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테러 후 극심한 곤경에 처한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 과부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국 VOM, 관련 사례 소개하며 기도 요청

▲부르키나파소의 한 마을.

▲부르키나파소의 한 마을.

부르키나파소 중북부 주민들은 2015년 이후 알카에다 및 IS와 연계된 이슬람 테러단체의 공격을 일상적으로 겪어 왔다. 부르키나파소 ‘국가 비상 대응 및 재건위원회’(National Emergency Response and Rehabilitation Council)에 따르면, 현재 이 나라 총인구의 10%가 넘는 200만 명 가량이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부르키나파소 국민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특정한 그룹은 테러로 남편을 잃은 기독교인 여성들이라고 분석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독교인은 부르키나파소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그 가운데 상당수가 무슬림 가정에서 개종한 이들이다.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 남성들을 살해하고 그들의 가족을 마을에서 쫓아낼 때,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 아내들은 진퇴양난에 봉착하게 된다. 원래의 가족에게 돌아가면 무슬림과 재혼해서 다시 이슬람교를 믿으라는 압박을 받는다. 그러나 이 여성들이 원래의 무슬림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어디로 갈 수 있겠나?”라고 했다.

안나(가명)의 사례는 전형적이다. 안나는 남편과 함께 부르키나파소 북부에 거주하고 있었다. 안나의 남편은 재단사로, 교단의 청소년 사역단체 회장을 맡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무슬림 출신이었지만 기독교로 개종했고, 안나의 경우는 이로 인해 아버지와의 소통이 단절된 상태였다.

2016년, 안나 부부는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9년 10월 6일, 이들이 예배를 마치고 교인 몇 명과 함께 교회 밖으로 나가려는데, 테러리스트 한 무리가 오토바이 20대를 타고 들이닥쳤다.

▲안나와 두 자녀.

▲안나와 두 자녀.

그녀에 따르면, 테러리스트들이 교회를 포위하고 모든 사람에게 땅바닥에 앉으라고 하더니, 교회로 들어가 강단에 불을 질렀다. 테러리스트들은 남자들을 교회 건물 뒤쪽에, 여자와 아이들을 앞쪽에 있게 했다. 그리고 안나는 총성을 들었다. 목회자와 그의 아들, 안나의 남편, 안나 남편의 두 삼촌, 교사 등 총 6명이 살해당했다.

테러리스트들은 모든 교인에게 마을을 떠나라고 하면서, 말을 듣지 않으면 다시 돌아와 여성이고 어린이고 가리지 않고 다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당시 안나는 둘째를 임신한 지 9개월째였다. 안나는 남편의 친척들이 사는 마을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고, 9일 후 딸을 낳았다. 그러나 남편의 친척들은 안나가 남편과 함께 이슬람을 떠났기 때문에 그가 죽게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들은 이슬람 전통을 따라 안나를 다른 가족과 재혼시켜서 무슬림으로 만들려고 압박했지만, 안나는 이를 거부하고 수도로 도망쳤다”고 했다.

안나는 한국 VOM과의 인터뷰에서 “시어머니가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초대해서 그곳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시어머니도 날 이슬람으로 다시 개종시키려 했고, 이를 거부하자 내쫓았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안나는 시어머니 집을 떠나면서 기독교인들이 기도하는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따라 교회로 갔다. 안나가 그 교회 목회자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그 목회자는 안나가 살 수 있는 한 칸짜리 작은 셋방을 알아봐 주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23년 여름 한국 VOM의 동역 기관인 폴란드순교자의소리(이하 폴란드 VOM)와 함께 안나를 비롯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 과부 9명에 관한 이야기를 알게 됐다. 한국 VOM과 폴란드 VOM은 이 과부들의 교회와 협력해 긴급 재정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들이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고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장비와 재료들을 공급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부르키나파소에서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기독교인 여성들은 독특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문화적으로, 그곳에서는 성인 남성이 가장 역할을 하면서 가족을 대표하고 대변한다. 그래서 혼자가 된 여성들은 매일의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대변하고 도와 줄 수 있는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 의지해야 한다. 남편을 잃고 홀로 남겨진 기독교인 여성들은 종종 시집 식구들에게 핍박을 받는데, 이슬람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 한 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형편이 더 어려워진다. 안나의 시집 식구들은 다시 이슬람으로 개종시키고 죽은 남편의 가족과 재혼시키기 위해 계속 그녀를 찾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기독교인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 그들이 이슬람으로 돌아가지 않고 교회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안나의 경우 한국 VOM과 폴란드 VOM에서 음식과 집세를 지원했고, 현재 7살인 아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한 재정도 제공했다.

안나는 한국 VOM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다윗과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시편 읽는 것을 좋아한다. 집을 잃고 난민이 돼 삶이 너무 어려워졌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 형제·자매들을 사용해 우리를 돌보셨다. 솔직히 알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큰 도움을 받았으니,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 집을 구할 돈도, 옥수수와 쌀, 기름과 설탕 및 파스타 같은 식량을 살 돈도 받았다. 이제 사역 필수품들을 목사님과 함께 구매할 계획이다. 이러한 도움을 통해 저는 의로우신 하나님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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