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기독교 공동체, 지진으로 더 심각한 위기 직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현지 및 국제사회의 지원과 단절된 채 좌초 중

▲지난 3월 28일 발생한 미얀마 강진 피해 현장 모습. ⓒ굿네이버스

▲지난 3월 28일 발생한 미얀마 강진 피해 현장 모습. ⓒ굿네이버스

최근 미얀마 중부를 강타한 규모 7.7의 지진으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미 취약했던 기독교 공동체는 더욱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진앙지인 만달레이와 샨, 바고, 사가잉, 마그웨이, 나이피도 등은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국가적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수색 및 복구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사망자 수가 궁극적으로 1만 명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 중 미얀마에서 수십년간 체계적 탄압을 받아 온 기독교 및 소수종교 집단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에 따르면, 이들은 특히 파괴에 취약하고 구호 활동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 정책은 종교시설의 건설 및 수리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지진 발생 시 이러한 장소가 구조적으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교회 및 기타 시설 등 기독교 공동체가 광범위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회 지도자들은 이재민들을 위한 쉼터, 지원, 기도를 요청했다.  

한편 기독교 구호단체들은 지진으로 인한 위기에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사마리안퍼스(Samaritan's Purse)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팀을 파견하고 미얀마에 대규모 응급야전병원을 세웠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이끄는 이 조직은 또한 의료진, 장비 및 정수 필터, 위생 키트, 임시 대피소와 같은 물품을 보냈다.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도 지역 주도의 대응에 나서, 캬욱세킨타댐이 붕괴된 후 심각한 홍수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단체는 소수종교인들을 우선으로 해,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에 깨끗한 물, 식량, 쉼터, 현금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군부의 요청 이후 중국, 러시아,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도 지원에 나섰다. 대만 구조대는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정학적 민감성 때문에 입국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계속되는 군사 공세는 특히 소수종교 집단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집권 군부는 사가잉, 카친, 카렌 등 기독교도와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포함한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가운데 군사적 대응을 펼치면서, 이미 취약했던 기독교인과 소수민족 공동체는 현지 및 국제사회의 지원과 단절된 채 좌초되고 있다. 국민통합정부(NUG)는 구호품 전달을 허용하기 위해 2주간의 휴전을 촉구했으나, 군부가 이를 거부했다. 

미얀마 인권에 관한 유엔특별보고관인 톰 앤드류스(Tom Andrews)는 이러한 행위를 비판하며, 군부가 다시 한번 원조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종교적·민족적 소수자를 억압하는 데 사용됐던 전술이다.

인권운동가들은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에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인도적 지원에 대한 무제한 접근을 허용하며, 구호품이 모든 지역사회에 공평하게 전달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기독연대(CSW) 머빈 토마스(Mervyn Thomas) 회장은 “미얀마에서 구호 및 복구 활동을 지원하고 인도적 지원이 모든 피해 지역사회에 공평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중대한 시기, 신앙에 관계없이 모든 공동체의 권리와 존엄성이 지켜지도록 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제사회도 군사정권에 압력을 가해, 소수 공동체를 특히 취약하게 만드는 체계적 불평등이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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