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하나님 앞에서의 위대한 경건
야고보서에 반하다
한병수 | 다함 | 384쪽 | 28,000원
야고보서는 기독교 초기 역사부터 정경성과 저자에 대한 오해가 늘 꼬리말처럼 따라다녔다. 특히 종교개혁자 루터는 야고보서를 가리켜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부를 만큼 야고보서에 대한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런 루터의 평가는 이신칭의 중심적인 기독론과 무관하지 않다.
야고보서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표현이 두 번만 거명된다 해서, 기독론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한 것은 아니다. 비록 기독론에 관한 표현이 다른 성경에 비해 적다 해서, 저자가 기독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병수 교수의 ‘말씀에 반하다’ 여섯 번째 시리즈인 『야고보서에 반하다』는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원어 분석을 통해,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정확한 의미를 명료하게 분석했다. 또 고대 교부들의 해석을 첨가해, 역사적 해석 과정을 분명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야고보서 저자와 배경
야고보서 저자는 영어로 ‘제임스’, 헬라어로 ‘야코보스’라 불린다. 저자 이름은 히브리어로 ‘야코브’, 즉 ‘야곱’이다. 대부분 성경 번역에서 야고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의 원래 이름과 관련이 있다.
신약성경에는 여러 명의 야고보가 등장한다. 그중 두 명은 예수의 열두 제자에 속한 사람이다. 이 서신은 예수의 형제로 알려진 야고보가 기록한 것으로, 야고보와 관련된 정보는 사도행전과 바울서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베드로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예루살렘을 떠난 후, 예수의 형제 야고보는 메시아 곧 그리스도를 믿는 유대인들로 구성된 예루살렘 교회에 지도자로 부상한다. 이들은 최초의 그리스도인 공동체였으며, 야고보가 지도자로 있던 20년 동안 어려운 시기를 경험했다.
예루살렘에 지속된 기근으로 인한 극심한 가난이 그 지역을 덮쳤을 뿐 아니라, 예루살렘의 유대 지도자들은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야고보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여 평화를 이루는 지도자로 알려졌다.
야고보서의 목적과 내용
야고보서는 다섯 장의 짧은 서신서이지만, 야고보는 독자들에게 삶의 도전과 실천을 강조하고자 했다. 야고보서는 바울서신의 경우처럼 한 지역교회의 특정 문제점을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야고보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유대인 그리스도인에게 예수를 따르는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적용하고자 한다.
즉 새로운 교리적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삶이 무엇인지를 예수께서 말씀하신 산상수훈과 율법에 나타난 다양한 지혜의 격언(잠언 1-9장)을 인용해 적용하고 있다.
야고보서에는 은유와 기억하기 쉬운 격언들이 많이 등장하며, 짧고 도전적인 내용을 가진 지혜의 말씀들이 많이 인용되고 있다. 즉 야고보서는 유대인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예수께서 요약해 주신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르침의 핵심 주제
야고보서에는 기억해야 할 두 가르침이 등장한다. 첫째는 차별과 사랑에 대한 가르침이다. 야고보는 우리에게 이득이 될 만한 사람에게는 호의를 베풀고, 득이 안 될 것 같은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음을 강조한다. 야고보는 이런 행동이 예수가 강조하신 사랑과는 반대된다고 강조한다.
둘째는 참된 믿음이란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궁핍하고 가난한 사람을 무시한다면, 이런 사람의 믿음이 곧 죽은 믿음임을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행하는 행동에는 내가 믿는다는 믿음의 근본과 행하는 것의 일치됨을 강조하는 것이다. 참된 믿음은 항상 예수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말과 부자를 향한 경고
야고보는 한 입으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고, 하나님을 찬송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런 말의 이중성은 사람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데서 드러난다고 한다. 이런 경향은 우리의 마음과 중심의 가치들을 드러내 보이는 이중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 속에서 야고보는 예수께서 산상수훈을 통해 강조하셨던 화평을 강조한다. 또 하나님 나라 공동체인 교회는 부와 사회적 지위로 인해 생긴 분열이 회복돼야 함을 말한다. 그래서 부로 인해 교만해진 부자를 향해, 그들이 가진 재물이 영원하지 않을 것을 말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인내하며 예수께서 재림하심으로 만물을 회복하게 하실 것을 소망해야 하는데, 이런 소망은 곧 기도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분명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경건의 삶
야고보는 서신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경험상 인생에는 고난이 많음을 밝히고 있다. 야고보는 서신을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순교를 당했다. 그러나 그는 인생의 시련과 환난이 인내를 만들어내 우리 인격을 형성하는 역설적인 선물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하나님은 고난 가운데 우리 안에서 놀라운 일을 행하시며 우리가 완전할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임을 말한다. 야고보서에는 ‘완전’이라는 표현이 일곱 번 반복된다. 히브리어와 헬라어에서의 의미는 온전함을 가리키며, 우리의 행동이 예수께 받은 가치와 믿음과 언제나 일치하는 완전히 통합된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야고보는 우리 삶이 모순 가득한 인격 가운데 살아감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깨어진 사람들을 완전케 하는 회복의 능력을 우리에게 행하시며, 이런 하나님의 능력은 자신의 환난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지혜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그분의 성품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구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지혜를 주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참된 지혜란 내 형편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기로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야고보는 만일 가난이 우리 삶을 시련으로 몰아간다면, 시련은 하나님만을 신뢰하게 만드는 선물이라고 가르친다. 이런 삶이 참된 경건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야고보서를 읽어가면서 참된 경건의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 경건의 삶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혜를 통해 이루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야고보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경건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선물이자, 예수의 가르침을 쫓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꼭 읽어야 할 안내서이다. 그러므로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야고보가 강조한 지혜가 필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서상진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대구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