반하며, 방문 간호사의 도움 일정을 조정한다. 그는 시리아 국민 대부분이 새로운 정치 지도자 아래서 맞게 될 국가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지만, 기독교인들은 현재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우리 교회 교인들 중에는 이미 구타당한 사람도 있다. 단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무슬림 배경의 신자들(Muslim Background Believers, MBB), 즉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독교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 알려지는 경우 즉시 살해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 교회를 다 떠났다. 우리 교회 교인들과 저를 포함해, 기독교인들이 마을 거리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개입해 주시기를 기다리며 인내할 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지 목회자는 경찰에게 다가가 호소했지만, 경찰이 도와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괴롭히는 사람들 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 목회자는 “제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신고하자, 심지어 경찰은 ‘우리는 당신을 개종시키려 하고 있고, 당신은 거부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당신 동네에서 이슬람을 전파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중세 이전의 아프가니스탄 옷을 입은 설교자들을 우리에게 보내 이슬람으로 개종하라고 강요한다. 우리 교회의 일부 여성 교인들은 괴롭힘을 피하기 위해 거리에서 베일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목회자는 “교인 가운데 많은 사람이 이미 직장에서 해고됐고, 그 자리는 숙련되지 않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로 대체됐다. 여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여전히 허용되지만, 남학생들과 분리되고 특별한 옷으로 몸을 가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세 자매와 가족에 관해 말하자면, 그들은 내전 이후의 안정에 대해 주님께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목회자가 말했듯이 오늘의 안정이 내일의 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첫째와 둘째를 보살피는 간호사는 ‘첫째의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되고 있었는데, 최근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면서 공황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막내는 “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도움은 우리 가족에게 정말 유익하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복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