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탈출 위해서는 강제력이 다소 필요하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 (31)-알콜 중독[25] 상담치료(11)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상담치료는 알콜 중독자를 심리적으로 치료하는 작업이다. 심리적인 치료란 심리 및 정신의 문제를 긍정적 차원으로 변화시킨다. 이때 그들의 심리 뿐만 아니라 정신적 문제, 그리고 영적 문제까지 다룬다. 이런 점에서 상담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술에 대한 갈망을 해소하거나 중단시키는 것이다. 이는 술을 마시고자 하는 갈망욕구를 효과적으로 중단시킴을 의미한다. 이때 인간에게 원초적으로 존재하는 욕망이나 욕구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결핍을 인식하거나 충족·해소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알콜 중독자를 보다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치료하려는 시도일 뿐 아니라, 인간이 욕구에 결핍됐을 때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가 알콜 중독이라는 가설이 가능하다. 여기서는 중독자의 본능 억제에 초점을 맞춰 기술한다.

1. 강력한 정신 억제 방법을 활용하라!

지금까지 우리는 알콜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그들의 본능을 이해하고 충족하는 점에 중점을 뒀다. 중독 현상이 단순히 외면보다 내면의 보이지 않는 결핍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본능을 강압적으로 억제하는 방법도 치료의 또다른 방법이 되는 점을 제시하려 한다. 실제로 정신을 억제하는 강력한 방법은 행동 중단에 효과가 있다. 알콜 중독자들의 의지로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 중단이 주변 환경이나 강압적인 방법으로 조절됨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강한 훈련을 받는 단체의 일원이나 군대, 특히 특수부대의 정신무장이나 훈련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보면 알 수 있다. 학생들이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으면서 공부하면 좋은 효과를 올리는 점은 강한 정신억제 방법을 활용한 단면이다. 그런 강력한 방법이 정신을 억제하거나 통제하는 데 기여하므로 중독 치료에서도 적용하는 것이다.

강력한 억제가 어느 정도 효과를 획득한다면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기에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신앙적으로 잘못된 이단(異端)의 특수훈련 방법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들의 특수한 정신훈련은 우리가 이상하게 여기고 원인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행동의 동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이 얼마나 강력하면 일반적인 방법이나 원칙적이고 정상적인 규범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정되는 정도인가 말이다. 이런 것은 그 방법의 당위성이나 진위 여부를 넘어 강력한 정신의 억제가 중독자들에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런 강력한 방법이 어떤 작용으로 정신을 변화시킬 힘을 발휘할까? 그것은 정신에서 영향을 미치는 작용의 효과를 이룬다는 점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그러니까 강력하게 정신을 억제하면 어떤 경우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는 성격이 다르지만 원리적 측면에서는 동일한 점에서 우리는 강한 약효를 발휘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와도 비교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점에 착안해 알콜 중독자를 치료하는데 특수한 경우로서 환각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환각제에 대한 연구는 초기 ‘정신병 모델’개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정신이상 발현(psychotomimetic)을 연구하는 학파에서는 환각제를 투여하는 것이 자아기능 붕괴와 현실검증 능력상실을 초래하는 ‘독소’를 뇌에 주입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치료를 위한 환각제의 투여라 해도 일시적 정신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각제 경험과 자연발생적 정신병을 현저한 차이에 중점을 두고 체계적으로 비교해 본 결과, 정신분열증 환자에게서는 환청, 정서적 단조로움, 철수, 잦은 망상이 나타나는 데 비해 환각제에 취한 사람들에게서는 시각적 환상, 정서적 불안정성, 함께 있기를 좋아함, 드문 망상이 나타났다. 여기서는 환각제를 투여한 정신분열증 환자와 환각제에 취한 사람 사이에는 ‘표면적으로 많은 유사점이 있지만, 전체적인 임상증후군은 크게 다르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러한 발견과 함께, 자연발생적인 정신분열증을 유발하는 ‘정신독성 물질’ 발견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 연구자들은 정신이상 발현 패러다임을 포기했다. 그러나 최근 연구자들은 환각제 체험 상태와 급성 정신병 상태의 관계를 탐구하고, 정신병리 증상들을 연구하는 도구로 환각제 사용에 다시 관심을 가졌다. 이런 점을 기술한 것은 환각제를 투여해 치료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억제하려는 방법으로 다양한 방법이 활용됨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노력을 감안해 우리는 알콜 중독자들에게도 강력한 정신억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은 역설적이어서 자칫 역효과를 경험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시도다. 이전의 상담치료 방법이 모두 욕구나 본능을 이해하고 풀어주거나 해소하는 방법이었다면, 지금은 반대로 본능이나 욕구의 억제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당히 제한적인 사용을 전제로 한다. 중독자들에게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호감호소나 병원 등에서 실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방법은 본능과 관련된 것을 연계시켜 활용하는 것들이 주안점이 되는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이다. 음식 섭취는 생명의 기초다. 음식을 먹는 것이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이라면, 그 중단은 생명의 단절이다. 신앙인들이 일부러 금식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도 이기기 어려워 금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인위적으로 중단해도 그만큼 힘들어, 금식이 끝나면 먹는 것이 그렇게 소중함을 새롭게 깨닫는다.

