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법원, 기독교인 소녀 강제 결혼 취소 판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국제 ADF 측 “여성의 정의와 자유 위한 한 걸음”

파키스탄 펀자브주 민사법원이 수년간 학대와 강압을 받았던 기독교인 소녀의 강제 결혼을 취소하고 가족과의 재회를 허락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은 법률지원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이하 국제 ADF)의 발표를 인용해 “바하왈푸르시 법원이 샤히다 비비(Shahida Bibi)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려, 그녀의 결혼을 무효로 선언하고 강제 이슬람 개종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협력 변호사들과 함께 해당 사건을 지원해 온 국제 ADF는 “그녀가 기독교인 신분을 회복하는 새로운 신분증을 발급받았다. 이 법적 싸움은 파키스탄에서 강제 개종과 결혼과 관련된 사건에서 정의가 실현된 드문 사례”라고 전했다.

비비의 시련은 그녀의 어머니가 무슬림 남성과 도망간 11세 때 시작됐다. 그녀는 비비를 오빠에게 넘겼고, 오빠는 비비가 18살이 된 후 그녀와 이슬람 결혼 관계인 니카(Nikah)를 맺었다. 이는 파키스탄의 아동결혼금지법을 우회하기 위한 것으로, 이 기간 동안 비비는 경제 결혼을 당해 두 아이를 낳았다.

▲샤히다 비비. ⓒ국제 ADF

▲샤히다 비비. ⓒ국제 ADF

2014년 파키스탄 연대와 평화운동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힌두교와 기독교 공동체에서 매년 1천여 명의 여성과 소녀가 납치돼 납치범과 강제 결혼 및 이슬람교로 개종을 당한다고 추정된다. 사춘기 나이에 결혼을 허용하는 샤리아법에 따르면, 이러한 결합은 종종 합법화돼 가족이 개입할 수 없다.

유엔아동기금을 포함한 국제기구들은 아동 결혼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시급한 문제라고 경고하고, 향후 10년 동안 1억 명이 넘는 소녀들이 강제 결혼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기독교도와 힌두교도 등 소수종교인 소녀들은 특히 체계적 차별, 제한적 법적 보호,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취약하다.

국제 ADF 아시아 책임자인 테흐미나 아로라는 “이번 승리는 비슷한 시련을 겪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정의와 자유를 향한 한 걸음”이라며 “정부는 변화를 만들 기회가 있으며, 이는 강제 납치와 결혼이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결혼 연령을 통일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국제법에 따라 모든 사람은 폭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의 신앙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며 “파키스탄을 포함한 모든 국가는 국제법에 따라 자국의 법률과 정책이 종교 자유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하며, 소녀들을 이러한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법률이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1월, 유럽연합(EU) 관리들은 신성모독법과 소수종교인에 대한 박해를 포함한 지속적인 인권 침해를 언급하며 파키스탄에 공식 경고를 내렸다. EU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파키스탄과 유럽의 무역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2024년 미국 상원의원들은 미 정부가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양당 결의안을 도입했다. 이 결의안은 특히 비비와 같은 소녀들의 곤경에 주의를 환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강제 개종과 결혼을 퇴치하기 위한 외교적·법적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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