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다신론 세계관에서 ‘신들의 신’ 전한 방법
신들의 신 예수
이상환 | 학영 | 480쪽 | 28,000원
대전으로 향하는 KTX에서 저자는 한 아주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분은 여호와의증인에 속한 분으로, 저자가 쓰고 있는 설교 원고를 물끄러미 보고는 “예수가 하나님이다”라는 구절이 성경에 없다는 주제로 약 30분간 이야기했다. 그러나 “예수가 하나님이다”라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아주머니는 KTX에서 내리고 만다.
언어라는 것은 시대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사용되는 모양새가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Ai 시대에 사용하는 언어는 500년 전 조선 시대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언어였고, 조선 시대 언어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조선 시대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그 시대 언어와 상황, 배경을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당시 문학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힘들다. 하물며 수천년 전에 기록한 성경은 어떠하겠는가?
성경도 당시 저자들이 독자에게 여러 가지 상황과 이유로 기록했을 것이다. 그 목적은 당시 시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저자가 자신들에게 전하려는 분명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해와 배경 지식 없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무조건 성경을 읽는다면, 성경에 기록된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다 이해하긴 힘들 것이다. 이것이 성경이 어려운 이유이다.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를 제외한 세계 많은 종교는 다신론적 배경을 갖고 있다. 종교라는 것은 무언가로부터 결핍 상태에 있는 인간을 신적 완전함을 갖고 채워 나가려는 성격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한 문화권의 신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존재한다. 이것이 문화 속에 신들이 다양하게 많아지는 이유일 것이다.
『신들의 신 예수』 저자는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그리스-로마 시대의 다신론적 배경 속에서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당시 그리스-로마 시대의 신들보다 높고 위대한 신으로 증명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저자는 다신론적 관점에서 이교적 신을 버리고 ‘오직-예수-신앙’을 취하기 위해 두 가지 필요충분조건이 요구됨을 어필한다. 첫째, 예수는 모든 영역에서 능력을 행할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둘째, 예수는 각 영역을 담당하는 이교의 신들보다 더 강력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행함과 능력이 당시 이교도들이 믿는 신들보다 높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예수가 행한 기적에 대한 세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첫째 축귀, 둘째 치유, 셋째 소생과 부활이다. 이 세 가지 사례는 당시 그리스-로마 시대에 문화적·종교적·사회적으로 행했던 그들의 축귀·치유·소생과 부활의 관점을 가지고 소개한다.
그리고 그들이 행했던 다양한 주술적·치유적 행위가 있었지만, 그들의 행위보다 예수가 행했던 축귀·치유·소생과 부활의 방법이 더 뛰어났다는 것을 변증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예수가 행한 방법은 ‘즉시, 말씀, 접촉’과 같은 방법으로 행해졌음을 어필하며, 예수의 치유는 그리스-로마 시대에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가진 자들이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임을 말했다. 이런 관점의 장점은 성경의 저자가 당시 1차 독자에게 하고자 했던 분명한 의도를 2차 독자인 현대인들이 성경을 읽어가면서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신들의 신 예수』는 다신론적 세계관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어필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저자는 그리스-로마 시대의 다신론적 세계관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양한 각도로 설명하고, 실제적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시의 세계관 속에서 배타적인 복음이 어떻게 능력을 발휘했는지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특히 『신들의 신 예수』는 각주를 보면 알 수 있듯 신학적·역사적·철학적 도서임을 알 수 있지만, 그것에 머물러 있지 않고, 내용에 담겨 있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자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또 한국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에 자정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한국교회는 복음의 본질적 가치를 벗어버리고, 무속적인 것을 통해 성경을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런 현실 가운데 한국교회에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떻게 해석해야 하며,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들의 신 예수』가 가진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책 끝부분 에필로그에서는 대전으로 가는 KTX 안에서 있었던 상황을 다시 기록했다. 에필로그를 읽으면서, 저자와 대화를 한 아주머니에게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완전하게 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상상 가운데 그분과 대화하는 내용과 주제를 적었고, 그 주제가 곧 이 책의 주제였다. 복음은 운동력이 있다. 운동력이 있는 복음을 어떤 방법과 방향성을 가지고 활용하는가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성경을 자기의 입맛대로 읽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과 세계관과 역사를 잘 정리하여, 성경을 오역함으로써 잘못된 복음이 전해지지 않기를 결단해 본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대구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