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햄프셔의 한 초등학교가 매년 진행해 온 부활절 행사를 ‘포용성과 다양성 존중’이라는 학교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소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스트레이 소재 노우드초등학교 스테파니 맨더(Stephanie Mander) 교장은 “앞으로 전통적인 부활절 예배와 모자 퍼레이드를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맨더 교장은 공문에서 “이러한 변화가 일부 사람들, 특히 수년간 이러한 전통을 소중히 여겨 온 이들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결정이 포용성과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우리의 가치와 일치한다고 믿는다”며 “향후 몇 년 동안 모든 어린이를 포함하고 우리 지역사회의 풍부한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하면서 절기를 기념하는 대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소식이 공개되자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비판이 일었다. 한 학부모는 “맨더 교장은 크리스마스 역시 취소할 계획인가?”라고, 또 다른 학부모는 “모든 종교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기념해야 한다”고 했다.
한 학부모는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부활절 행사를 취소하기로 한 결정은 종교 축제를 기념하는 학교 자체의 정책과 모순된다”면서 “맨더 교장이 언급한 다양성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학교 웹사이트에는 학생들이 기독교 절기인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이슬람 절기인 이드, 디왈리 등 중요한 종교 및 문화적 행사를 함께 기념한다고 적혀 있다.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이스트레이 주민의 45%는 기독교인, 또 다른 45%는 무종교인이었다. 그 다음은 힌두교와 이슬람교로 각각 1%를 차지했다. 국적별로는 이스트레이 거주자의 94.2%가 영국인, 웨일스인, 영국 또는 웨일스 혼혈인이라고 했고, 응답자의 4.4%만이 완전한 비영국인이라고 했다.
한편 부활절 기념 행사는 취소됐으나, 학교 측은 오는 6월 난민들의 경험을 나누고 그들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맨더 교장은 “포용성을 기념하는 방법 중 하나는 6월에 열리는 ‘난민 주간’에 참여하는 것과 공인된 난민학교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