이런 음식 섭취와 관련해 술을 억제하지 못하고 마시는 경우 음식을 제한하자는 것이다. 그들에게 매일 일과를 기록하게 해 술을 마셨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이므로, 잘 지키고 있는지 감독자가 점검해야 한다. 이 방식은 성격상 행동주의에서 상벌 개념으로 사용하며, 술을 마신 경우 벌을 가하는 방식이다.

둘째, 활동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인간은 자유를 근본적으로 원하는 본능이 있다. 이 자유는 민주주의 나라에서 큰 장점이다.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 살 수 있는 거주 이전의 자유다.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고, 그곳에서 살고 싶으면 살 수도 있다. 이런 원리에서 활동을 제한하면 누구라도 억압을 경험해 답답함을 느낀다. 알콜 중독자들에게 활동을 제한해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다. 활동 제한은 본질적으로 자유롭고자 하는 본능을 활용해 알콜 중단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규칙에 따르는 만큼 활동 범위가 넓게 허용된다.

이런 활동 제한은 소극적인 방법이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시행되는 방식이다.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병원 규칙에 얼마나 따르는가에 따라 병동을 벗어나지 못하고, 어느 정도 규칙에 따르면 병원 내 가게나 휴게소에 갈 수 있으며, 매우 잘 지키는 경우 산책이 허용되거나 보호자 면회시 함께 병원 내 일정 구역 외출이 허용된다.

셋째, 가족과의 면회나 만남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가족의 만남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측면이다. 인간은 가족으로부터 출발하고 가족에서 사회로 나간다. 가족은 사회생활을 하는 기초이며 가정은 그 베이스캠프가 된다. 개인에게 가족은 삶의 근원이기에 언제나 가장 즐겁고 슬픈 경우 가족을 찾는다. 가족과 만나면 위안이 되고 새로운 원기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중요성을 갖는 가족과의 면회나 만남은 특히 알콜 중독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들 중 하나다. 이런 특성을 연계시켜 알콜 중단을 지키지 않을 경우 면회나 만남의 횟수를 제한한다. 이 경우 본능을 제한하는 방법이어서 비인간적이지만, 일시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 잠재 능력을 자각하게 하라!

인간에게는 누구나 잠재 능력이 있다. 어떤 사람은 잠재력을 잘 사용하지만, 다른 사람은 이를 전혀 모른 채 지나기도한다. 잠재능력 개발은 대개 최면에서 자기 마음을 조절하는 일종의 ‘마인드 콘트롤’ 일환으로 실행된다.

최면에는 ‘인간은 소우주’라는 신념이 있다. 이런 신념은 인간의 신체 구조와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 작용기전은 빈틈이 없으며, 인간의 몸을 컨트롤하는 정보가 잠재의식에 모두 담겨있다고 한다. 잠재의식은 몸의 모든 신체조직과 세포조직, 호르몬 체계와 혈관조직을 관할해 의식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적절한 조치를 해 변화무쌍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인간이란 과학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므로, 살아갈 모든 정보가 잠재능력에 고스란히 저장된 점에 주목한다. 인간의 잠재의식은 건강한 방법과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의 욕심과 편리함을 쫓는 속성이 잠재의식 정보를 왜곡하거나 변형시켜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만든다.

