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형 칼럼] 디지털 독재의 그림자와 예언자적 사명
달갑지 않은 발언 효율적 차단
21개국 이미 시행, 종교·사회적
소수 목소리도 쉽게 차단 가능
인권과 자유, 특히 종교의 자유
민주주의 핵심 가치 저해 우려
신앙 공동체, 절대 진리 수호를
AI 심도 있게 이해해 대비책을
성도들 올바른 판단 도움 줘야
AI(인공지능) 기술이 이미 일상에 깊이 스며든 오늘날,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조차 AI를 사회 통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첨단 감시나 정보 검열 같은 정책이 주로 전체주의 국가에서만 사용될 것이라 여겼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정책이 민주 국가에서도 실질적으로 도입·적용되고 있으며, 시민 개개인의 행동과 정보가 분석·추적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정보 유통의 주요 통로가 된 소셜미디어와 검색 엔진 등 디지털 플랫폼들은 AI 알고리즘을 통해 콘텐츠를 걸러내거나 노출 여부를 결정하는데, 겉으로는 폭력·증오·가짜뉴스 등을 막는 장치로 홍보되지만, 정치적으로 ‘달갑지 않은’ 발언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21개국 이상에서 플랫폼에 ‘부적절한’ 표현을 자동으로 삭제·차단하라고 요구하거나 권장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정부나 거대 자본의 입장에 맞지 않는 게시물, 나아가 종교적·사회적 소수의 목소리까지 쉽게 차단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플랫폼 통제는 국가 안보나 선거 개입 차단 같은 명분으로 강화되기도 합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는 외국의 허위정보 유포를 우려해 특정 소셜미디어 서비스 차단을 시행하거나 검토했고, 어떤 신앙적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분류되면 노출이 제한되어 디지털 공론장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플랫폼과 결합한 AI 통제력은 민주사회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검열이나 여론 조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가 복지 사기 방지를 위해 사용했던 ‘SyRI’ 알고리즘은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통합 분석해 취약계층 주민에게 ‘위험 점수’를 매겼습니다. 그러나 특정 가난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결과가 되어 프라이버시와 인권 침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법원은 사용 중단을 명령했습니다.
이는 아무리 선한 목적이라 해도, AI를 통한 등급화가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인권과 자유를 저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또 서방 국가에도 이미 광범위한 금융 신용점수, 보험 위험도 점수 평가 알고리즘 등이 존재하는데, 이를 통합한다면 사실상 사회 신용체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민주 국가조차 이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옵니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통제가 강화되면, 종교의 자유 역시 얼마든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핀란드에서는 전 내무장관이 동성 행위를 죄로 규정한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가 ‘소수자에 대한 선동’ 혐의로 기소된 사례가 있었고, 비록 무죄 판결이 나오긴 했지만 이러한 금지법이 남용돼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종교적 주장에 대해 징계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와 신앙 공동체는 하나님의 절대 진리를 수호해야 합니다. 고대 구약 예언자들처럼 권력이 불의를 행사할 때 교회도 예언자적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하며, 부당한 감시와 검열, 약자에 대한 차별이 벌어지는 곳에는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근거로 시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신약 시대의 세례 요한, 예수님, 사도들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주듯, 하나님의 진리가 훼손되는 현장에서는 담대한 목소리와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어떤 형태의 디지털 독재 앞에서도 굳건히 서야 합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다”라는 전도서 4장 12절 말씀처럼 개개인이 분산돼 있을 때는 위기에 쉽게 흔들릴 수 있지만, 서로 격려하고 함께 기도하는 영적 연대는 어떠한 도전에도 맞설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위협 속에서도 함께 모여 기도하며 성령의 능력을 체험했던 것처럼, 교회 공동체의 단합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목회자들과 교계 지도자들은 AI와 디지털 정책 전반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며, 성도들이 AI 기술의 기회와 위험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알리는 데 힘써야 합니다.
교회가 신학적으로 단단한 토대를 유지하고 영적으로 무장하며 책임 있는 사회적 역할을 다한다면, AI 시대의 다양한 통제와 시련이 닥치더라도 흔들림 없이 복음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곧 자유와 진리라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지키며 길이며, 주님의 계획에서 쓰임받는 주님의 영적 도구가 되는 길입니다.
박순형 목사
웨이크신학원 교수
‘AI 시대 과학과 성경’ 강의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서기
극동방송 칼럼. 국민일보 오늘의 QT 연재
(주)아시아경제산업연구소 대표이사
이학박사(Ph.D.)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Div)
필리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