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데연, 부교역자 부족 현실과 대책 분석
한국교회가 직면한 ‘부교역자 사역 기피’, ‘목회자 감소’ 상황에서, “평신도 역시 교회와 사회에 파송된 사역자이자 선교사”라는 목회자들의 인식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교회 내 사역 및 소그룹 활동이 중심적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가 최근 넘버즈 284호에서 ‘평신도 사역에 대한 방향성’을 진단했다. 이 분석은 지난해 5월 전국의 담임목사 및 성인 기독교인 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토대로 진행됐다.
한국교회는 현재 전국적으로 부교역자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신학대학원 신입생 충원 현황(대학알리미)을 통해 살펴본 결과, 7개 신대원의 평균 충원율은 85%였으며, 이들 중 총신대와 장신대 두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대원은 정원 미달인 것으로 조사됐다.
목데연의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 조사’ 결과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최근 전임전도사나 부목사를 모집했을 때 ‘지원자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83%로 압도적이었고, ‘있다’는 17%에 불과했다.
부교역자(전도사, 부목사) 청빙 전망에 관해서도 대다수(86%)의 목회자는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해 비관적 의견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성인 예배 설교, 성경 강의, 신앙 지도, 심방 등 목회자의 주요 10개 사역을 제시했을 때, 목회자들은 출석 교인들보다 전반적으로 ‘평신도의 사역 참여 가능성’에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목회자의 절반 이상이 해당 10개 사역 중 6개는 ‘평신도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평신도 사역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 사역’은 ‘심방’(88%)이었고, 이어 ‘새가족 교육’ 82%, ‘교육부서 설교’ 78% 등의 순이었다.
한편 성도들은 ‘새가족 교육’ 72%, ‘신앙 지도’ 65%, ‘심방’ 64% 등의 순으로 ‘평신도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두 집단 모두 ‘장례식 집전’과 ‘성인 예배 설교’ 등 일부 영역은 평신도가 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강했다.
출석 교인이 ‘29명 이하’인 소형 교회 목회자는 31%가 ‘평신도도 설교할 수 있다’고 응답한 반면 ‘500명 이상’ 대형 교회는 그 같은 응답이 8%에 불과해, 교회 규모가 클수록 평신도의 성인 예배 설교 가능성에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재 시무 교회에서 평신도가 하는 사역이 무엇인지를 목회자(담임목사)에게 물었다. 그 결과 10개 사역 분야 중 ‘심방’이 7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새가족 교육’ 44%, ‘영적 지도’ 43% 등의 순이었다.
‘누가 교육부서 설교를 하는지’를 물은 결과, ‘모든 부서에게 목회자가 설교한다’ 61%, ‘평신도가 설교하는 경우가 있다’ 39%로, 10개 교회 중 4개 교회는 실제 평신도가 교육부서 설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서 설교를 평신도가 하는 교회의 담임목사에게, 해당 설교를 왜 목회자가 하지 않는지 물었다. 그 결과, 목회자 과반(51%)이 ‘교회 규모가 작아서 담당 목회자를 청빙할 수 없어서’를 꼽았고, ‘훈련된 평신도가 있어서’ 28%, ‘목회자를 청빙해도 오는 사람이 없어서’ 17% 순이었다.
주요 사역별 평신도가 사역해도 ‘별 문제 없다’ 비율을 분석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긍정률이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게 응답한 사역 영역은 ‘새가족 교육’으로 74%였고, 이어 ‘전 교인 기도회 인도’ 69%, ‘성경 강의’ 69%, ‘신앙 지도’ 67% 등의 순이었다.
평신도에게 교역자 역할을 맡길 때 교회가 준비할 부분은 두 집단 모두 ‘평신도에 대한 성경 교육이나 기초적인 신학 훈련’(1순위)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평신도의 교역자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목회자의 79%, 성도의 55%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목회자는 성도보다 평신도의 교회 내 다양한 사역 참여에 대해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목회자들은 ‘교역자 유무와 상관없이 평신도 사역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해, 동일 항목의 성도 응답률(45%)을 크게 앞섰다. ‘향후 교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성장하는 교회일수록 평신도 사역 강화에 대한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목데연은 “전라남도의 W교회는 ‘1인 1사역’ 원칙을 통해 모든 교인이 자율적으로 사역에 참여하고 있고, 전라북도의 K교회는 ‘평신도 연구사역위원회’를 통해 평신도가 사역 기획에도 참여한다”며 “목회자는 평신도를 ‘채워야 할 인력’이 아니라 ‘함께 사역을 만들어갈 주체’로 인식하고, 설득과 훈련, 위임의 과정을 통해 사역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