최면으로 정신질환을 치유하는 학파에서는 최면치료의 효과를 주장한다. 최면치료 과정은 21세기 최첨단 과학으로 각광받는 유전공학과 줄기세포 이론이 최면치유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전공학이 인간의 여러 질환을 유전자 염기서열 변형에서 온다고 설명, 염기서열을 정상화시켜 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과 대립된다. 유전자 정보를 이루는 염기배열은 매우 약한 고리로 조립돼 있어 파리 두 마리의 힘 정도로 뗐다 붙였다 할 만큼 가느다란 구조다.

줄기세포 연구가들은 인간의 모든 세포는 모든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염색체를 갖고 있으며, 어떤 장기가 손상을 입을 경우 다른 세포들이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다른 신체 조직을 배양하여 인체와 똑같은 장기를 생산해 대체한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혈관이 꽉 막힐 경우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고 난소를 제거한 환자에게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보고되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최면치유 과정은 무의식의 잠재 능력을 자각시켜 치료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이를테면 환자를 최면상태, 이를테면 잠재의식이 완전히 열린 상태로 유도해 몇가지 간단한 기법으로 치료한다. 이런 점에서 최면치유는 ‘인간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게 무한한 잠재능력을 타고났다’는 믿음에 근거한 치유법이다. 인간에게는 최면 암시가 유전자 염기서열을 정상화시킬 수 있고, 손상된 조직을 대신하도록 다른 세포를 새롭게 분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방법으로 치유한다. 이때 자신의 생각이 그 수단이기에 자신이 건강하다고 믿을 때 건강하고, 병들었다고 믿을 때 병에 휘둘린다는 원리를 인식하고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꾸려가야 한다.

오늘날 의학에서는 잠재능력 계발원리를 실제로 치료에 사용한다. 바로 정신용해(psycholytic)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는 환각제의 잠재력을 사용해 마음의 무의식 내용을 의식적으로 자각한다. 적은 양의 환각제를 여러 회기에 걸쳐 주의깊게 양을 조절해 적정하게 투여하면, 환자의 사고력이나 언어표현 능력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무의식 요소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때 치료자는 환자의 개인적 심리역동 내에서 작업하며, 정신의 원형적 또는 무의식적 수준으로 들어가는 것을 피한다. 유럽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이 치료법은 성격장애 환자들, 정신 신체성에 문제를 가진 환자들, 심각한 정신적 상처(트라우마)의 희생자들에게 가장 효과가 있었다.

이런 정신용해 정신치료의 명백한 실례는 책 <시비티 환상(Shivitic: A Vision)>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 ‘Ka-tzetnik 135633’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유태인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얀 바스티안(Jan Bastiaans) 지도 하에 강력한 환각제인 리세르그산디에틸아미드(lysergic acid diethylamide: LSD)의 도움으로 이뤄진 5번의 회기에 대해 기술한다. 그는 환각제의 영향에서 바스티안의 부드러운 격려로 나치 수용소에서 겪은 경험을 정서적으로 재경험하고 정화시켰다. 이 치료는 30년 동안 지속됐던 우울증과 ’생존자 죄책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감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바스티안은 대학살의 생존자에게서 발견되는 심각한 트라우마를 재경험하는 데 대한 저항을 깨뜨리는 것은 LSD같은 강력한 물질임을 발견했다.

이상에서 기술한 것은 알콜 중독자들에게 잠재능력을 계발하는 방법을 입증한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서 우리는 알콜 중독자들에게 어떻게 잠재능력을 계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가능하겠지만, 신앙의 정도를 강화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신앙은 인간의 정신에너지를 놀랍게 강화 및 증가시키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런 효과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체험하지만, 특별하게 체험한 이들은 더욱 그 효용성을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알콜 중독자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갖도록 해 정신을 긍정화시켜야 한다. 이 경우 보다 강력한 강압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런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신앙 단체나 시설에서 특수하게 훈련을 시킬 수 있다. 신앙을 강화시키면 자신의 심리나 정신 상태가 긍정적으로 변해 에너지가 갑자기 활성화되거나 증가될 수 있다.

