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형 칼럼] AI 딥페이크
딥페이크, 사회 전반 급속 확산
AI로 누구나 쉽게 제작 가능해
딥페이크 성범죄 80%가 10대
눈에 보이는 것마저 믿지 못해
진실 대한 신뢰 붕괴 가장 심각
‘절대 진리 부정’ 현상 공고해져
오늘날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는 우리 상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습니다. 특히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은 사진과 영상, 음성을 실제와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딥페이크란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Fake)’를 결합한 용어로, 기존 미디어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새롭게 합성한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이제 일상생활과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명인이나 기업 임원 얼굴과 음성을 조작해 금전을 갈취하거나, 특정인 또는 일반인의 얼굴을 무단으로 합성한 불법 영상을 퍼뜨려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앱과 오픈소스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누구나 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돼, 심지어 청소년까지 범죄에 연루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2024년 경찰 발표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80%가 10대 청소년이며, 10-14세 촉법소년도 100명 이상 적발됐습니다.
딥페이크 기술이 초래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진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사진과 영상을 신뢰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로 여겨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눈으로 직접 본 것조차 믿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짜 영상과 음성이 마치 진실처럼 유포되고, 허위 정보와 조작된 자료들이 넘쳐나면서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전체 데이터 중 한 부분이라도 가짜라면 그 데이터 전체의 신뢰성은 크게 훼손됩니다. 그런데 ‘모든 정보는 가짜일 수 있다’는 불신이 사회 전반에 퍼지게 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 심지어 AI가 생성한 결과도 신뢰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불신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주장하는 ‘절대 진리 부정’ 현상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만연해지는 불신 풍조는 객관적으로 확립된 사실조차 언제든지 의심과 논란의 대상으로 전락될 수 있으며, 진리 또한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불신과 의심이 만연한 시대가 바로 사탄이 원하는 시대입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거짓과 혼란이 지배하게 되면 공동체의 결속은 깨지고, 인간관계는 고립과 냉소로 치닫게 돼 결국 사랑과 생명이 메마른 암울한 현실이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언론, 정치, 사법과 같은 제도마저 불신 속에서 무너지게 되면 사람들은 진실을 판단할 능력을 상실하고 스스로 방어적이고 두려움에 가득 찬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사회는 혐오와 극단주의로 치닫게 되며, 사실상 ‘지옥 같은 현실’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거짓 정보가 범람하는 환경에서 목회자들은 성도들에게 “보고 듣는 것을 그대로 믿지 말라”고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은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살전 5:21)”라 말씀하면서, 분별하는 과정을 통해 참되고 선한 것을 붙들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인터넷과 SNS에서 유통되는 정보, 그리고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진위를 영적으로 분별하는 능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전보다 더욱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지식을 더해야 하고 그 지식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참된 말만을 나누며 거짓을 멀리하는 공동체가 되어, 사회에 진실 회복의 본을 보여야 합니다.
또 교회는 더욱 정직과 신뢰, 그리고 진리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합니다. 그 실천의 한 가지 방안으로 딥페이크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의 진실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딥페이크 확산으로 인간관계에 의심이 스며들면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닫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사랑과 연대의 단절로 이어져 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든 거짓이 있었으나, 하나님의 도우심과 권능으로 이를 극복해 왔습니다. 딥페이크 시대가 우리 눈앞에 다가온 지금, 하나님만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진리의 빛을 더욱더 높이, 더욱더 환하게 이 세상을 비춰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사명이며, 이러한 사명을 충실히 행할 때 거짓은 물러가고, 하나님의 진리가 이 땅에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박순형 목사
웨이크신학원 교수
‘AI 시대 과학과 성경’ 강의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서기
극동방송 칼럼. 국민일보 오늘의 QT 연재
(주)아시아경제산업연구소 대표이사
이학박사(Ph.D.)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Div)
필리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