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디지털 부활’ 꿈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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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형 칼럼] 나는 누구인가

기독교, 부활 없이는 성립 불가
과학 세계관 트랜스휴머니스트
노화·죽음, 정복 가능하다 여겨
뇌 정보 디지털 저장 영생 추구
복제 데이터 존재, 정말 나인가
믿음으로 죽음 인정, 부활 은혜
기술적 불멸, 신체 취약성 부정
예수님 재림 시 가상에서 부활?

▲죽음 등으로 떠나간 사람을 VR 기술로 재생시켜 다시 만나게 했던 한 방송사의 기획 프로그램. ⓒMBC

▲죽음 등으로 떠나간 사람을 VR 기술로 재생시켜 다시 만나게 했던 한 방송사의 기획 프로그램. ⓒMBC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가 사흘 만에 육체로 부활하신 일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면 우리의 믿음도 헛것”이라고 말씀하셨듯, 부활 없이는 기독교 신앙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학적 세계관이 확산되면서 예수님의 초자연적 부활을 의문시하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동시에 의료기술과 생명공학의 급속한 발전은 인간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노화와 죽음을 ‘정복 가능한 질병’으로 보고, 유전공학·줄기세포·나노기술로 노화를 억제하거나, 뇌의 정보를 디지털로 업로드해 영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 영생을 만들겠다는 태도를 담고 있는데, 이것은 기독교가 말하는 영생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기독교 신앙에서 영생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그리고 죽음 후 부활도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입니다. 그래서 성도들은 죽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부활의 새 생명을 소망합니다.

이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인간의 노력으로 정복해 보려는 기술적 불멸을 추구하는 자와는 정반대 방향입니다. 기술적 불멸을 추구하는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신체의 취약성을 기술로 완전히 없애고자 합니다. 그들은 육체 일부분이 망가지면 인공물로 대체해서 살다가, 뇌조차 정지하면 그것을 죽음이라 보고, 사망 전 복제했던 뇌의 디지털 데이터를 가상 세계에 이동시켜 계속 존재케 함으로써 디지털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한다 해도, 복제된 그 데이터의 정체성이 실제 ‘나’인지 의문이 남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는 날 하나님께서 주신 몸이 아니라, 기계 부품으로 가득 채워진 몸을 가지고 심판 주 앞에 선다고 가정해 보세요. 이 과정에서 자연스런 죽음을 거부한 많은 날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요?

그리고 최후의 심판 때는 불의 심판이 될 것이므로, 나의 의식 데이터가 존재하는 데이터센터 또한 불에 타 없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구원받게 된다 해도, 나의 의식 데이터는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 불에 타 버리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육체는 죽고 썩어 흙으로 돌아가야 하지만(창세기 3:19), 이를 거부하는 나의 모습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왜 네가 창조주처럼 굴었느냐, 왜 나를 신뢰하지 않았느냐”라고 책망하시지 않을까요?

그러므로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어떠한 신앙적 사고를 해야 할지는 자명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부활은 죽음을 통과해 완전히 새로워진 몸을 얻는 것이며, 단순히 낡은 육체를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죄와 사망이 없는 새 창조 세계에 들어가는 희망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처럼 죽음을 받아들이고, 부활을 믿으며, 더 오래 살기보다 하나님의 뜻에 맞춰 의미 있게 사는 것을 중시해야 합니다.

물론 인공지능 시대에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죽음과 영생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 갈망을 과학기술에 의존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이 그 정도를 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욕망을 가진 인간임에도 외면하지 않으시고, 사랑과 자비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 주시며, 마음을 돌이켜 본질을 볼 것을 말씀해 주시고, 부활과 영생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부활의 메시지를 현대 세계에 선명하게 전해야 합니다. 또 과학기술을 하나님이 주신 도구로 선용하되, 그것이 숭배 대상이 되지 않도록 분별해야 함을 전해야 합니다.

인간이 과학기술로 수명을 크게 연장한다 해도, 결국 생의 본질적 주인 되시는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에 진정한 생명의 영원함은 과학기술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 안에서 발견할 수 있음을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또한 예수님의 부활은 2000년 전 무덤에서 시작된 빛이며, 지금도 변함없이 인류의 희망을 밝혀주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모두가 함께 감당해야 할 소중한 사명입니다.

▲박순형 목사.

▲박순형 목사.

박순형 목사

웨이크신학원 교수
‘AI 시대 과학과 성경’ 강의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서기
극동방송 칼럼. 국민일보 오늘의 QT 연재
(주)아시아경제산업연구소 대표이사
이학박사(Ph.D.)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Div)
필리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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