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한국교회, 군부대에 관심가질 때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  
군부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지난 한주간 온 나라의 눈과 귀가 군에 쏠렸다. 선임병들의 언어폭력으로 전우들을 몰살시키려 한 김 일병의 범행 동기나 범행 과정이 소상히 보도되면서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아들을 잃은 유가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 군의 진상조사에 대한 논란, 국방부 장관의 사퇴 표의 등 이번 사건의 파장은 대단했다. 이 뿐이 아니다.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오늘의 신세대들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병영 문화와 열악한 내무환경에 대한 지적도 언젠가는 논란이 이뤄져야 했을 것이나,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기자는 김 일병의 개인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듯 하다. 특별한 정신병력은 없었으나, 평소 컴퓨터 게임을 좋아했고, 내성적이며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김 일병은 오히려 주위 동료들과 상병들에게 괴로움을 주었다고 여러 사람이 증언했다.

그는 확실히 상식을 뛰어 넘는 행동과 말로 주위를 더욱 당황하게 하고 있다. 자신을 욕하는 상병들에게 스스럼 없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쏘며, 확인 사살까지 하게 한 그의 증오심은, 생명을 앗아 간 것에 대한 죄책감도 덮고 자신의 범죄 행위를 마치 정당방위처럼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김 일병은 이번 사건과 전혀 관계 없이 피해를 입은 병사들과 유가족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으나, 고인이 된 자신을 욕한 상병에 대해서는 조의를 표하는 마음도 없었다.

병역 면제 대상이 대폭 감소하면서 육군인성심리검사에는 김 일병 같이 지휘관의 보호 없이는 생활이 힘든 사병들이 매년 2만 4천여명이라는 통계도 나왔다. 이들은 외견상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해 둘 경우 보이지 않게 군내 분위기와 사기를 떨어뜨리고, 이번 사건이 보여주듯 더 큰 사고를 불러 올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휘관들이 관심 사병까지 정상적으로 교육시켜야 한다면 너무 큰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는 군선교단체에 ‘SOS’를 보낸다. 한 장병의 돌발 행동이 본인은 물론 8명의 젊은이와 얼마나 많은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보면서 소외된 한 영혼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한 것이다.

군생활 부적응 병사를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인 비전캠프를 더욱 활성화 해야 할 것은 물론, 평소 일반 병사들과 부담없이 상담 할 수 있는 군종장교의 인원을 대폭 확대하며 효과적인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리하여 2020년까지 전 국민의 75%를 복음화한다는 비전 2020운동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아야 한다. 한국교회도 ‘사랑’을 구호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미래 출석교인들이 될 장병들을 위해 전문 군선교단체와 협력하에 실제적인 군선교에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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