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복음협회, 보고서 발표

인도복음협회 종교자유위원회(이하 EFIRLC)에 따르면, 인도의 기독교인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심각한 수준의 폭력과 차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2024년 인도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폭력 건수는 총 640건으로, 이는 2023년 대비 39건, 2014년 147건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 인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소수종교인에 대한 적대감은 10년간 고조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복음협회 사무총장 비자예시 랄 목사는 모닝스타뉴스(MSN)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박해가 여러 주에서 위기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평균적으로 매일 4~5개의 교회나 목회자가 공격받고, 신자들이 예배를 드리러 오는 매주일에는 공격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난다는 사실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EFIRLC가 발표한 보고서 ‘위기에 처한 신앙: 인도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과 차별 검토(2024)’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가 188건으로 박해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나타났고, 차티스가르주(150건), 라자스탄주(40건), 펀자브주(38건), 하리아나주(34건)가 뒤를 이었다.
랄 목사는 “우리는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종교적 자유 보장이 공평하게 시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모든 인도인들은 폭력과 위협 없이 신앙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주 정부가 법치주의를 시행하고, 종교적 폭력을 저지른 사람은 누구든지 모든 종교적·정치적 배경을 막론하고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박해의 패턴
EFIRLC는 작년 4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된 사건 외에도 위협 및 괴롭힘 255건, 체포 129건, 신체적 폭력 76건, 성별 기반 폭력과 관련 60건, 예배 방해건 46건, 파괴 행위 41건을 가장 흔한 박해 유형으로 기록했다.
1월에 가장 많은 사건(71건)이 기록됐고, 그 다음은 9월(68건), 3월(64건), 10월(62건) 순이었다. 4월과 5월 총선거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나, 매달 45건의 사건이 보고되면서 박해는 계속됐다.
2024년 2월 12일, 차티스가르주 수크마 지구에서 마을 사람들은 아야이투 포티야미(Aaytu Podiyami)의 가족을 위협하고 1주일 내 두 번이나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마을 의회는 그들을 소환해 “기독교를 포기하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며 최후 통첩을 보냈다. 기독교인들이 이마저 거부하자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잔인하게 때렸고, 아야이투의 아버지는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 이 공격으로 이 가족은 마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 육체 노동자로 살게 됐다.
5월 4일 차티스가르주 바스타르에서는 폭도들이 22세의 코사 카와시(Kosa Kawasi)를 아내 앞에서 살해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같이 살해당했다. 그는 몇 주 전 경찰에 살해 위협을 신고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
해당 공격은 마을 사람들이 부족 축제에 기독교 가족을 출입 금지한 후 시작됐다. 카와시의 삼촌과 사촌을 포함한 약 20명이 그의 집을 습격해 신앙을 포기하라고 요구했고, 그가 거부하자 그들은 그를 나무 막대기로 때리고, 찔러 죽이고 도끼로 쳤다. 그의 아내는 폭행을 당한 후 도망쳤다. 같은 날, 다른 다섯 명의 기독교 가족도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쳤다.
주목해야 할 지역

우타르프라데시주는 반기독교 사건의 진원지로 남아 있으며,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이 강제 개종 혐의로 자주 체포됐다.
경찰은 대개 신뢰할 만한 증거 없이 기도 모임, 가족 모임, 축하 행사 후에 기독교인을 구금했다. 이 보고서는 종교 활동을 방해하고 지역사회에 두려움을 심어준 여러 체포 사례를 주목했다.
3월 24일, 마하라즈간지구 자무이 마을에서 샤일레쉬 쿠마르(Shailesh Kumar) 목사가 참석한 종려주일 저녁 교제를 극단주의자 무리가 방해했다. 공격자들은 폭력적으로 변하기 전 위협을 가했고, 모인 사람들을 심하게 구타했다. 쿠마르 목사는 심각한 두부 외상을 입었고, 상태가 악화되면서 추가 치료를 위해 고락푸르의 의과대학으로 이송됐다.
10월 3일, 곤다 지구 테실 케르날 간지 가도푸르 마을에서 4명의 공격자가 만 싱(Man Singh)과 6명의 마을 주민이 있던 기도 모임을 습격했다. 폭도들은 그들을 폭력적으로 공격해 200m 떨어진 곳으로 끌고 간 후 공격을 계속했다.
공격자들은 휴대전화와 성경을 포함한 그들의 소지품을 압수했다. 만 싱은 부분적인 청력 상실을 포함한 여러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도착했으나 개입하지 않았고, 대신 공격자들에게 합류해 자정까지 피해자들을 구금한 후, 앞으로 기도 모임을 열지 말라고 경고하고 풀어 줬다.
차티스가르주에서는 극단주의 단체가 신체적 폭력, 사회적 보이콧, 기본적 생계와 장례 권리 거부 등의 방법으로 부족 기독교인을 표적 삼아 신앙을 포기하도록 압박했다.