3. 신비한 영적 경험을 하게 하라!

신비한 영적 경험은 개인 심리나 정신을 변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인간의 심리 및 정신을 변화시키는 데 신비한 능력은 점차 인정되고 있는 추세다. 신앙으로 놀라운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기독교는 체험의 종교다”는 말은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여러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런 신비한 체험에는 거듭나는 경험, 성령과 교통하고 성령이 충만하게 되는 경험, 기도응답을 받는 경험, 병으로부터 고침받는 신유(神癒)의 경험, 기질과 성품이 변화되는 경험 등 실로 다양하다.

거듭남이란 육신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죄 씻음을 받고 성령으로 주어지는 새 생명, 곧 영생을 얻어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난다. 이는 참 놀랍고 신비한 체험이다. “예수님께서 나의 주님이시며 나의 구세주입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은 자기 안에 성령께서 머물러 계시는 신비체험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자기 안에 성령께서 거하시는 신비체험 뿐만 아니라 성령 충만의 신비체험도 할 수 있다. 성령 충만에 관해 우리는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를 체험으로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 기도가 응답되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고 신기한 일이다. 성경에는 기도응답에 관한 약속의 말씀이 많이 있으며, 수많은 사례들도 있다. 하나님께 기도해 응답받는 일은 참으로 기이하고 신비한 체험이다. 신유의 체험은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저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얻으리라(약 5:15)”는 말씀에 기초한다. 성경에는 신유에 관한 약속들이 많이 기록돼 있고 사례도 많다. 실제 이런 신유 체험을 한 사람들도 많다. 이 때문에 믿음과 기도로 치유되는 신유 체험은 믿는 자들에게 여러 신비한 것들 중에서도 실로 신비한 체험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변하기 어려운 기질이나 성품이 변하는 신비한 체험도 있다. 사람은 타고난 기질과 성품이 있고, 살아가면서 형성되는 기질과 성품이 있다. 이러한 성품과 기질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지만 전혀 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을 통해, 혹은 자기 성찰과 수양을 통해 다듬어지거나 변화되고, 어떤 사람이나 사건을 통해 영향을 받아 변화되기도 한다. 신앙인들은 성령께서 변화시키시는 은혜를 따라 놀라운 인격 변화를 체험한다. 전에든 자신이 스스로 노력해도 전혀 변하지 않던 것들이 몰라보게 달라진다. 자신의 기질과 성품이 어느 사이에 좋은 방향으로 변화됐다면, 이는 성령으로 말미암는 신비한 체험이다.

이런 신비한 체험은 신앙을 넘어 정신의학에서도 치료 수단으로 사용된다. 반드시 종교적이지 않더라도 신비한 체험이 인간의 심리나 정신을 변화시켜 치료하는 점에서다. 정신의학에서 많은 양의 환각제를 복용하면 환자는 정신분석에서 설명하는 개인적 심리학의 틀에는 들어맞지 않지만 치료 효과를 가진 영적·신비적인 경험을 말하기 시작한다. 이런 환각제 치료기법은 성격상 일시적으로는 자아가 사라지는 신비한 경험을 목표로 한다. 이 방법은 일반적으로 한 번 또는 여러 번의 회기를 포함하는데,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센터들이 선호한다. 실제로 불치병 환자들의 통증과 고통 완화뿐 아니라 만성 알콜 중독, 반사회적 행동, 자폐증 같이 치료가 어렵다는 장애들도 성공 사례가 보고됐다.

대부분 초기 연구들은 엄격한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기 연구자들은 이 연구들을 무시했지만, 성공 사례들은 인상적이었으며 부작용도 매우 적었다. 이러한 임상 작업은 대개 1960년대 중반 금지됐지만, 스타니슬라프 그로프(Stanislav Grof)의 메릴랜드 정신의학연구소(Maryland Psychiatric Research Institute)는 1970년대까지 환각제 패러다임을 연구했다. 이 연구소는 물질남용, 불치병, 신경증으로 진단받은 750명 이상의 환자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했으며, 디프로필트립타민(dipropyltryptamine; DPT)과 메틸렌디옥시암페타민(mehtylenedioxyamphetamine; MDA) 같은 새로운 항정신성 약물로 실험했다.

