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서적 인쇄한 中 목회자, 고문당하고 투옥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VOM, 창위춘 목사 부부 사연과 자녀들에게 보낸 편지 공유

▲중국 산시성 시안.
▲중국 산시성 시안.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는 중국 시안시의 한 목회자 부부가 기독교 서적을 인쇄한 혐의로 당국자들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고 징역 7년을 선고받은 후 현재 수감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목회자는 교도소에 도착한 이후에도 폭력배들에게 지속적인 갈취와 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다른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과 1년에 2회 간단한 통화만 할 수 있다.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2020년 7월 기독교 서적을 인쇄한 혐의로 체포된 창위춘(Chang Yuchun) 목사와 리천후이(Li Chenhui) 사모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이 부부는 이듬해 ‘불법 사업 운영’ 혐의로 징역 7년에 총 50만 위안(한화 약 1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창위춘 목사.
▲창위춘 목사.

현숙 폴리 대표는 “창위춘 목사는 푸핑 교도소(Fuping Prison)에서, 리천후이 사모는 산시 여자교도소(Shaanxi Women's Prison)에서 복역 중인데, 두 교도소 모두 시안에 있다. 목사 부부의 자녀들은 베이징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올해 73세의 외할머니는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 성인이 된 두 아들은 당국자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부모를 변호했고, 그 결과 교도소 관계자들을 설득해 아버지를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또한 두 아들은 2023년 이후 직접 만나 보지 못한 어머니를 이번 달에 면회하기 위해 예약을 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창 목사 부부의 장남 창쉥이(Chang Shengyi)는 자신의 부모가 당국자들에게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고문을 당했고, 아버지가 감옥 내 폭력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아버지에게 직접 듣고 알게 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달 초, 창쉥이는 동생들과 함께 아버지를 면회했다. 그의 아버지인 창위춘 목사는 2020년 7월 아내와 함께 국가안전부와 여러 정부 기관 요원들에 의해 집에서 연행된 뒤, 다른 지역에 감금돼 삼엄한 ‘주거 감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목사 부부는 음식과 수면을 가혹하게 제한당하고, 샤워를 하거나 서로 대화하는 것도 제지당하고, 불법적인 자백을 강요당했다. 정부 요원들은 24시간씩 꼬박 6일 동안 창 목사에게 취조등을 비추며 교대로 심문했다. 그가 자백하지 않으면 화장실에도 못 가게 했다. 그는 마침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됐을 때 자신의 다리와 엉덩이가 검게 변한 것을 봤고, 심지어 바지를 내릴 때 살갗 한 겹이 같이 벗겨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창 목사 부부는 공식적인 판결이 내려진 뒤 시안에 있는 별도의 교도소로 각각 보내졌다고. 그녀는 “교도소에 도착한 이후, 창 목사는 교도소 내 폭력배들에게 계속 괴롭힘을 당했는데, 그들은 보호비로 한 달에 4,000위안(한화 약 80만 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들은 창 목사가 보호비 지불을 거부하자 그를 구타해 이 두 개를 부러뜨렸다. 다행히 목사의 아들이 교도소 관리들에게 민원을 제기하자 교도관들은 조사에 동의했고, 창 목사는 감옥 내 안전한 구역으로 신속하게 옮겨졌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가족들은 2023년 말부터 리천후이 사모를 면회하기가 어려웠다. 현재 사모는 보안이 철저한 교도소에 갇혀 있고, 가족들은 2024년에 단 2회 통화할 수 있었고 각 통화는 5분 동안만 허용됐기 때문에 그녀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모는 오른손이 붓고 경직될 때까지 교도소 규칙을 필사하라는 명령을 받고, 수감자들을 엄격하게 감독하는 구역으로 이송되기 전 주방에서 과도한 노동으로 자주 실신했으나 의료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창 목사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에게 계속 믿음을 굳건히 지키도록 격려하고 있다. 이번 달 자녀들이 면회했을 때, 창 목사는 ‘얘들아, 믿음을 붙잡고 경건하게 살며 매일 주님을 사랑해라. 그러면 하나님이 너희에게 복 주실 거야”라고 권면한 뒤 ‘아버지는 타협하지 않을 거야’라고 단언했다”고 했다.

창 목사는 감옥에서 자녀들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썼는데, 아래는 2025년 2월 16일자 편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최근 좀 힘들고 심신이 약해지는 상황에 있었지만, 성도들의 기도와 주님 은혜로 활력을 되찾고 힘을 얻기를 바라고 있단다. 주님의 은혜로 우리 가족과 친구들과 곧 재회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어. 그리고 너희 모두 믿음과 사랑 안에서 서로 보살피며 성장하기를 바란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며 더 절제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셋째와 넷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안에서 형들에게 순종하고 배우고 성장하기를 기도한다. 아빠는 너희 모두를 사랑해! ‘갇힌 자의 탄식을 주의 앞에 이르게 하시며 죽이기로 정해진 자도 주의 크신 능력을 따라 보존하소서 주여 우리 이웃이 주를 비방한 그 비방을 그들의 품에 칠 배나 갚으소서 우리는 주의 백성이요 주의 목장의 양이니 우리는 영원히 주께 감사하며 주의 영예를 대대에 전하리이다’(시 79:11, 13) 너희 모두와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해. 우리 가족이 속히 재회하기를 고대하면서. 아빠가.”

▲창위춘 목사의 편지.

▲창위춘 목사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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