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그리고 교회의 역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끊임없이 하나됨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실의 우리 교회들은 너무나 많은 분열을 겪고 있다. 같은 예수를 믿고 같은 성경을 보지만, 혹은 교리적인 이유로 혹은 정치적인 이유로 이 땅의 교회는 무수히 갈라져왔다.
그리고 그러한 교회의 분열은 적지 않은 폐단을 낳아왔다. 이유야 어찌 됐든 교회가 갈라지고 분쟁을 겪는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비판과 조롱을 받게 됐으며, 큰 교세를 가지고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응집력은 규모가 작은 타 종교에 비해서도 오히려 뒤떨어졌다. 교단간에 간혹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경쟁이 종종 일어나면서 교회의 힘이 낭비되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교회 내에서 요한 칼빈 500주년을 맞아 장로교회들을 중심으로 연합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장로교단들은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요셉 목사, 이하 한장연) 주최로 ‘장로교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에서 이들은 칼빈이 드렸던 방식에 따라 경건한 순서로 예배를 드리는가하면, 차이를 넘어 화합으로 가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로교단들을 중심으로 한 연합운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급격히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4개 장로교단이 연합예배를 드렸고, 이후 예장 통합이 예장 합동, 예장 합신, 기장 등과 강단 교류를 연이어 갖고 있기도 하다.
장로교가 많은 교단 분열을 겪었지만, 위대한 종교개혁자이자 신학자인 칼빈의 정신을 따르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인만큼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은 올해 이같은 연합운동은 더욱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굳이 기구적 일치까지는 지향하지 않을지라도, 건강한 협력과 연합을 통해 얼마든지 기독교 전체의 발전과 유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부족한 점도 많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번 ‘장로교의 날’ 행사만 보더라도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지만 중간중간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각 교회와 교단별로 예배 형식에 차이가 있는만큼 동일한 형식의 예배를 드리던 도중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들이 연출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을 한계로 봐선 안된다. 오랫동안 갈라져 지내온만큼 그같은 어색함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 정도는 다양성이라는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기독교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에 분발한다면 좋을 것이다.
성경은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고 말한다. 오늘날 교회들이 굳게 붙들고 힘써야 할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