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자전거 순례 2만 리 45] 지부티
서너 곳의 염호(鹽湖)가 있고 여러 지역이 해면하 1백미터의 깊이로 함몰이 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더운 다나킬 사막 지방의 주변과 아와쉬 강 상류 유역에는 아파르라 불리는 독특한 관습을 지닌 종족이 살고 있습니다. 사납고 호전적이며 용맹스럽고 자존심이 강한 아파르 족은 운송 수단으로 낙타를 기르며, 양, 염소, 소 등의 짐승을 기릅니다.
아파르 족 여자들은 기다란 갈색 치마를 입으며 화려한 구슬 목걸이와 놋쇠 발목걸이로 치장하는 한편, 남자들은 옛날 로마인들처럼 헐거운 무명 겉옷으로 어깨를 두르고 ‘질레’라 불리는 길이 40센티의 단도를 허리춤에 차고 다닙니다. 칼은 아파르 족 남자들의 일반적인 휴대 도구 겸 무기입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남자들은 또한 장총과 허리에 총알이 든 창탄대를 두르고 다닙니다. 아와쉬 강 상류 주변의 비옥한 땅에 사는 아파르 족은 옥수수, 연초, 대추야자, 목화 등을 재배하며 소를 사육합니다. 그들은 대부분 육류 고기와 우유를 먹고 삽니다.
그들이 주거하는 오두막집은 큰 가시나무 가지를 야자수 입 줄기로 엮어 만들어 돗자리로 씌운 집인데 그 소유는 여자에게 속합니다. 이것은 남편과의 공동 소유가 아니라 여자의 단독 재산이라는 뜻입니다. 양과 염소가 여자의 소유인 반면에 소와 낙타는 남자의 소유입니다.
또한 땔나무를 모으고, 물을 길어 오고, 먹을 것을 준비하고, 곡식을 빻고, 돗자리를 엮고, 우유를 짜는 이 모든 일들은 여자의 몫입니다. 아파르 족 사회에서는 가산의 소유자와 가계의 책임자가 대부분 여자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칼과 총을 가진 남자는 그 가정을 지키고 다스리는 상징적인 주인일 따름입니다.
그러나 아파르 족 사회에서 역시 ‘여성 성기 절제’와 같은 반인륜적인 관행이 여전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공식적으로 널리 알려진 어린이와 사춘기 이전의 소녀들에 대한 ‘여성 성기 절제’는 아시아의 일부 지역과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주변국들은 물론 특별히 지부티를 비릇한 에티오피아의 동부지역에 거주하는 아파르 족, 하라리 족, 소말리 족들 사이에 널리 행하여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해마다 2백만 명의 여자 아이들이, 달리 말해서 하루에 6천여 명이 절제 시술을 받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학자들은 ‘여성 성기 절제’가 여자들의 성을 억제하기 위한 고대 가부장제도의 자연적인 관행이 존속되어 온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것들을 실례로 들어봅니다. 로마인들은 성기 반지를 사용했습니다. 십자군들은 정조대를 사용했습니다. 19세기에 유럽과 아메리카에서는 의사들이 여자 음란증, 정신착란증, 우울증과 같은 반사회적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여성 성기를 수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아프리카에서 여성 성기를 절제하는 몇 가지 이유들은 성기의 위생과 미학, 그리고 시술 받지 않은 여자는 임신을 하지 못한다는 미신 등 다양합니다. 어떤 학자들은 전통적인 신앙이나 규례를 엄격히 준수하는 것이야말로 유대인들의 할례와 같은 종교적, 사회적 결합력과 소유 관념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또 어떤 학자들은 역시 ‘여성 성기 절제’가 여자들의 난잡한 성행위를 방지해준다고 주장합니다.
이론상, 세 종류의 절제 수술이 있습니다. 첫째는 ‘음핵 수술’입니다. 이것은 음핵의 포피(包皮)를 잘라내는 수술입니다. 둘째는 ‘외음부 절제 수술’입니다. 이것은 음핵의 일부나 또는 전부, 그리고 소음순 일부나 전부를 떼어내는 수술입니다. 셋째는 ‘음부 봉쇄술’입니다. 이것은 음핵, 소음순, 그리고 대음순 전부를 떼어낸 후 소변을 볼 수 있도록 조그마한 구멍만 남겨놓고 음부의 양쪽을 실로 꿰매어 봉합니다. 시술자와 부모는 여자 아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양다리를 꽁꽁 묶어놓고 시술한 부위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약 40일간 기다립니다. 시술을 받은 아이의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은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절개 시술을 받은 후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전체의 약 15퍼센트라고 합니다. 생존한 아이들은 성장하여 결혼을 해도 부부간의 참된 애정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단지 아이를 낳아주는 생산 공장 역할만 할 뿐입니다.
또 결혼을 하지 못한 여자들의 경우, 시술 이후에 받은 심리적 갈등과 혼화(混化)로 말미암아 많은 여성들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됩니다. 어느 의사는 ‘여성 성기 절제’의 비극적 관행에 대해 이렇게 탄식 했다고 합니다.
“이 여자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고통의 비명을 지르면, 지구에 지진이 일어날 거야.”
평화의 순례자 안리 강덕치(E-mail: dckang21@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