특히 그로프는 환각제인 LSD를 이용한 심리 치료에 관해 가장 광범위한 이론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LSD가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사람들의 정신 속 깊은 트라우마의 고착을 다룬다고 믿었다. 그는 정서 상태를 자극하는 음악과 에너지의 막힘을 없애 주는 방법을 사용해 이 과정을 촉진했다. 정신분석 수련을 받은 정신과의사 살바도르 로퀘드(Salvador Roquet)는 멕시코 치료자인 마리아 사비나(Maria Sabina)와 최근 재발견된 마법의 버섯 치유 의식에 참석한 후 세계관의 변형을 경험했다. 로퀘드는 나중에 환각제 심리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심리적 방어를 약화시키고 자아가 부서지는 경험을 촉진하기 위해 고용량의 다양한 환각제, 감각적 과부하, 신체적 훈련들을 사용하는 집단치료를 고안했다.

환각제를 사용하는 심리치료에는 표준화된 기법이 없지만, 대부분 이론가들은 환각제 자체가 치유를 일으키는 동인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한다. 환각제는 심리 치료 과정의 보조물이며, 치료 가치는 구조와 치료자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환각제 치료 기법은 심리치료 내 전문적인 절차로 간주돼야 하며, 치료자는 환각제 심리치료에 대해 광범위하게 훈련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훈련에는 다양한 약물의 환각적 경험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환각제 치료에 관한 초기 문헌들을 개관하면, 약물을 경험한 치료자들이 그렇지 않은 치료자들보다 더 좋은 치료 결과를 얻는다. 이러한 ‘열림’은 전통적인 환각제에서 흔히 우려되는 지각 및 인지 왜곡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일어난다. 1985년 메틸렌디옥시메스 암페타민이 법으로 금지되기까지 이를 사용한 심리치료 회기가 수천 건은 된다.

이와 관련해 볼티모어 스프링 그로브 연구센터(Spring Grove Research Center)에서 나온 한 피험자의 보고는 환각제 심리치료의 많은 측면들을 보여준다. 40대의 이 여성은 자신이 말기암 상태임을 알고 강력한 환각제인 LSD 회기를 가졌던 자신의 경험을 묘사했다. 이론 정보와 많은 사례를 보면 메틸렌디옥시메스 암페타민이 세로토닌 체계에 작용함으로써 우울증,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같은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더욱이 메틸렌디옥시메스 암페타민은 암 환자들의 지속적 통증과 불안을 완화시킨다고 보고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메틸렌디옥시메스 암페타민의 남용과 신경독성 가능성을 우려해, 이 약물은 심리치료 보조제로서 그 잠재력이 계발되지 못하고 있다.

이상으로 신비한 영적을 입증하기 위해 환각제를 사용한 심리치료를 기술했다. 이는 신비한 영적 체험이 알콜 중독자들의 심리와 정신을 변화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를 들고, 이에 따른 이해를 넓히기 위함이다. 메틸렌디옥시메스 암페타민 사용자에 대한 조사 연구에 의하면 메틸렌디옥시메스 암페타민의 주요한 주관 효과는 사용자가 방어를 낮추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게 하는 독특한 능력이었다.

