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BAM 전 사무총장 데이비드 루이스 목사 인터뷰
지난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파나마에서 열린 ‘COMIBAM(남미선교협력체) 2025’ 콘퍼런스에 참석한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가 COMIBAM 운동의 발전, 과제 및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COMIBAM 설립 회원이자 전 사무총장인 데이비드 루이스(David Ruiz) 박사는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과의 인터뷰에서 선교에 대한 개인적인 여정, COMIBAM 설립 초기의 통찰, 그리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계적 맥락 속에서 라틴아메리카 교회들이 어떻게 대위임령에 지속적으로 순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지역교회 사역과 대륙 선교에 깊이 뿌리내린 루이스 목사는, 라틴아메리카가 세계 선교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조직과 관계를 구축하는 데 평생을 바쳐 왔다. 그의 선교 여정은 1980년대 초, 신학자이자 전략가인 윌리엄 테일러(William Taylor)가 이끌던 과테말라 지역교회가 세계 선교에 대한 성경적 사명을 깨닫기 시작하며 예상치 못하게 시작됐다.
루이스 목사는 “1983년에 우리 교회는 관점의 전환을 경험했다. 당시 라틴아메리카에는 선교사를 파송할 인프라나 상상력이 매우 부족했지만, 우리는 미전도종족에게 다가가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각성은 이 지역에 정식 교육 기관이나 단체가 설립되기 전에 이뤄졌다. 그는 우리는 아무런 로드맵도 없던 상황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의 교회 동료들은 라틴아메리카, 스페인, 그리고 라틴계 디아스포라를 아우르는 협력 선교 플랫폼인 COMIBAM(Cooperación Misionera Iberoamericana)의 기획 과정을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줬다. 루이스는 이후 자신이 선교 활동의 ‘황금기’라고 불렀던 시기에 같은 교회의 담임목사가 됐다.
지역 선교운동에서 교회의 역할이 커지면서 루이스는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가 더 많아졌고, COMIBAM의 사무총장으로 추대받아 전략 회의와 내부 재평가 과정을 이끌며 운동의 장기적인 정체성과 사명을 구체화했다.
2000년 단체의 회장직을 맡은 그는 △선교에 있어 지역교회의 중심성 △지원적이면서 주도적이지 않은 선교 기관의 역할 △효과적인 타문화 참여를 위해 교회를 훈련시키는 훈련 센터의 필요성을 COMIBAM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핵심이 될 세 가지 기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이 운동이 지역 전역에서 성숙해지고 확산되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2006년 COMIBAM에서 임기를 마친 후, 루이스는 세계복음연맹 선교위원회(World Evangelical Alliance Mission Commission)의 부국장(후에는 상임이사)으로서의 새 임무를 맡았고, 그곳에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얻은 교훈을 세계 다른 지역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동아프리카와 동유럽 국가들을 방문해 우리가 개발한 모델을 공유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여러 곳에서 그러한 통찰력을 자국의 현실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후 루이스는 선교단체인 ‘아반떼 에스파뇰’(Avante Español)을 이끌며 라틴아메리카 지역뿐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에서 온 선교사들을 파송하는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 사역을 확장하려던 중 중대한 장애물에 부딪히게 됐다. 많은 교회가 선교에 대한 비전, 구조, 그리고 신학 부족 등으로 선교사를 파송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이러한 발견을 계기로 교회들이 하나님의 세계 선교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이해하도록 돕는 초교파적 플랫폼인 ‘미셔널 교회 네트워크’(Missional Church Network)를 설립하게 됐다. 우리는 목회자들과 직접 협력해, 그들이 성경적 비전을 깨닫고 파송 교회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단계를 밟도록 돕는다”고 했다.
루이스 박사는 오늘날의 COMIBAM이 20년 전 자신이 만들어낸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훨씬 더 다양성이 커졌다. 우리 시대에는 교회, 선교 단체, 훈련 센터가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성경 번역, 빈곤층, 원주민, 장애인 사역 등 더 광범위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이 확대되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리더 중 상당수는 제가 재임했을 당시 참여자나 신입 직원이었다. 이제 그들이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고무적이며 장기적인 투자의 결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루이스는 오늘날 COMIBAM의 리더십이 새로운 압력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및 지역 기구들이 COMIBAM이 자신들의 의제를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강한 기대를 하고 있다. 우리도 그런 경험을 했지만, 그 기대는 더욱 커졌다고 생각한다. 토착적인 비전을 유지하면서 이러한 역학 관계를 헤쳐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많은 참가자들에게 이번이 첫 COMIBAM 회의다. 그들은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에게 이 행사는 연장선이라기보다는 시작점이다. 이는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했다.
남북 관계와 상호성을 위한 투쟁
루이스가 다룬 더 광범위한 과제 중 하나는 선교에 있어 북반구와 남반구 간의 관계 변화다.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한 남반구 지역들이 선교를 파송하는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권력, 대표성, 그리고 상호 존중에 대한 문제가 부각됐다.
그는 “좋은 소식은 세계교회가 하나님께서 이곳에서 하시는 일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그리고 그 외 여러 지역의 지도자들이 이 대회에 참석해 관찰하고 배우려 했다. 이는 존경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했다.
또 글로벌 기구 내 라틴아메리카 리더십의 증가를 언급하며 “이제 라틴아메리카 출신 인사들이 국제 기관들을 이끌고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 지역이 선교사를 파견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위상을 갖춘 리더들을 배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븥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식민지적 패턴이 여전히 남아 있다. 어떤 단체들은 여전히 우리를 ‘북부에서 시작된 운동의 계승자’로 여기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배턴을 주시는 것이다. 누군가가 아닌 이 세대를 위해 우리 손에 새롭게 맡기시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그들의 유산이 아니라 우리의 소명”이라고 했다.
아울러 라틴아메리카의 목소리가 전략 기획 논의 과정에서 종종 배제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우리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지만,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에는 초대받지 못한다. 이는 어려운 과제다. 형식적인 참여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파트너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루이스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지역교회 참여가 정체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그는 “파견되는 선교사의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선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회의 수는 정체되고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한때 선교운동의 선두주자였던 교회들이 더 이상 선교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추세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교회의 세계적 소명을 다시 깨닫게 하고 성장이 선교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MIBAM 2025을 마치며 루이스는 3가지의 당부를 전했다. 그는 “먼저, 이 대회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의 시작으로 여겨지기를 기도한다. 특히 처음 참석하는 이들은 열방을 향한 새롭고 도전적인 비전을 품고 교회와 기관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둘째, COMIBAM이 세계 선교 논의에서 더 큰 존중과 참여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단순히 실행자가 아니라, 전략이 수립되는 자리에 함께해야 한다. 셋째, 교회의 중심성에 대한 새로운 헌신을 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기관 중심 모델로의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교회는 선교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설계하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선교 운동의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