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갑 장로의 성경 속 수학이야기(8)
천국 이야기를 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 중에 천국에 이미 선한 사람들이 많이 갔기 때문에 더 이상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농담조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지옥이 워낙 나쁜 사람들로 가득찼기 때문에 자기가 갈 자리가 없으니 자기는 절대 지옥에 안 갈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천당과 지옥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를 잘 모르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1,2,3,4… 로 계속돼는 자연수는 끝이 없는 무한수열이다. 만일 마지막 수가 있다고 가정한다 해도 그 마지막에 1을 더한 수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수는 그 끝이 없는 것이 확실하다.
이런 무한개념이 천당과 지옥의 크기에도 응용되기 때문에, 혹시나 천당이 만원이라 자기는 더 이상 천당에 들어갈 자리가 없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의 기우를 말끔히 씻어주고 있다.
호텔에 손님이 새로 왔을 때 만일 그 호텔의 방이 모두 투숙객으로 차 있었다면 새로 온 손님을 그냥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손님을 보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방법이 있다면 호텔도 좋을 것이고 손님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은 당연하다.
어떻게 처리해야 쌍방이 다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좀 억지스런 방법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가능한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해 본다. 먼저 1호실 손님에게 2호실로 옮겨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새로 온 손님을 1호실로 안내한다. 그러면 새로 온 손님은 일단 방을 배정 받게 된 것이다. 물론 1호실 손님이 2호실로 들어 가기 위해서는 2호실 손님이 3호실로 옮겨야 한다. 이런 방법을 계속해 나가면 손님들이 방을 옮기다가 날이 샐 것이고 그 때는 이미 체크 아웃하며 퇴실해 버릴 손님도 생길 것이기 때문에 방 이동 문제는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된다.
이와 같은 방법을 무한개념에 확대 적용시키면 설사 지옥이 만원이라 할지라도 나쁜 사람을 한 사람 더 지옥에 보내는 것은 문제 없이 해결된다. 마치 호텔에 방이 무한 개 있는 경우와 같은 이치로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지옥에 떨어져 방금 들어 온 사람을 1호실에 넣고 1호실에 있던 지옥 사람을 2호실로 옮기는 것이다. 그리고 나선 2호실에 있던 사람은 3호실로 옮기고 하면서 계속 옮기면서도 무한히 있는 방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게 된다.
만일 지옥에 있는 사람 수 만큼 많은 수의 사람이 한꺼번에 지옥에 오면 어떻게 될까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의 해결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이미 지옥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 방 번호의 두 배에 해당되는 방으로 옮기라고 안내 방송을 하면 되는 것이다. 즉, 1번 방에 있던 사람은 2번 방으로, 2번 방에 있던 사람은 4번 방으로, 3번 방에 있던 사람은 6번 방으로 이렇게 계속 옮기면 기존에 있던 지옥 사람 수 만큼의 홀 수 번호 방들이 비워지게 된다. 여기에 새로 지옥에 온 수 많은 사람들에게 1,3,5…번과 같이 홀 수 번호를 부여하고 각자 해당되는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여 빈 방을 채워간다면 방 문제가 쉽게 해결되어 버린다.
천당의 방도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온다 해도 방 문제는 결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낸 수학자가 독일의 힐버트(1862-1943)인데 그의 이름을 따라 ‘힐버트의 호텔 이야기’로 알려지고 있다. 힐버트가 천당과 지옥을 직접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말한 호텔 대신에 천당이나 지옥을 기정해 본다면 쉽게 이해가 된다.
우리는 천당과 지옥이 결코 만원이 될 수 없음을 명심하고 믿음생활을 굳게 하여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갔을지라도 또 들어갈 자리가 있는 것이다. 또 한 지옥이 만원이라고 하면서 절대로 지옥에 가지 않을 것처럼 큰소리 치는 사람들에게도 지옥의 문은 활짝 열려있어 그 속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없을 정도라는 것도 일깨워줘야 할 것이다. 힐버트의 이야기 중 호텔을 지옥으로 바꾼다면 악인이 들어갈 지옥은 결코 만원이 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