중앙아프리카에서 전래된 식물 뿌리에 함유된 환각제 이보가인(ibogaine)은 전통적으로 부족 성인식에 오랫동안 사용돼 왔으며, 최근 헤로인과 코카인 중독을 막아 주는 효과가 있는 물질로 장려된다. 이보가인이 아편 사용중단에 따른 금단증상을 크게 줄여주고, 아편 사용 욕구를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게 해 준다는 주장이다. 아편에 중독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보가인은 그것을 열심히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적 경험과 삶의 반성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이것이 사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담치료에서 강력한 영적 체험을 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영적 체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기도 체험을 들 수 있다. 알콜 중독자들에게 강하게 기도하게 만들어 신앙적인, 즉 영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런 강력한 기도를 체험하면 시각이 일시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믿고 의지하고 살아온 것들이 아니라, 세상에는 다른 보이지 않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로써 그들은 새로운 인생에 대한 시각을 갖고,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신앙의 대상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변화는 마침내 그들이 알지 못하던 새로운 힘을 깨닫는 사건이기에 스스로 변화시키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이 신에 의지해 변화되는 경험을 한다.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는 그들이 기도의 새로운 능력을 체험하는 것은 실로 신비한 체험이다. 신앙의 힘으로 자신이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4. 강압적 방법은 선별적으로 사용하라!

알콜 중독 치료를 위해 강압을 사용할 수 있다. 스스로 건강한 의지를 발휘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인정하고 좀 더 강하게 이끌어야 한다. 물론 이런 강압적 방법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심리적으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 가까운 사람의 한 마디의 말이 결단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우유부단한 행동을 보이는 때 강하게 이끌어 주는 것이 그만한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원리를 알콜 중독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그들은 의지가 약화돼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추스르기 어렵기에 강하게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알콜 중독자들에게 적용하면 무리가 따른다. 강압적 방법으로 강력하게 이끄는 것에 반발하는 중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선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치료자는 강압적 방법을 사용할 때 양해를 구하거나 초기에 잘 순응하는지 등을 검토하면 별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이런 강압적 방법은 자아의 저항 약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중독자들 중에서도 다른 정신병 징후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하면 안 된다.

강압적 방법은 ‘기분 나쁜 체험(bad trip)’이라 역기능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받는 중독자가 기분나쁜 체험을 할 경우 정신 기능에 이상이 생겨 자신도 어쩔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환각제를 사용해 유사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 비교해 알 수 있다. 실제 환각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런 기분 나쁜 체험에서는 환각제 사용시 증상은 12시간 이내로 소실되기에, 때로 불안, 공포, 공황, 무서운 환각과 더불어 자살, 폭행 등이 일어난다. 이 상태에서 중독자는 환각제로 정신적 통제력이 상실됐다는 느낌이 들면서, 이전에 억압된 내용이나 무의식적 요소가 몰려들면서 일어나는 공황이나 우울 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변성의 의식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상태가 과장되게 느껴지고, 끝없이 계속될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에 더해 급성 환각제 중독에서는 정신병 상태와 편집증적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치료받는 동안에 일어나는 급성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무방비 상태의 일부로 보인다. 이때의 목표는 부작용을 치료 회기에 포함시켜 다뤄야 하지만, 다행히 정신병 상태가 장기화되는 문제는 임상에서는 드물게 일어난다.

