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3: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23: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23: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23: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23: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23: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본문은 다윗의 시입니다. 그의 신앙의 고백과 같은 시입니다. 이는 그가 노년에 쓴 시입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고 나서 자기 인생을 회고하면서 쓴 시입니다. 사무엘서를 보면, 그의 삶이 얼마나 고난이 많았습니까. 얼마나 죽을 고비가 많았습니까. 얼마나 궁핍하고 처절한 순간이 많았습니까. 그런 삶을 살았던 다윗이 하는 말입니다.
시23: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부족함이 없다고 합니다. 내 삶은 하나님 한 분 만으로 충분,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이 만족은 내가 갖고 싶은 것을 가져서 얻는 만족이 아닙니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을 이뤄서 얻는 만족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얻게 되는 만족입니다.
옛날에 헬라 사람들은 인간은 그릇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를 담을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 안에 뭘 담아야, 뭘 채워야 만족할 수 있습니까. 돈? 지식? 그것은 아무리 채우고 채워도 만족이 되지 않습니다. 인간은 오직 하나님으로만 진정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다윗의 삶이 고난이 없었나요.? 그의 소유가 늘 많았나요? 그의 인생 길이 평탄했나요? 아닙니다. 오히려 말도 못할 고난과 궁핍과 죽음의 위기를 수도 없이 거친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으로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왜? 그 이유는 하나님은 나의 목자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목자가 뭔가요? 영어로는 Shepherd. 양을 의미하는 ‘Sheep’ 과 떼, 무리를 의미하는 ‘herd’ 가 붙어 만들어진 말입니다. 즉 목자는 양떼를 치는 자입니다. 양떼를 ‘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양을 먹이고 입히고 쉬게 해주고 돌보고 이끌어주고 보호해 주고, 양을 위해 그 모든 것을 하는 자가 목자입니다.
이 시의 저자 다윗은 목동이었습니다. 자기 삶의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은 나에게 목자와 같은 분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만족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내 인생가운데 행하신 일들을 시적 표현으로 하나 하나 설명을 합니다.
23: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양은 눕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그런데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푸른 풀을 실컷 뜯어먹고 배불러 누워있는 양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좀 우스꽝스럽지만, 다윗은 ‘하나님이 나에게 그렇게 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하나님은 그 치열한 삶의 상황 가운데서도 늘 쉼을 주시고 물가로, 시원한 마실 물이 있는 곳으로 나를 인도해주셨다는 것입니다. 내 갈증을 늘 해갈(解渴)해 주시는, 내 간절한 소원을 다 응답해 주시는 하나님이셨다 는 것입니다.
23: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소생은 뭔가요? ‘심폐소생술’을 아실 것입니다. ‘다 죽어가던 나를 살려내시고’ 이런 말입니다. 내버려두면 죽는데,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기어코 살려내시는 하나님. 우리 삶 가운데 이런 경험이 없었습니까. 우리가 섬기는 일들 속에도 그런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내버려두면 곧 망하고 무너질 것 같은데, 소생시켜주신 수많은 일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이것이 뭘 의미할까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말입니다. 우리를 의롭게 살게 하셔서 우리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
다윗은, 나를 통해 하나님 영광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함부로 살 수 없는 것이고 함부로 죄짓고 나쁜 길로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삶의 기준으로 다윗이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가능한 일이었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23: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당시 유대 지역에 험난한 협곡, 절벽이 있었습니다. 양이 거기에 빠지거나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고 그 사이에 어두운 길로 가다 사나운 짐승에게 무슨 해를 당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윗의 삶 속에 그런 위험한 상황이나 큰 해를 당할 만한 상황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우리 신앙은, 우리 인생은 이 믿음만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여러 이름 중, 뭐가 있었나요.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라”. 임마누엘입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늘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는 삶. 그 믿음으로 모든 환란을 이기시고 수많은 병자들 치유하시고, 많은 영혼들을 가르치시고 십자가 버림의 자리에서도 그 믿음을 잃지 않으시고 절대 믿음으로 승리하셨습니다. 다윗안에도 이 믿음으로 모든 것을 이기고 살았다는 고백입니다.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그리고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지팡이’는 이끄는 도구이고 ‘막대기’는 사나운 맹수들을 좇아내는 것입니다. ‘주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입니다. 다윗은 ‘내 인생에 늘 그것들이 있었다’는 고백입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이 올바른 길로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또 여러 공격들로부터 보호도 받아야 합니다. 다윗은 늘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인도하시고 보호해 주시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죽음의 위기속에 놓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23: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원수 앞에서 나에게 상을 베푸시는 하나님. 원수 앞에서 공개적으로 공적으로 복을 베푸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한국말에 ‘보란듯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란듯이 복을 베푸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이는 제사장, 왕의 대관식 때 하는 의식입니다. 매우 특별한 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원수는 나를 공격하고 죽이려고 하는데, 하나님은 나에게 복을 베푸시고 특별한 은혜를 부어주시니, 내 잔이 넘친다”는 것입니다. 내가 주께로부터 받는 것이 과분할 정도로 넘친다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My cup Overflows’라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 시를 읽을 때, 다윗안에 뭐가 있습니까. 목자와 같은 하나님에 대한 전적 신뢰가 있습니다. 또 그 분이 베푸시는 넘치는 자비에 대한 큰 감사와 감격이 있습니다.
사람이 고생을 많이 하면 내가 고생한 것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윗 안에는 뭐가 있나요? 이 시를 읽으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신앙의 아름다운 세계는 무엇입니까. 내가 고생할 때, 그런 나를 인도하시느라 더 고생하셨을 하나님을 생각하고 그 가운데 베푸신 은혜들을 더 크게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이 내가 한 것을 기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주님이 내게 행하신 일, 주님이 내게 베푸신 것을 기억하는 일입니다. 다윗은 그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며, 마지막 구절은 그 은혜에 대한 자신의 응답입니다. 내게 한없는 은혜와 자비를 베푸신 하나님께 대하여, ‘내가 어떻게 살겠노라’ 결단하고 결심하는 내용이 이어집니다.
23: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지금까지 주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으로 내 인생을 인도하셨듯이 앞으로도 평생 그렇게 하실 것이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겠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영원히 하나님만을 위해 살겠습니다.”
이 아름다운 고백과 결단이 우리의 고백과 결단이 되길 바랍니다. 다윗의 깊고 아름다운 시를 묵상하면서, 우리 삶의 여러 환란 중에 함께 하신 하나님, 그 가운데 끊임없는 자비를 베푸시고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하고, 그 목자되신 하나님만 언제나 신뢰하고 따르는 우리가 다 되길 바랍니다.
장시환 목사(서울 길음동 새안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