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51] 제3차 전도여행(38) 니고볼리(6)
시골길 1시간 걸어 박물관 이동
악티움 해전부터 변천사 보여줘
출입문 전시물 윗부분에 디도서
디도서 기록하는 그림도 전시돼
니고볼리 고대 유적지 면적은 상당히 넓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 가는 유적지 면적은 넓다고 할 수 없으나, 니고볼리 유적지는 이것만이 아니라 고대 옛 성벽으로 둘러싸인 면적 모두가 유적지이므로 전체 유적지의 크기는 앞서 이야기하였던 것과 같이 그리스의 고대 유적지 가운데 가장 넓은 크기다. 니고볼리에는 땅속에 묻혀 있는 건물이나 유물이 아직도 많으므로, 오늘날도 발굴작업은 서너 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만약 사도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하였다면 이떤 경로를 통하여 갔을까? 지난회(150회)에 언급하였듯 바울이 디도서를 쓴 장소에 대해 성경학자들은 아가야(아테네, 고린도를 포함 그리스 남부지역) 또는 마게도니아(그리스의 서북부 지역)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아가야나 마게도니아 지역에서 니고볼리로 가는 육로는 산악 지형이다.
특히 고린도에서 니고볼리를 육로로 가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길이 130km의 고린도만(Gulf of Corinth) 북부 해안을 따라 니고볼리까지 가는 지형은 험한 산악 지형이므로 니고볼리까지 걸어가거나 말을 타고 가는 것은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무리한 여행이다.
그러나 배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다. 고린도에서 배를 타고 잔잔한 고린도만을 지나 잠시 이오니아 바다에서 북상하다 암브라키아(Ambracia)만으로 들어가 약간 북상하면 니고볼리 해안에 막 바로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만약 바울이 니고볼리를 방문하였다면 배를 이용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니고볼리와 프레베자 사이에는 ‘신(新) 니고볼리 박물관(New Nicopolis Museum)’이 있다. 니고볼리 유적지에서 박물관까지 시골길을 우리는 걸어서 갔다. 배낭을 메고 대한민국 육군 군화를 신은 필자가 맨 앞에 서고 그 뒤를 손녀와 외손녀, 집사람이 일렬종대로 걸어갔다. 아스팔트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안전을 위해 도로 한쪽 끝에 바짝 붙어서 걸어갔으나 지나가는 차량을 거의 만나지 못하였다.
손녀들이 동시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였으므로 졸업 선물로 서구 문명 뿌리인 그리스, 로마 문명을 피부로 느끼면서 공부시키려고 로마와 싸운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튀니지)에서 시작해 학교 방학 중 40일 동안 손녀들과 여행하면서 서부 그리스의 니고볼리에도 온 것이다.
여행은 너무 안락하면 재미가 없다. 어느 정도 힘들어야 제맛이 난다. 손녀들과의 여행 전에 초등학생인 손자와 함께 쿠웨이트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쳐 오만까지 아라비아반도를 횡단할 때는 손자를 강하게 만들려고 사막의 더운 날씨에 스파르타식으로 도보 여행을 강행했다.
그러나 손녀들과 집사람에게는 물론 스파르타식으로는 하지 않았으나, 적당하게 어려움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유적지에서 박물관까지 가는 도중 보이는 로마 시대 외곽 성벽 등을 공부하면서 도보로 1시간을 걸으며 이동했다. 필자는 이 박물관에 사도 바울에 관한 자료가 전시돼 있기를 기대하며 들어갔다.
지역 박물관으로서는 상당히 큰 규모인 이 박물관은 고대 니고볼리 지역에 1999년부터 건축을 시작해 2009년 완공되었다(유물 전시 작업 포함). 이 박물관의 전시 주제(主題)는 “하나의 해전(악티움 해전을 말함), 하나의 도시(로마가 내전을 끝내고 세운 도시를 가리킴), 하나의 제국(니고볼리 건설 시작 1년 후에 로마는 제국이 된 것을 의미함)”으로서, 니고볼리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박물관 전시물은 니고볼리가 기원전 28년 건설되기 시작한 역사부터 시작해 로마 시대, 비잔티움 시대 그리고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니고볼리의 변천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각 시대별 주민의 일상생활, 예술, 종교, 직업 등 장례문화까지 당시의 유물을 통해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니고볼리가 처음 건설된 배경에 관련된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 등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도 자세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그러나 필자는 사도 바울의 니고볼리 방문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궁금해서, 로마 시대의 니고볼리 전시관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 전시관에는 아폴로 등 로마인이 섬기던 온갖 신들(그리스 신들을 로마식으로 아름을 바꾼)의 모양이 부조와 동상으로 전시되어 있다.
그 옆에서 드디어 사도 바울에 관련된 전시물을 찾을 수 있었다. 출입문처럼 만든 전시물 윗부분에 디도서 3장 12절 말씀이 그리스어와 영어로 기록되어 있고, 그 옆에는 사도 바울이 디도서를 기록하는 그림(상상화)도 전시되어 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