환각제의 만성적 부작용에는 미국정신의학회 통계편람(DSM-IV)에서 ‘환각제 지속성 지각장애(hallucinogen persisting perception disorder)’로 명명한 환각재현(flashback)이 포함된다. 이는 자발적·일시적·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지각 및 감정 상태로, 환각제에 취해 있는 동안 경험했던 것이다. 이 경험은 당사자에게는 견딜만하거나 심지어는 즐거운 경험이 될 수도 있다. 환각재현 현상은 잘 정의되지 않으며, 발병률 자료는 환각제 사용자의 15-75%에 이른다. 그러나 치료 목적으로 환각제를 사용한 후 나타나는 발병률은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환각제로 인한 신체 손상, 특히 신경계 손상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다. 그러나 강력한 환각제인 LSD로 염색체가 손상됐다는 보고는 나온 적이 없다. 최근 동물실험에서 많은 양의 메틸렌디옥시메스 암페타민이 세로토닌 뉴런을 손상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의미는 불분명하다. 유사하게 인돌아민 이보가인(indoleamine ibogaine)은 쥐 소뇌의 퍼킨제(Purkinje) 세포에서 신경독성을 야기하지만, 이런 발견이 인간에게 환각제를 치료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관련되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환각제가 사용자에게 장기(長期) 손상을 가져 오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환각제를 대량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에 관한 몇몇 연구는 괴상한 사고, 동기 결여, 수동성 등의 정신 병리를 암시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예측 연구들은 없으며, 인과 관계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처럼 조금 복잡하지만 환각제 사례를 기술한 것은 상담 치료에도 부작용이 따름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방법으로 치료한다고 해서 그만한 효과를 거두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이는 치료에 앞서 치료자가 반드시 가져야 할 기본적 태도다. 이는 마치 모든 약물에는 주의사항이 있고, 아무리 효과있는 약물이라 해도 부작용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런 점에서 모든 약물치료와 마찬가지로 심리치료에서도 결과를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상담치료는 중독자들의 심리 및 정신 증상을 감소시키거나 행동 결함을 수정하기 위한 방식으로 사용되지만, 그 사용에 대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개발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그들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상담치료의 개발에 있어 종교와 통합된 정교한 영적 치유 의식에서 일정한 물질을 사용했던 샤머니즘 모델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신의학에서는 약물효과의 평가에서 ‘내적 준비도와 외적 조건(set and setting)’의 중요성에 관한 많은 기록이 있지만, 정신약리학 연구에서는 이러한 측면이 대부분 무시돼 왔다. 내적 준비도는 약물을 투여받는 사람의 성격, 의도, 기분, 준비 정도를 의미하며, 외적 조건은 신체적, 대인관계적, 문화적 측면을 포함해 약물투여 환경을 의미한다.

샤머니즘 치료자들은 이러한 요소를 자각하고 있으며, 그들은 의식(ritual), 신화, 노래 등 강력한 기대효과를 사용해 공동체가 자아초월적 경험을 공유하게 해 사회적 결속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상담치료는 현재의 정신의학 이론 및 실제의 패러다임을 확장시킨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상담으로 치료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심리치료와 상담치료를 하는 전문가 및 사회의 또다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연구자들은 알콜 중독자를 치료하는 연구와 임상작업이 신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행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알콜 중독자를 상담으로 치료해 심리 변화를 유도하고 그들의 의식 이해를 과학적으로 증진시키는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다.

5. 결론: 기독교 중독센터 기대된다

우리는 알콜 중독자들의 상담치료에 대해 다뤘다. 이런 방법은 일반적으로 난해하기는 해도, 보다 과학적 근거를 필요로 하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환각제를 사용한 치유법이나 최면을 통한 치료, 보다 강압적 방법을 동원해 치료하는 방법들을 기술했다. 그리고 이런 특수한 치료 기법들을 비교적 장황하게 기술한 것은 치료에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정된 치료 기법만으로 다양한 사람을 범주화시켜 집어 넣으려는 방법을 탈피해 방법의 다양성을 인식하자는 의도다.

실제 알콜 중독자들이라도 일반화시킬 수 없음은 임상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라면 알 수 있다. 그들에게는 성격과 성장배경, 교육 배경이나 가족 관계 등이 다르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오로지 몇몇 기법으로 치료하려는 태도는 억지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실행되는 치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기법들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방법에 따라 새로운 상담치료 기법을 제안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런 차원에서 상담치료에서도 지금까지 제시하던 것과 달리 강압적이고 본능을 억압하는 강제적 방법을 제안했다. 치료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얼마든 활용할 수 있는 열린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대개 신앙적 방법을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됐다. 신앙적 방법은 때로 강제적이라도 일시적으로 그들에게 적어도 최면 치료적 효과를 거둘 수는 있다. 알콜 중독자를 치료하는 데 보다 강력한 방법을 활용해 치료하는 시도를 하자는 것이다. 물론 강압적 방법은 보호감호소나 병원 등 장소적 제한을 갖는 점이 아쉽지만, 유사한 곳에서 시도할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기독교적인 중독센터 등에서 신앙적 치료법을 강구하자는 제안이다. 그런 점에서 알콜 중독자들을 치료하는 데 의학적 방법 외에도 신앙적 방법이 치료 기법이 될 수 있음을 연구해야 한다. 정신이 피폐화되는 현대인의 정신적 상태를 볼 때 기독인 치료자들이 신앙적 방법을 연구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 지난 연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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