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평생 배움에 필요한 성경적 교육 철학
존 파이퍼의 평생 배움
존 파이퍼 | 이제롬 역 | 생명의말씀사 | 272쪽 | 18,000원
존 파이퍼는 초대하는 글에서 이 책의 분명한 취지를 설명했다: “본서의 취지는 우선 베들레헴대학 및 신학교의 교육 이념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이다(18쪽)”.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저자인 존 파이퍼(그래서 책 제목도 원서랑 상관없이 ‘존 파이퍼의…’라고 붙인 것 같다). 그는 베들레헴대학 및 신학교 총장으로서, 평생 그가 모든 설교와 책을 통해 외친 기독교희락주의(기독교 기쁨주의) 정신이 어떻게 그가 섬기는 학교 안에서 배움의 과정에 나타나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①관찰 ②이해 ③평가 ④감정 ⑤적용 ⑥표현.
성경을 연구하는 학생이 해석학 시간에 배우는 기초 과정처럼 보이기도 하고(관찰-해석-적용), 만물을 연구하는 학생이 해부학/생물학 시간에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처럼 들리기도 한다. 파이퍼는 정확히 그것을 의도하여 이 책을 썼다. 책의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세상과 말씀을 탐구하며 하나님을 끝없이 즐거워하는 6가지 배움의 기초’를 이 책을 통해 제시하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지극히 단순한 ‘배움의 기초’가 신선하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저자가 각 과정을 하나님의 속성과 연결하기 때문이다. 결론 부분에서 파이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관찰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육체적이고 영적인 감각을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해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정신을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가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당신 자신을 모든 가치에 대한 참된 척도로 계시하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느낀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마음과 감정을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적용하고 표현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하라고 명하셨기 때문이다(260쪽).”
만일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면, 배움에 아무런 의미도 유익도 없다. 관찰할 대상이 없어지고, 관찰할 수 있는 지성 자체가 없어진다. 평가 기준을 잃어버리고, 합당한 감정을 품을 수도 없다.
우연이 아니라면 배움이 일어날 수도 없고, 배움이 누군가에게 유익을 줄 수도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그래서 파이퍼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할 때도 하나님께 구하라고 요구한다. 각각 기초적인 배움 단계마다 하나님의 은혜가 간절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이퍼는 ‘감정’과 ‘적용’, ‘표현’을 설명하면서 그가 평생 강조해 온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가장 큰 만족을 누릴 때 그분께 가장 큰 영광이 돌아간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되풀이한다. 저자는 항상 기독교인이 진리 안에서 느끼는 감정(특히 기쁨)을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진리를 알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마땅히 그에 대한 반응으로 감정이 표출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계명에 순종하라”고만 명령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하라”고 요구한다. 배움은 세상과 말씀을 탐구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끝없이 즐거워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 즐거움의 표현이 감정, 행동, 말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적용(큰 의미에서),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감정, 적용, 표현’이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기록하신 목적 또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딤후 3:17)”이 아닌가.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말씀이라면, 그 말씀을 제대로 배운 사람은 그 능력을 가지고 마땅히 행할 일을 할 것이다.
파이퍼는 이 책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자주 던진다. 특히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이 배움의 주 목적이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것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 섬기는 일로 적용되는지 그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진리를 배움으로 기쁨이 채워졌다면, 그 기쁨으로 이제 시키는 일을 하라고 권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기쁨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라는 것을 견지하고 싶었던 것이다.
파이퍼는 순종 또는 적용이 우리 기쁨을 온전하게 한다고 답했다. 순종을 위해 기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순종으로 기쁨을 더 충만하게 한다고 말한 셈이다.
하나님을 온전히 기뻐하는 것이 배움의 목적이자 배움이 일으킨 감정이라면, 적용과 표현은 그 감정을 더 충만하게 만든다. 이것은 자칫 우리가 망각할 수 있는 평생 배움의 기초이자 유익이다. 우리는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하고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 하나님을 끝없이 즐거워할 수 있고 그것이 또 다른 관찰과 이해와 평가를 갈구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결국 모든 사람은 평생 배운다. 세상과 말씀을 통하여 항상 배울 것이다. 그런데, 잘 배워야 한다. 올바른 목적을 가지고 배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존 파이퍼의 평생배움>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그들의 관찰과 이해, 평가와 감정, 적용과 표현이 정말 하나님 안에서 견고한 기초를 두고 있는지 확인하도록 돕는다. 하나님을 발견하고 그분을 평생 기뻐하도록 돕는지 점검하게 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본분을 되찾아 해 아래에서의 삶이 헛되고 헛되지 않도록, 모든 배움이 쓸모없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가치 있고 유익한 것으로 발견되도록 인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