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영 기자]광성교회, 시련의 계절 언제까지

김근영 기자  gykim@chtoday.co.kr   |  
21일 오후11시, 광성교회 현장에서 느닷없이 호출이 왔다. 밤늦은 시각에 예배당 앞에 차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운이 감돈다는 말에 택시를 부르는 손길이 분주해졌다. 발걸음은 무거웠다.

성도수 8천여명에 이르는 대형교회가 사분오열된다는 말은 이미 교계로 널리 퍼진지 오래다. 당회장과 원로목사간에 기득권 갈등이 성도들에게까지 확산돼 현재 당회장 지지파와 반대파의 극단으로 치닫았다.

당회장실을 폐쇄하자 철문이 부서지고 당회장 설교를 방해하자 예배당에는 급기야 용역업체가 파수꾼 역할을 맡게 됐다. 원로목사의 정치적인 사주였다는 의혹이 있는가하면 다른 한 측에선 사리분별 못하는 어리석은 성도들이 문제라는 지적까지 진단도 다양하다.

택시안에서도 그 대화는 계속됐다. 동행한 사진기자와의 대화를 살피던 운전기사도 '요즘 TV에 나오는 그 교회가 맞냐'며 한마디 거든다. 말수가 줄어든다. 교회도 세상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식의 푸념이 나오진 않을지 초조하기까지하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체험담이 있다며 간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중에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졸음에 갓길로 향하는 자신의 차를 발견했다고 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이 주행했을 길목에 다중추돌 사고가 발생한 상태였고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비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간증은 길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간증이 교회를 다니고자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시위하는 교회앞에 다다랐다. 그로부터 10분뒤, 지하예배실에서는 무려 2시간이 넘는 간증집회가 이어졌다. 간증 사회자는 "(광성교회)은혜로운 분들이 왜 여기(당회장 반대측)에만 다 몰려있느냐고 당회장이 말한적도 있다"며 참석자들을 치하하기까지 했다.

광성교회 사태는 이미 공중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 도토리 키재기라는 말이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교회 내부에는 최소한의 책임있는 목소리는 없이 심판관들만이 들어차 혈안이 되어있진 않은가.

이날 새벽 1시경까지 몰려든 성도수만 8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서로를 물고 뜯는 정죄의 틈바구니속에 갓길로 인도하시는 은혜가 깃들 자리는 남겨두었나, 광성교회는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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