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50] 제3차 전도여행(37) 니고볼리(5)
잠시 석방돼 니고볼리 이어
스페인까지 방문 주장 있어
석방 불분명, 정론 안 된 것
성경 지도에도 그리지 않아
“내가 아데마나 두기고를 네게 보내리니 그 때에 네가 급히 니고볼리로 내개 오라 내가 거기서 과동하기로 작정하였노라(디도서 3장 12절)”.
필자는 지난 146회 칼럼에서 “사도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한 것은 불확실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디도서 3장 12절을 기록한 장소가 니고볼리였다면,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어디서 디도서를 기록하였는지에 대해선 성경학자들 사이에서조차 이견(異見)이 있다.
일부 학자들은 디도서를 기록한 곳을 마게도니아(그리스 서북부 지역)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부 학자는 아가야(아테네를 포함한 그리스 남부지역)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도서를 기록한 시점에 대해서도 성경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필자는 성경 뒤에 일반적으로 붙어 있는 사도 바울의 4차례에 걸친(피고인으로 로마로 가는 여행 포함) 전도여행의 노정에서 니고볼리를 찾아볼 수 없음을 이미 146회에서 언급했다.
일부 기독교인은 일반적으로 바울 이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로 잡혀 가는 여행(일반적으로 제4차 전도여행으로 부르나)을 제4차 전도여행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재판받기 위해 로마로 가는 여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울이 피고인으로서 로마에 갔지만, 바울은 로마에 머무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였다. 그러므로 필자는 바울이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에 간 것도 당연히 전도여행이라 생각해, 이 여행이 제4차 전도여행으로 불리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이러한 바울의 전도여정 도중 만약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했다면, 바울의 4차 전도여행 중 어디에 포함시켜야 하는가?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성경 뒷부분에 바울의 전도여행지도나 성경 지리책 속 바울의 4차에 걸친 전도여행 경로에서는 니고볼리 방문 동선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일부 기독교인은 바울이 로마에 구금돼 있는 동안(서기 63년경) 잠시 임시로 석방됐을 때 니고볼리를 포함하여 스페인까지 방문했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울의 제4차 전도여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시기와 임시로 석방된 사실 등이 불분명하므로, 이러한 주장이 정론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렇게 사도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했는지는 여러가지로 불분명한 요인이 있으므로, 필자는 사도 바울이 만약 니고볼리를 방문했다면 제3차 전도여행 경로가 니고볼리에 가장 가까우므로 그에 대한 연재에서 니고볼리를 언급하고 있을 뿐, 사도 바울이 제3차 전도여행에서 니고볼리를 방문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독자 제위께서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고 필자가 연재하는 니고볼리 글을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기원전 31년 옥타비아누스는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연합군에 일방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써 로마의 내전을 마무리하였다. 그러자 기원전 27년 로마 원로원은 옥타비아누스에게 아우구스투스(‘존엄한 자’라는 의미)라는 칭호를 주며 황제의 직위를 부여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2세기 말부터 시도했던 황제직을 드디어 양아들 옥타비아누스가 이뤄, 로마는 공화정을 폐지하고 제국이 됐다. 옥타비아누스는 그때부터 옥타비아누스라는 본명을 사용하지 않고 권위 있는 칭호 ‘아우구스투스’를 사용했다.
로마는 다신교(多神敎) 국가인데, 아우구스투스가 황제가 되자 그는 인간의 지위를 넘어 신의 지위에 올라 로마 제국 모든 주민으로 하여금 자기를 여러 신들 가운데 하나로 섬기도록 했다. 누가복음 2장 1절(이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의 ‘가이사 아구스도’가 바로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 황제이다.
로마는 원래 그리스 수많은 신들을 로마식으로 이름을 바꿔 섬기고 있었다. 아우구스투스가 신의 지위에 오르자, 그리스인들도 모두 아우구스투스를 신으로 섬겼다. 당시 로마 지배를 받고 있던 그리스는 이렇게 함으로써 로마 제국의 일원이라는 일체감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인 주민이 많은 니고볼리에서는 로마인 주민들과 함께 아우구스투스를 섬기는 종교의식을 행했다. 이 예식에는 일반 시민들과 노예가 모두 참석해 아우구스투스를 신으로 숭배했다.
만약 사도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했다면,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는 의식을 봤을 것이다. 이러한 의식은 기독교가 로마 국교가 된 서기 392년까지 이어졌다. 오늘날 니고볼리에 유적으로 남아있는 예배당(바실리카) 터는 기독교가 로마 제국 국교(國敎)가 된 이후 세워진 것들이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