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복된 삶으로 초대하신 예수님의 선언
예수가 평지에서 하신 말씀
알리스테어 벡 | 전의우 역 | 좋은씨앗 | 184쪽 | 14,000원
기독교 선언(The Christian Manifesto)이라는 원제를 가진 알리스테어 벡의 최신 저작이 좋은씨앗을 통해 2025년 새해 출간됐다. 제목은 ‘예수가 평지에서 하신 말씀’으로 원서의 부제를 유사한 의미로 살린 것이다: “Jesus’ Life: Changing Words(‘삶을 변화시키는 말씀’을 ‘복 있는 삶으로 초대하시는’으로 바꿈) from the Sermon on the Plain.”
‘선언’으로 번역된 ‘Manifesto(메니페스토)’는 기관이나 단체를 설립한 자가 그 정체성을 대표로 선언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저자인 벡은 기독교의 정체성을 그리스도께서 직접 설명하신 내용으로, 그분이 평지에서 하신 설교(누가복음 6장에 기록된 내용)를 중심으로 조명한다.
알리스테어 벡은 국내 제법 많은 책이 번역돼 잘 알려진, 클리블랜드 파크사이드 교회 담임목사이자 설교와 저작으로 널리 영향을 끼치는 복음주의 기독교 리더이다. 작년 ‘동성결혼식 참석’에 관한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가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그가 견지하는 성경적이고 바른 교리와 그에 관한 열정적 헌신에 관해 의심할 필요는 없다(그와 다른 견해를 가질 수는 있지만).
산상수훈에 비하면, 평지 설교는 덜 주목받은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알리스테어 벡이 집중적으로 다루는 누가복음 6장 내용이 신선하게 와 닿기도 한다.
저자는 “누가복음 6장의 평지 설교는 최고의 삶을 경험하라는 예수님의 초대장(16쪽)”이라고 말한다. 단지 어떻게 살라고 요구하는 청구서가 아니라, ‘복 있는 삶’으로의 초대장이라는 말이다.
세상의 수많은 광고주나 정치인들이 주겠다고 항상 약속하고는 결국 실망스러운 결과를 맛보게 하는 것과 달리, 예수님은 참된 기쁨과 만족과 즐거움을 실제로 주신다. 예수님께서 선언하시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것은 그래서 그분이 약속하신 복을 얻는 삶이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은 급진적이다. 그분은 선언에 합당한 삶을 사는 사람이, 그분이 약속하신 복을 얻는다는 말이다. 세상의 방식과 유사하게 살아간다면, 세상이 약속한 것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속한 자였으나, 그리스도의 택하심을 받아 이제 세상이 아닌 그리스도께 속한 자가 됐다. 그러므로 세상과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이 마땅하다.
저자 알리스테어 벡이 이 책을 통해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른다고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의 삶’의 특징을 이렇게 몇 가지로 요약했다:
1. 가치관을 뒤집는다
세상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과 완전히 다른 가치 기준을 갖는다. 그 기준은 오직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에 근거한다. 주께서 복되다고 하신 것에 참된 복이 있고, 화가 있다고 하신 것엔 아무리 세상이 추앙하고 높게 평가한다 해도 화가 있다. 아무리 세상 모든 사람이 간과하고 넘어가는 일이라 해도, 그리스도인이라면 주님께서 중요하다고 하신 것을 똑같이 중요한 것으로 다룬다.
2. 사랑관을 뒤집는다
세상이 말하는 사랑은 주고받기 방식인 경우가 많다. 가까운 사이라면 사랑하기 쉽고, 원수 같은 사이라면 최소한의 사랑만 베풀어도 감지덕지라 본다. 하지만 원수였던 우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주는 최고의 사랑을 베푸신 분을 주님으로 인정하고, 그분이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기로 결단한 그리스도인은 완전히 다른 사랑관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3. 자기관을 뒤집는다
‘자기관’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말하는데, 그리스도인은 오늘날 유행하는 교만한 방식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방식으로 자기를 돌본다. 저자는 이를 ‘순전함(integrity)’라고 하는데, 다른 이가 보는 앞에서 어떤 자인지를 신경쓰기보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언제나 순전한 자 되기를 힘써야 함을 강조한다. 자기 죄를 회개하고 타인을 구원에 이르도록 돌이키게 하는 자에겐 이와 같은 자기관이 요구된다.
4. 행동관을 뒤집는다
많은 이들은 말과 행동이 불협화음을 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살지만, 참된 그리스도인은 그렇지 않다. 말하는 대로 살기를 힘쓰고, 또 그렇게 주님께 순종하는 것을 진정으로 기뻐한다. 죄인은 언제나 믿음으로 구원을 얻지만, 구원하는 믿음은 홀로 일하지 않는다. 반드시 행함을 동반한다. 순종하려는 열정과 의지가 구원의 열매로서 은혜롭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산상수훈과 평지 설교를 그리스도인이 되는 법을 가르쳐주신 말씀으로 오해한다. 혹은 그리스도인이 도저히 순종할 수 없는 이상을 제시한다고 보고, 말씀대로 살아내려는 도전 자체를 꺼린다.
하지만 알리스테어 벡이 이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그 급진적인 특성과 함께 분명하게 말씀하셨을 뿐 아니라, 그렇게 살 수 있는 힘과 지혜가 되기도 하신다. 우리는 그분과 동떨어져 주어진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분과 함께 약속하신 복된 삶을 누리는 존재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그래서 복 있는 삶을 선물하기를 원하시는 그리스도와 더욱 가까이 동행하면서 그분께 빈손으로, 또 무릎으로 나아가 풍성한 은혜를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