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으로 병 치유를 받다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아프리카 자전거 순례 2만 리 26] 에티오피아, 자전거 여행

길섶에 한동안 앉아있는 내 머리 속에서는 별별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것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사고였습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우연한 사고였습니다. 얼마 후 나는 자전거를 끌고 코카 호반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나에게 자전거 사고를 일으키게 한 ‘호반새들과의 무도회’를 카메라에 담아 나의 영혼이 호반새들과 평화의 춤을 추었던 일을 오래오래 간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지 나흘째 되는 날, 풍치 좋은 대지구대의 호수 길을 달리는 순례자의 심령은 참회와 감사로 충일해 있었습니다. 이틀 전에 순간적으로 발생했던 자전거 사고로 하나님께서 그 알량한 지혜 하나를 주시지 않았다고 주님을 원망했던 것을 회개했고, 신체에 더 큰 상처를 받지 않은 것과 그 상처의 아픔과 흘린 피를 통하여 주님의 십자가의 보혈을 되새길 수 있었던 것을 주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날 자전거에서 넘어졌을 때, 만일 손바닥과 팔꿈치가 그 지체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 십중팔구 나의 상체가 길바닥에 곤두박질하여 앞으로 넘어졌더라면 필경 안경이 박살나 눈을 다쳤거나 아니면 얼굴을 크게 다쳤을 것입니다. 그리고 뒤로 넘어졌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장거리 도로 주행 중에는 헬멧 착용이 필수적인데, 여행 중에 줄곧 헬멧을 쓰지 않았던 나는 아마 두뇌를 크게 다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아마 뇌진탕을 일으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되어질 일들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달리는 순례자에게 주님께서 큰 진리 하나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얼굴과 머리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섬기는 교회는 주님의 몸이요, 그리스도는 교회의 얼굴과 머리입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한인교회’와 교회를 섬기는 일에 불충실한 내 자신을 뒤돌아보았습니다.

▲ 순례자는 자전거 사고를 일으키게 한 ‘호반새들과의 무도회’를 카메라에 담았다.

▲ 순례자는 자전거 사고를 일으키게 한 ‘호반새들과의 무도회’를 카메라에 담았다.

청지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집사’라는 악세사리를 무슨 감투마냥 거추장스럽게 달고 다닙니다. 말씀 충만, 성령 충만, 사랑 충만한 박수옥 담임 목사님이 나에게 세밀한 음성으로 이렇게 권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집사님, 집사님의 작은 지체의 아픔으로 주님의 머리되신 교회를 잘 섬겨주셔요”

선교 여행 중에 하나님은 시시때때로 이와 같은 영적 훈련을 통하여 순례자에게 진리의 꼴을 먹이셨습니다.

자전거 사고로 팔과 다리를 다쳤는데도 하루 평균 5시간 동안 안장에 앉아서 70여 킬로미터를 달려도 몸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조금도 피곤하지 앉았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대지구대 호수 길을 달리며 내가 가장 즐겨 불렀던 찬송가 465장을 통하여 주님께서 주신 기적의 선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내 몸의 약함을 아시는 주 못 고칠 질병이 아주 없네.
괴로운 날이나 기쁜 때나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시네-

이 찬송은 치유의 영력(靈力)도 있었습니다. 여행 초기에 고질인 알레르기 기침과 설사병(이질)으로 고생했을 때 이 찬송을 기도하듯 늘 흥얼거렸는데 며칠 후에 깨끗이 고침을 받은 것은 물론입니다. 건강을 회복한 후에도 하루에 두 끼만 먹고 한 끼를 굶는 것이 일상이 되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한 끼 굶은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굶어도 배가 고프거나 허기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혼 깊숙한 곳으로부터 기쁨의 활력이 샘솟았습니다. 그것은 커다란 영적 체험이었습니다.

평화의 순례자 안리 강덕치(E-mail: dckang2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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