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목사, 낙태시술소 근처서 설교했다 기소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낙태와 무관한 내용이었는데… 완충구역법 위반 혐의

▲사이먼 칼버트 목사.  ⓒ크리스천 인스티튜트

▲사이먼 칼버트 목사. ⓒ크리스천 인스티튜트

북아일랜드 콜레레인에 있는 낙태시술소 근처에서 침례교 은퇴목사가 요한복음 3장 16절을 본문으로 야외 설교를 한 뒤 완충구역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아일랜드침례협회의 전 회장인 클라이브 존스턴(Clive Johnston·76) 목사는 “낙태 서비스를 받는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고, 해당 지역을 떠나라는 경찰의 지시에 따르지 않아 ‘낙태 서비스(안전접근구역) 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존스턴 목사의 변호를 맡은 ‘크리스천 인스티튜트’(Christian Institute)는 “그의 설교는 지난 2024년 7월 7일(이하 현지시각) 코즈웨이 병원 근처 잔디밭에서 선포됐다. 그 장소는 병원과 이중차도로 분리돼 있었고, 약 12명의 예배 참석자는 나무 십자가를 걸어 놓고 찬송가를 함께 불렀다”고 했다.

당국은 설교에 낙태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었고 존스턴 목사 등이 플래카드도 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예배가 완충지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했다. 

존스턴 목사는 3월 21일 콜레레인치안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며, 한화로 총 수백만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

크리스천인스티튜트 사이먼 칼버트(Simon Calvert) 부국장은 “검찰의 기소는 종교와 언론의 자유에 대한 터무니없는 규제”라며 “낙태시술소 근처에서의 괴롭힘이나 시위를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완충지대법이 오용되고 있다. 낙태에 대한 언급 없이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낙태에 대한 항의라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 경찰과 검찰은 선을 넘었다. 이것은 완충지대가 설계된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2022년 녹색당이 도입한 낙태 서비스(안전접근구역)법은 북아일랜드의 병원과 낙태시술소 주변에 100~150m의 완충구역을 설정했다. 이 법은 이러한 구역 내에서 방해·기록을 하거나, 영향을 미치거나, 괴롭힘·불안·고통을 유발하는 활동을 금지한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 법이 낙태와 무관한 신앙이나 언론의 표현을 억압하는 데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존스턴 목사의 지지자들은 “그의 모임이 (낙태시술소의 영업에) 방해가 되지 않았으며, 그의 설교는 요한복음 3장 16절에 나타난 것처럼 오로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복음 메시지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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