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하나님 중심으로 역사 이해하기
역사를 구속하다
번 S. 포이트레스 | 이여진 역 | 생명의말씀사 | 320쪽 | 20,000원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정치가인 에드워드 H. 카(Edward H. t Carr, 1892-1982)는 자신의 대표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What Is History)?』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History i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라고 정의했다.
역사는 우리와 늘 함께한다. 그러므로 역사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은 변할 수 있다.
일반은총: 사람, 사건, 의미
『역사를 구속하다』 저자 번 포이트레스(Vern S. Poythress)는 복음주의 신학을 기초로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아야 할 성경적 관점을 통찰력 있게 분석하고 있다. 번 포이트레스는 보편적으로 역사를 바라봄에 있어 세 가지 중요한 주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첫째 사람, 둘째 사건, 셋째 의미이다.
역사는 사람에 의해 사건이라는 행동으로 규정되고, 규정된 사건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분석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와 논리실증주의와 같은 관점에 대해 반대 입장을 펼치면서, 성경에서 나타난 여러 가지 역사와 사건의 다양성을 하나의 통일성을 가지고 이해하려 한다.
저자는 성경이란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우리에게 강조하는데, 그 출발점은 하나님의 창조, 인간의 타락,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과 완성이라는 네 가지 관점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창조, 타락, 구속의 관점
저자는 역사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근거를 하나님에 두고 있다. 하나님은 역사를 중요하다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또한 역사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성경에 나타난 이스라엘 역사 속에 친히 간섭하셨고, 역사의 간섭은 인간이 행한 행동에 따른 사건과, 그 사건에 하나님께서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지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를 기억하고, 과거를 통해 배우며, 미래 세대를 향해 과거의 의미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 대한 기억과 배움과 기념을 강조함에 있어, 번 포이트레스는 조직신학적 신론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님은 영원하시고, 불변하시며, 신실하시고, 전능하시며, 전지하시기 때문에 각 세대에 나타난 하나님의 속성을 통해 역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창조하신 세계를 구속하고 완성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는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기독론과 인죄론에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간 존재에 대한 분명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세계관
사건을 이루는 재료는 사람과 의미이다. 이 재료를 통해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을 통해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 ‘사람, 사건, 의미’라는 세 가지 관점은 ‘상황적 관점, 실존적 관점, 규범적 관점’으로 규정할 수 있다. 실존적 관점이 사람이라면, 상황적 관점은 사건, 규범적 관점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이 세 관점은 서로 맞물리며 서로 간에 의존적으로 존재한다. 이런 관점은 서로 조화를 통해 더욱 나은 역사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관점이 조화롭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는 세 관점의 근원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번 포이레스는 삼위일체를 언급하며, 하나님의 통일성은 하나님 안에 있는 다양성이 하나의 통일성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기독교 역사관
번 포이레스는 『역사를 구속하다』 책을 통해 기독교 역사관(세계관)을 정의하고자 한다. 번 포이레스는 성경에 의해 형성되고, 성경에 의해 점검받는 관점임을 강조한다. 기독교 신앙의 기초는 성경이다. 성경에 기초해 만들어진 신념의 체계, 성경에 의해 점검돼 진리라는 사실이 확인되는 프레임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성경 안에 하나님께서 다양한 사건과 사건 속에서 나타난 사람들, 그리고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의미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번 포이트레스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지만 타락한 세계를,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통해 구속하고 완성하셔서, 성령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신다고 정의한다.
이런 성경적 역사관과 반대되는 개념인 마르크스주의와 논리실증주의 같은 접근법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역사를 성경적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함도 강조한다. 이러한 입장은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는 고백이며, 하나님의 주권을 인간의 제한된 이성으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함을 말한다.
번 포이트레스는 역사를 성경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사건과 의미가 전달될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한 구조와 방향을 구별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이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이론과 의미로 무장한 도전이 우리 앞에 있다. 이런 도전 앞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관점은 바로 성경의 관점이고, 성경의 관점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역사를 바르게 이해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역사의 의미를 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
역사 전반에 걸친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고, 인식하며,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대구 미래로 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