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40주년, 장로교·감리교 함께 예배… “복음과 연합 회복할 때”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언더우드·아펜젤러 후손도 참석해 감사 표해

▲3일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3개 교단 임원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3일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3개 교단 임원들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선교 140주년을 맞아 장로교(예장 합동·통합)와 감리교(기독교대한감리회)가 공동으로 기념예배를 드리며 선교 정신 회복을 다짐했다. 3일 오후 1시 40분 서울시 중구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한국선교 140주년 기념예배’에는 3개 교단 총회장들과 초기 선교사들의 후손, 교계 및 정계 지도자들이 함께해 역사적 의미를 나눴다.

이들은 140년 전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자라 열매 맺은 오늘,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 나아갈 것을 결단했다. 아울러 복음이 이 땅에 전해진 역사적 순간을 되새기며, 교단과 교파를 넘어 연합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복음의 장을 열 것을 다짐했다.

1부 예배에서는 예장 통합 김영걸 총회장의 인도로 김형곤 장로(예장 합동 부총회장), 윤한진 장로(예장 통합 부총회장), 박재혁 장로(기감 남선교회전국연합회장)가 각각 선교 140주년의 감사와 다짐, 나라와 민족의 미래, 다음세대 세우기를 위한 중보기도를 드렸다. 이어 문다인 학생(새문안교회)이 성경봉독, 장신목사합창단이 특별찬양했다.

▲언더우드 선교사 후손 피터 A. 언더우드(맨 우측) 등 참석자들의 모습. ⓒ송경호 기자

▲언더우드 선교사 후손 피터 A. 언더우드(맨 우측) 등 참석자들의 모습. ⓒ송경호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은 ‘새로운 역사의 물꼬를 튼 복음’을 주제로 한 설교해서 “초기 선교사들은 오직 복음만이 이 땅을 새롭게 하고 이 민족을 깨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 땅에 왔다”며 “그들은 낮은 자리에서 백성과 동화돼 아픔과 슬픔을 나눴고, 이를 통해 참된 복음의 능력을 실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교회가 지녀야 할 자세는 그들처럼 낮은 자리로 임하는 것”이라며 “절망과 소외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감독회장은 복음주의의 뿌리가 된 경건주의 전통을 언급하며 “끊임없이 말씀 안에서 성화(聖化)하려는 삶이야말로 교회가 세상 속의 소망이 되는 길”이라고 했다. 특히 “당시 선교사들의 선교는 교파를 초월한 하나 됨의 신앙이었다. 오늘날 교회들도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세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 축하행사는 예장 합동 부총회장 장봉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먼저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영상으로 기념사를 전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1887년 언더우드 선교사가 이 땅의 첫 조직교회를 세운 곳에서 이렇게 뜻깊은 예배를 드린다니 감격스럽다”며 “복음은 단순한 종교의 틀을 넘어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돼 왔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선교사들의 헌신은 한국사회를 밝히는 희망의 빛이었다”며 “서울시 역시 교회들과 협력해 유휴 공간을 활용한 ‘서울형 키즈카페 사업’ 등으로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 약자와 함께 걸어가는 삶을 실천하며, 지금의 분열과 갈등을 넘어 사회를 치유하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정석 감리교 감독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김정석 감리교 감독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교단장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기장 총회장 박상규 목사는 “140년 전 이 땅에 밀알로 심긴 선교사들의 수고가 오늘의 우리를 있게 했다”며 “초기 교회는 성공이 아니라 섬김을 통해 아름답게 변화됐다.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하나 돼 세상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장 합신 박병선 총회장은 “수많은 선교사들이 생명과 눈물로 한국을 섬겼고, 오늘 장로교와 감리교가 함께 예배하며 그 정신을 기념하는 이 자리는 통일된 한국교회를 예고하는 장면 같아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세계감리교회(WMC) 총무 레이날도 페레이라 박사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손잡고 복음을 전했던 역사 자체가 귀중하다”며 “한국교회는 앞으로도 정의와 평화, 자유를 위한 교회, 성령 안에서 모든 이를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도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도하는 모습.  ⓒ송경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도하는 모습. ⓒ송경호 기자

언더우드 선교사의 고손자인 피터 언더우드(Peter A. Underwood)는 “선교사가 이 땅에 오기 전 서상윤이 소래교회를 설립했다. 한국교회의 역사는 140년보다 더 오래됐다”며 “한국교회는 단순히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 독립운동, 교육, 경제 근대화 등 다양한 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도 사명은 끝나지 않았다. 더욱 도덕적이고 신실한 삶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펜젤러 선교사의 4대손 로버트 셰필드(Robert Sheffield)는 “고조부의 뒤를 이어 아펜젤러와 셰필드 가문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선 것이 큰 영광”이라며 “저는 현재 이곳에서 6,700마일 떨어진 미국 인디애니폴리스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다. 한국교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3부 학술 세미나는 기감 선교국위원장 황규진 감독의 사회로 진행됐다. ‘선교’, ‘교육’, ‘사회봉사’ 세 주제로 강의가 이어졌고, 각각 감신대 하희정 박사, 장신대 박상진 박사, 총신대 안인섭 박사가 강사로 나섰다.

하희정 박사는 “지금 한국교회는 자축보다 자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질적 신앙공동체 회복, 포용의 언어, 지성적 논의구조의 회복이 절실하다”고, 박상진 박사는 “초기 기독교학교의 정체성과 건학 이념이 흐려졌음을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선교 비전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주요 참석자들이 서로의 손을 굳게 잡은 모습. ⓒ송경호 기자

▲주요 참석자들이 서로의 손을 굳게 잡은 모습. ⓒ송경호 기자

안인섭 박사는 “한국 초기 선교는 복음 전파와 사회봉사가 하나였다”며 “오늘날 교회도 민족을 섬기고 사회를 개혁하는 통로로서의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훈 목사(예장 통합 부총회장), 김도원 청년(기감), 최영하 청년(예장 합동 선교사 자녀)이 함께 낭독한 공동선언문에서는 “우리는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가 말씀, 기도, 전도에 집중하고, 도덕성 회복운동, 사회적 공공성 확보, 다음세대 지원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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