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까지 팔아넘기는 잔혹한 독재 정권에 지쳐”
최근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서방의 일부 친하마스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을 지원하는 기독교 비영리 단체 ‘필로스 프로젝트’(The Philos Project)의 외교 정책 자문을 맡은 필립 돌리츠키(Phillip Dolitsky)는 “서방의 반이스라엘 활동가들이 하마스를 계속 지원하는 것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가자지구 시위의 유일한 초점은 아니다. 그들은 하마스를 몰아내고 싶어한다. 하마스가 취약해지고 능력이 고갈된 지금, 그들의 통치의 종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들은 지난주 일어난 시위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전쟁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기습 공격을 감행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40명을 납치하면서 시작됐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 보건부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자지구에서 5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이 수치는 전투원과 민간인을 구별하지 않은 것이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으로 서방에서 일련의 반이스라엘 시위가 일어났고, 미국 대학 내에는 친하마스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반이스라엘 시위대 중 다수는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다양한 기관의 유대인 학생들이 시위대로부터 반유대주의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신고도 이어졌다.
돌리츠키는 “서구에 이러한 학살 집단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파괴하고, 강간하고, 죽이고, 약탈하는 것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들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그들의 통치를 끝내기를 원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하마스에 항의하는 가자 주민의 편을 들지, 하마스를 지지하는 대학 캠퍼스 내 서방인들의 편을 들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3월 25일 ‘평화대화센터’(Center for Peace Communications)가 공유한 영상에는 가자지구의 시위대가 “하마스는 물러가라!”, “가자 주민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하마스의 통치가 끝나길 원한다”, “평화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2024년 3월에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중 70%가 하마스의 행동에 만족한다고, 63%가 하마스가 계속 가자지구를 통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돌리츠키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하마스 반대 시위에 나선 이유는, 그들이 2007년 이후부터 이곳을 통제해 온 테러 집단에 마침내 지쳐버렸기 때문”이라며 “하마스는 그들이 자신의 통치 아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계속 그들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인도적 지원품을 훔치고, 이를 되찾으려는 무고한 가자 주민들을 살해하고 있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돌리츠키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인을 미워할 뿐만 아니라 대량 학살 목표를 방해하는 자국민까지 미워하는 잔혹하고 독재적인 정권”이라며 “가자 주민들은 휴전이 지속되지 않고 전쟁으로 무슬림의 신성한 기간인 라마단이 중단된 데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하마스 지도자들을 이스라엘군이 여러 명 제거한 지금, ‘하마스 통치를 종식시키자’는 요구가 마침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는 군사적 행동을 통해 하마스의 통치를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어서 그곳의 미래를 바꿨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가자 주민들이 이제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평화를 위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할 때
그는 “평화에 대한 가장 큰 장벽은 하마스다. 테러리스트 성향을 가진 집단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도록 하면 현상유지로 돌아갈 뿐”이라며 “평화를 위해서는 하마스에 대한 동정심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개혁된’ 팔레스타인 정부가 가자지구를 인수할 때까지 하마스가 임시 행정부에 통제권을 이양하도록 요구하는 아랍연맹의 제안을 거부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 브라이언 휴스(Brian Hughes) 대변인은 3월 초 “현재 가자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다. 주민들은 잔해와 폭발되지 않은 탄약으로 뒤덮인 지역에서 인간답게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하고 하마스를 배제한 채 주민들을 재정착시키는 계획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돌리츠키는 “이 제안이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시작’을 제공할 수 있다”며 “테러 집단이 통치하지 않는 중동이 어떤 모습일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