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됐던 이란 가정교회 지도자 2명, 다시 체포·수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국 VOM, 관련 소식 전하며 ‘수감자에게 편지 쓰기’ 독려

▲(왼쪽부터) 나세르 나바드 골타페와 조셉 샤바지안.  ⓒ한국 VOM
▲(왼쪽부터) 나세르 나바드 골타페와 조셉 샤바지안. ⓒ한국 VOM

이란에서 가정교회를 이끈 혐의로 각각 5년과 1년 가량 수감된 뒤 사면받아 석방됐던 60대 기독교인 지도자 두 사람이 다시 체포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에 따르면, 나세르 나바드 골타페(Nasser Navard Gol-Tapeh·63)와 조셉 샤바지안(Joseph Shahbazian·60)은 지난 2월 6일 오전 테헤란 인근 자택에서 이란 정보부 요원들에게 연행돼 악명 높은 에빈교도소로 보내졌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 두 남성이 다시 체포된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이들이 테헤란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이란 정부의 대대적 탄압 작전의 일환으로 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나세르는 이슬람에서 개종한 신자이고, 조셉은 아르메니아계 이란인이다. 원래 두 사람 모두 가정교회에 관여했다는 이유 때문에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았는데 나중에 감형됐고, 마침내 감옥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VOM은 감옥에 있는 나세르에게 격려 편지를 보낼 것을 기독교인들에게 촉구하는 캠페인을 다년간 주도한 바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나세르가 감옥에서 잇몸 질환이 심각하게 악화된 탓에 건강이 좋지 않다”며 “가족들은 나세르가 치아를 다 잃게 될까 봐 몹시 걱정했다. 그런데 나세르가 다시 체포된 것 때문에 감옥에서 단식 투쟁을 하고 있어 그에게 건강과 체력을 주시도록 기도하고, 또 조셉을 위해서도 기도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나세르는 10년형을 선고받고 거의 5년을 복역한 뒤에 2022년 10월에 풀려났고, 조셉은 에빈교도소에 1년 남짓 수감됐다가 다음 해 9월에 풀려났다.

나세르는 2016년 6월, 이란 정보부 요원 30명이 테헤란 인근의 한 주택에서 열리고 있던 약혼 잔치를 급습했을 때 체포됐다.

이란 법원은 나세르가 ‘불법 가정교회 조직망’을 구축해 국가 안보를 훼손하려 했다는 정보부 보고서에 근거해 나세르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보고서를 나세르의 변호사에게 제공하기를 거부했고, 때문에 이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에 관한 정부의 사건 파일을 열람할 수 없었다.

2020년 1월 31일, 나세르는 감옥에서 편지를 보냈고, 한국 VOM을 비롯한 몇몇 다른 사역단체들은 이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편지에서 그는 “우리 하나님은 자녀들을 잊지 않으시는 주님이시기에 나는 이러한 모든 역경 속에서도 그분 안에서 자유함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주님은 나의 도움’이라고 담대하게 말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나세르는 독신이며, 수감되기 전에 연로한 어머니와 함께 살았었다. 나세르의 어머니는 아들이 감옥에서 풀려난 지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아르메니아계 이란인 목사 조셉은 2022년, “기독교 시온주의를 조장하여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조셉 목사는 석방 후 2년간 국외로 추방되고, 여행을 금지당하고, 어떤 교회에 등록하는 것도 금지당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러나 2023년 5월 이란 항소법원이 그에게서 ‘최고 형량을 선고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 뒤, 조셉 목사의 형기는 2년으로 감형됐고 추방형도 해제됐다. 그는 감옥에 있는 동안 태어난 첫 손주를 포함한 가족에게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했다.

▲이란 지도. ⓒ순교자의소리 제공
▲이란 지도. ⓒ순교자의소리 제공

현숙 폴리 대표는 나세르와 조셉 목사의 구금과 관련된 세부 사항이 확인되면, 한국 VOM의 ‘수감자에게 편지 쓰기 프로그램’에 두 사람 이름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기독교인들이 믿음 때문에 투옥된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는 사역을 종종 등한시한다”며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나세르와 조셉 목사님 같은 성도들이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그분들에게 격려의 편지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기독교인들은 편지가 중간에서 차단되거나, 오히려 기독교인 수감자들에게 더 많은 문제를 안겨주거나, 아니면 편지를 보냈다가 자신이 추적당할까 봐 걱정한다. 어떤 때는 수감자의 모국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편지 쓰기가 불가능하다고도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순교자의소리 웹사이트에 게시된 수감자들은 편지를 받을 수 있고, 격려가 담긴 간단한 편지를 받거나 보낸다고 해서 수감자나 편지를 보낸 사람이 해를 입지는 않는다. 한국 VOM 웹사이트 ‘수감자 편지 쓰기’에 들어가면, 각 수감자의 모국어로 된 성경구절과 격려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문구들을 출력해 종이에 붙여서 편지를 완성할 수 있다. 수감자 편지를 쓰는 데는 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전에 수감됐던 기독교인들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받은 편지가 수감돼 있는 동안 큰 위로와 힘이 됐다고 우리에게 말한다”고 했다.

현재 순교자의소리 웹사이트에는 중국과 북한 및 에리트레아를 포함한 국가에서 믿음 때문에 수감돼 있는 기독교인 10명의 정보와 주소가 게시돼 있다.

https://vomkorea.com/en/prisoner-prof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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