6월,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로 토지 분쟁을 겪은 한 친척이 차티스가르주 단테와다 지구에서 32세의 빈두 소디(Bindu Sodi)를 도끼와 돌로 때려 살해했다. 소디와 그녀의 가족이 몇 년 전에 기독교로 개종한 이후, 그녀의 친척들은 그들에게 조상의 재산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접근을 거부했다. 경찰은 나중에 종파적 불안을 막기 위해 그녀를 19마일 떨어진 곳에 묻으라고 가족에게 압력을 가했고, 범죄의 종교적 동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펀자브주에서는 38건의 사건이 기록됐고, 그 중 11건은 크리스마스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12월 25일 피로즈푸르 지구에서 한 무리가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비제이(Vijay) 목사와 그의 회중을 공격했다. 그보다 앞서 4월 18일 암리차르 지구의 술탄윈드 마을에서 구르지트(Gurjeet) 목사와 그의 형제 구르딥(Gurdeep)이 구르지트 목사의 신앙을 둘러싼 분쟁 이후 이웃인 아브타르 싱 니항(Singh Nihang)에게 폭행을 당했다.
니항은 의식용 시크교 단검인 키르판으로 구르딥을 공격해 머리와 사지에 부상을 입혔고, 구르짓 목사는 발가락과 손가락에 부상을 입었다. 그들이 치료를 받으려 하자, 의사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5일 비하르주의 시파 마을에서는 극단주의자들이 예배 중 기독교인을 교회 건물 안에 가두고, 신도들을 폭행하고, 그들이 강제 개종했다고 거짓으로 고발했다. 경찰은 그날 저녁 늦게 그들을 풀어주기 전에 4명을 구금했다. 이는 불과 3개월 만에 같은 교회에서 일어난 두 번째 공격이었다.
박해의 도구
EFIRLC 보고서는 개종금지법 오용을 박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우타르프라데시의 한 지도자는 모닝스타뉴스(MSN)와의 인터뷰에서 “종교자유법으로 법적으로 알려진 이러한 법률은 소수 기독교 공동체의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오용됐다”며 “현재 이 법 조항 때문에 감옥에 있는 기독교인은 60명이 넘는다”고 했다.
2024년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는 2021년에 제정된 불법 종교 개종금지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하고, 범죄에 대한 보석금을 면제했으며, 특정 위반 행위에 대해 최대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피해자나 그 가족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주장된 혐의에 대해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힌두 민족주의 단체는 이 조항을 이용해 주 전역의 기독교인을 상대로 점점 더 많은 소송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기독교 예배를 둘러싼 두려움과 의심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 보고서는 12월 27일 파테푸르 지구에서 일어난 사건을 언급하는데, 폭도들이 쉬브바란 파스완(Shivbaran Paswan) 목사를 공격하고 강제로 면도한 뒤 마을을 행진시켰다. 경찰은 그를 보호하는 대신 주의 반개종법에 따라 기소했다.
10월 20일 우타르프라데시 메루트의 힌두 민족주의 폭도가 비주 매튜(Biju Mathew) 목사의 예배를 방해하고 그를 구타했다. 경찰은 처음에 그와 그의 아내를 경찰서로 데려갔지만 풀어 줬다. 그러나 10월 26일 당국은 우타르프라데시 반개종법에 따라 매튜 목사를 체포했다.
2월 현재 그는 아내 리니(Rini)가 두 명의 학교에 다니는 딸을 돌보는 동안 감옥에 남아 있었다. 그가 수감된 지 2주 만에 힌두교 단체는 그의 교회에서 30가구를 힌두교로 재개종시켰다고 주장했고, 우타르프레데시 인도국민당 (BJP) 정부 지도자들은 개종에 대한 도발적인 성명과 경고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런 사건들은 종종 피고인이 입증 책임을 지도록 강요하며, 의혹이 완전히 조작된 경우에도 법적인 방어를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도의 11개 주에서 반개종법이 시행 중이며, 더 많은 주에서 유사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라자스탄의 BJP 정부는 최근 반개종법안을 통과시켜 시행을 기다리고 있으며, 아루나찰프라데시에서는 공무원들이 1978년부터 잠복해 있던 반개종법을 부활시키기 시작했다. 아루나찰프라데시 정부는 이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은 법안을 시행하기 위한 규칙을 공식화하기 시작했다.
행동 촉구
인도복음협회는 당국에 “위험에 처한 기독교 공동체를 보호하고, 극단주의 단체에 책임을 묻고, 개종 금지법의 오용을 중단하고, 피해자를 위한 법적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공정하고 편견 없는 법적 절차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랄 목사는 “인도 헌법은 ‘종교의 자유’와 ‘박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 권리’를 보장한다. 이러한 자유는 단순한 법적 원칙이 아니라, 다양하고 다원적인 사회의 토대다. 우리는 모든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이러한 권리가 모든 인도 시민을 신앙 전통에 관계없이 보호하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는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의 2025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11위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31위였지만, 지난 10년 동안 그 순위가 꾸준히 악화됐다.
종교 자유 운동가들은 “2014년 5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래, 비힌두교도에 대한 힌두 민족주의 인도국민당(BJP) 정부의 적대적인 태도에 편승한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이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기독교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