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한 사람 귀하게 여기는’ 성령충만 말씀 목회
성령의 선물
김양재 | QTM | 464쪽 | 20,000원
오래 전부터 필자에게는 자동차를 타면 자연스레 극동방송을 듣는 습관이 생겼다. 한동안 아침 일찍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야 하는 일이 있어 극동방송을 들었는데, 그 시간대가 바로 김양재 목사님의 설교 시간이었다.
그렇게 죽 한동안 김 목사의 설교를 듣게 되었다. 잔잔하고 호소력 있는 음성으로 깊은 신앙심에서 우러나오는 김 목사님의 설교가 귀에 솔깃하게 들어왔다. 이후로 김양재 목사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어, 그녀의 저서 중 하나인 ‘성령의 선물’을 읽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김 목사님은 그냥 보통 분은 아니었다.
목회자가 된 동기
김양재 목사님은 이북이 고향인 부모님 아래 4대째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정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이후 장로님 가정에서 자란 의사와 결혼했으나 유교적 전통이 강한 시댁과 남편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당해, 한때 결혼생활을 포기하려 가출을 단행하기까지 했다.
김 목사님이 37세 되던 해, 산부인과 의사였던 남편이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기 직전 극적으로 회개하며 예수님을 영접하는데, 그때 그녀의 신앙생활에도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김 목사님은 남편의 장례식에서 그동안 두 사람에게 일어났던 일과 불신자였던 남편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천국으로 올라가게 된 과정을 강하고 담대하게 간증했다.
그녀는 이때로부터 영혼 구원을 위한 복음 전파 활동을 적극적으로 행했고, 마침내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들어가 신학을 전공하고 목사가 되어 ‘우리들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이 교회는 개척 20년 만에 2만 명의 성도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대형교회로 성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말씀목회
나는 ‘우리들교회’가 이토록 성장한 데는 김양재 목사님의 말씀 목회가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김 목사님은 20여 년 전 큐티엠(QTM, Question Thinking Movement)을 설립해 말씀묵상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회를 여러 목장으로 세분해 서로 신앙과 생활을 나누는 목회에 전념했더니 인생의 고민이 많은 자, 고통당하는 자, 소외된 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오게 됐다고 한다.
김양재 목사님은 강단에서 줄곧 강해설교를 해오고 있다. 그렇게 강단에서 설교한 강해설교를 묶어 많은 책들을 편찬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 <성령의 선물>이다.
이 책 <성령의 선물>은 사도행전 큐티강해 제1편으로서, 사도행전 1-4장 내용을 담고 있다. 그녀는 이 사도행전 강해설교를 하던 중 암에 걸려 고통당해, 내용이 보다 절박하고 강렬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사도행전 큐티 강해
잘 아는 것처럼, 사도행전은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후 성령이 임하시고 뒤이어 베드로와 바울을 중심으로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도행전 큐티강해 제1편인 <성령의 선물>은 120문도가 성령이 오시기를 기다리다 마침내 성령을 받고 방언을 하며 이적을 베풀며 죽음을 불사하고 복음을 전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스데반은 돌에 맞아 순교하면서도 복음을 전파하며 하늘의 영광을 보았고, 비겁하게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도 성령을 체험한 후 완전히 변화돼 “복음을 전하면 죽이겠다”고 하는 관원들 앞에서 담대하게 “내가 사람의 말을 들으랴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랴” 강변하며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다.
초대교회에서는 이적이 일어나고 병든 자가 치료되며 서로 구제하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는 일이 생겨났는데, 김 목사님이 섬기는 ‘우리들교회’는 성경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 서로 섬기며 나누는 일을 통해 성령을 체험하며 병든 자가 위로받고 새 힘을 얻는 공동체가 되고 있다.
한 사람이 귀하다
이 책에서 김 목사님이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한 사람이 귀하다는 사실이다.
“한 사람을 귀히 여겨야 우리가 날마다 사도행전을 쓸 수 있습니다. 반면 한 사람과 막히면 지난 모든 열매가 헛것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역도 헛것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한 사람 살리라고 자녀들은 예언하고, 청년들은 비전을 품고, 노인들은 꿈을 꾸게 하십니다(207쪽).”
어쩌면 ‘우리들교회’가 이처럼 큰 공동체가 된 것은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신념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님께서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위해 우리 안 아흔아홉 마리 양을 두고 찾아 나섰다. 한 마리 양을 귀하게 여기고, 한 마리 양이 변화하고 회심해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 목회는 오늘날 우리 모두 본받고 추구해야 하는 목회의 모습일 것이다.
성령세례
김 목사님은 모든 신자들이 성령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령세례란 물세례와 달리 신앙의 결정적 변화를 이루는 순간을 말하고 있다. 이는 마틴 로이드존스 목사님의 성령세례와 결을 같이 하는 주장으로, 복음주의 교회에서 대체로 인정하는 성령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책 <성령의 선물>을 읽으면서 크리스찬북뉴스(www.cbooknews.com) ‘책속의 명언’ 코너에 감동받았던 글을 적어놓았다.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은 김 목사님이 학부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이후에도 많은 신학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신학적 체계와 성령론에 빈틈이 없고 사도행전 강해를 실천적으로 잘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편집체계
이 책 <성령의 선물>에는 김 목사님의 사도행전 강해와 더불어 간간히 소개되는 목장 구성원들의 간증이 첨부돼 있다. 이 목장 구성원들의 간증은 읽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북돋기에 충분하고, 신선함과 함께 적용점을 찾을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또 이 책의 편집 체계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잘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단락마다 나오는 질문들은 단락에서 어떤 내용이 전개되고 있는가를 되새김질하게 하며, 각 장마다 소개되는 ‘영혼의 기도’는 책을 읽는 이들이 그 기도를 함께 듣는 것처럼 공감하고 같이 기도하게끔 한다. 극동방송을 통해 김 목사님이 직접 기도하는 내용을 들은 나로서는 이 부분을 읽는 내내 그녀와 함께 기도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치며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은 한 구절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치려 한다.
“여러분, 어떤 교회가 건강한 교회입니까? 멋있고 잘난 사람들이 모여 교양 있게 성경공부하는 교회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환난당하고 빚지고 원통한 자들이 모여 주의 일을 하는 교회야말로 진짜 건강한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문제도 생기겠지요. 말 그대로 ‘환난당하고 빚지고 원통한 자들’이 모였으니 저마다 상처도 많을 테고, 그중엔 성격이 아주 모난 사람도 있지 않겠습니까? …
내 부족한 모습까지도 솔직히 보이며, 서로 말씀으로 진단하고 처방하고 치료해주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래서 아픈 사람이 득실득실한 교회가 최고로 좋은 교회입니다. 아픈 사람이 많은 곳에 명의가 있지 않습니까(182쪽)?”
모쪼록 한국교회에서 말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김양재 목사님을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고, 현재 암에서 회복 중에 있는데 부디 완치돼 하나님 나라 운동에 더욱 이바지하시기를 기도한다.
채천석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