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꽃게밥’이 된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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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129] 민주당이 사는 길

▲관련 보도 화면. ⓒ채널A

▲관련 보도 화면. ⓒ채널A

정치에서 말 한마디는 때로는 칼보다 날카롭고, 때로는 독보다 치명적이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평도 꽃게밥’ 발언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이 나오자 연평도 주민들과 군 장병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여당은 이를 정치적으로 공세의 도구로 삼았다. 그러나 정작 이 논란에서 가장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자신이 아닐까?

이 대표의 ‘꽃게밥’ 발언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민주당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민주당은 서둘러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나아가 ‘생트집’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했다. 연평도 주민들의 분노는 커졌고, 야당 내에서도 ‘굳이 그런 발언을 할 필요가 있었나’는 회의적 시각이 퍼지고 있다.

이쯤 되면 ‘연평도 꽃게밥’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제2연평해전 유족들도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유족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희생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고, 이 대표의 안보 및 영웅들에 대한 비천한 사고관을 엿볼 수 있는 발언으로 도를 넘었다고 규탄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논란이 아니라 국민 정서와 안보 의식과도 깊이 연결된 문제임을 시사한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가볍게 여기고, 안보를 담당하는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로 번졌다.

민주당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 대표의 발언이 국민 정서와 괴리된 채 나온 점에서 더욱 큰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이 자초한 정치적 난관이며, 내부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불씨가 되어 버렸다. 결국 이재명이 던진 꽃게밥이 오히려 민주당을 삼켜버리는 형국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민주당 유튜브에서 그는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긴다면, 이 중 70%는 민간이 갖고 30%는 국민이 모두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함인경 대변인은 “현실경제와 시장원리를 철저히 무시한 공상적 계획경제 모델과 다름없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가가 기업 성과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무서운 기본사회 구상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도 이 대표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 보수’로 규정하며 또 한 번 논란을 만들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강경 진보 성향 의원들은 ‘당의 정체성을 흐리는 발언’이라고 반발했고, 중도파 의원들조차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생존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당의 노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 대표의 발언은 오히려 당내 분열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이 스스로 중도 보수를 지향한다면, 그간 강경한 진보적 노선과의 괴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결국 이재명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내부 모순을 더욱 부각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은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재판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또 위증교사 사건에서도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로서는 두 재판 모두 정치 생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시험대다. 특히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선거 보전 비용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당 전체의 운명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오로지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 탄핵’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현재 이 대표는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 민주당은 검사 탄핵, 입법 폭주, 예산 심사 과정에서의 강경 대응을 펼쳐왔다.

실제로 민주당의 일련의 행동은 정부의 정상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국헌 문란’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과거에도 이 대표는 여러 차례 논란성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때로는 직설적 화법이 강점으로 작용했지만, 이번 경우처럼 국민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은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서민의 편’이라 자처하는 정치인이 서민 경제의 핵심인 지역 어업을 가벼이 여기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전략적 실책이 크다. 동시에 기업 운영의 기본 원리조차 고려하지 않은 공상적 경제 정책 발언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금 돌아봐야 한다. 특정 인물 중심의 방어 논리에서 벗어나, 국민이 원하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 갈등을 조정하고 명확한 노선 정립을 통해 당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민주당의 장기적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될 것이다.

과연 이 대표의 발언을 무조건 감싸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는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방어 논리는 민주당을 더욱 곤경에 빠뜨릴 뿐이다. 이 대표의 ‘꽃게밥’ 발언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민주당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도부 한 사람의 실언이 당 전체를 흔들고, 내부 결속력까지 시험대에 올리는 상황. 이는 단순한 논란 이상의 정치적 경고다.

결국 민주당이 살 길은 단순하다.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 민심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논란처럼 민주당은 또다시 ‘이재명의 꽃게밥’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박사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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