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 홀 선교사의 정신 잇는 ‘100인 살리기 프로젝트’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감리교 서울연회-고려대, 의료 소외 외국인 위한 협력 모델 세워

교단은 환자에 항공·숙박, 대학은 무상치료 지원
첫 수혜자는 장기간 질병으로 고생한 몽골 환자

▲로제타 홀(Rosetta Sherwood Hall)과, 그가 1921년 제물포 지역의 가난한 여성과 아이들을 치료할 목적으로 세운 인천부인병원. ⓒ로제타홀기념관 제공

▲로제타 홀(Rosetta Sherwood Hall)과, 그가 1921년 제물포 지역의 가난한 여성과 아이들을 치료할 목적으로 세운 인천부인병원. ⓒ로제타홀기념관 제공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감독 김성복)와 고려대학교가 협력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환자들을 돕는 ‘행복나눔프로젝트: 100인 살리기 운동’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치료가 절실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의료 접근이 어려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항공료와 숙박비 등 체류 전반의 비용은 서울연회가, 치료 및 진료는 고려대 의과대학이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연회는 이 프로젝트의 기획 배경으로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을 맞이하며, 단순한 기념이 아닌 실천적 헌신으로 응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감리교 선교의 뿌리이자 한국 여성 의료 교육의 선구자인 로제타 홀(Rosetta Hall) 선교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취지다.

로제타 홀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조선으로 파송된 감리교 선교사로, 당시 여성의 교육과 진료에 헌신하며 1928년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했다. 이 교육기관은 훗날 서울여자의과대학을 거쳐 현재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으로 발전하게 됐다. 그녀의 사역은 단순한 의료 전도가 아닌, 조선 사회 내 여성 인권 향상과 공공 보건 향상에 깊은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서울연회와 고려대는 로제타 홀 선교사의 사역을 오늘의 사회 현실 속에서 재해석하고 실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성복 감독은 “로제타 홀 선교사가 조선 땅에서 보여 줬던 의료 선교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며, 한국교회가 이를 오늘날의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한 결과가 바로 이번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100인 살리기 프로젝트’는 3년간 100명을 목표로 진행되며, 첫 수혜자는 4월 말 몽골에서 입국할 예정이다. 해당 환자는 몽골 감리교 선교사(서울연회 아현교회 파송)를 통해 접수된 사례로, 질병으로 장기간 고통을 받아 왔으나 현지 의료 환경이 열악해 치료를 받지 못했다. 서울연회는 이 환자의 항공편과 체류비를 전액 부담하며, 고려대학교 의료진이 검진과 치료, 재활 과정까지 책임진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의료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소외된 이웃을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 복음을 드러내는 데 의의가 있다고 연회 측은 밝혔다.

서울연회 관계자는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의 책임자로서 고통받는 이들을 실제로 품고 회복시키는 데까지 나서겠다는 선교적 결단”이라며 “때로는 일정이 지연되거나 사정상 성사되지 못하는 사례도 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오히려 환자들을 위한 기도가 더욱 절실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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