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드시 딴다”는 신정환의 도박심리에 대하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 (44)-도박 중독[12-1]치료 기법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도박중독의 치료는 쉽지 않다. 고질적인 의지 결여로 다시 반복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들은 돈이 없어도 도박을 계속하려 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재산을 잃고 난 다음에야 치료를 받으려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도박치료 중에도 다시 도박을 시도하려는 유혹을 받는다. 이를 보면 도박중독은 가장 뿌리깊은 중독임이 틀림없다.

그래도 치료를 원하는 중독자들이 있고 거기에 부응하려는 치료자들이 있기에 기법이 나름 발전돼 왔다. 도박중독 치료 기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문적인 연구들을 중심으로 기술한다.

1. 자기패배 기법

▲도박중독 자가진단표.

▲도박중독 자가진단표.

자기패배 기법(self-defeating methode)은 도박의 실패성을 강조해 벗어나게 하려는 치료법이다. 이 기법은 정신분석적 시도로 양면성이 있다. 도박하려는 중독자들이 도박하는 이유이면서 치료법이 되는 점에서다. 정신분석은 중독자들 내면에 이미 자기패배 심리가 있으면서 도박하는데, 자기패배 심리를 실패하려는 무의식적 소망으로 간주한다. 이 소망은 사회의 도덕규범에 대한 무의식적 반항을 내포하기도 한다.

자기패배 기법이 치료에 활용되는 이유는 매우 심리적이다. 그들이 도박중단을 결심해도 도박행동을 다시 시도하기 쉬운 현상을 추격매수(chasing)라 한다. 도박으로 돈을 잃은 후 만회하기 위해 도박판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 표현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자기패배감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더 큰 손실을 경험하기 전에 손을 떼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그들은 손실이 있다고 받아들이면 도박장에서 나가기 때문에, 손실을 분명하게 인식해 다른 나쁜 경험이나 복수를 위해 도박장을 다시 찾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면 자기 패배적 기법이 치료에는 어떻게 활용되나? 그것은 전능감과 관련하여 이해할 수 있다. 자기패배는 전능감과 대립되는 심리 특성이다. 도박중독자들은 대개 자기애와 과장을 주로 한다. 자신의 볼품없는 현실에 비해 존재를 스스로 확대 및 과장하는 전능감을 갖고 있다. 이는 그들이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게 만들어 자기도취적이고 과도한 경쟁심을 유발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전능감은 도박행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심리적 세력으로 작용한다. 이런 현상은 로젠탈(Rosenthal) 등이 제시하는 도박중독자들의 명분이 이를 뒷받침한다.

1. 극적인 성공을 위해
2. 권위에 도전하기 위해
3. 여러 압박하는 의존성에서 자유를 얻으려고
4. 사회적 수용과 도박하는 동료들과의 소속감을 얻기 위해
5. 고통스럽고 참을 수 없는 감정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6. 타인들과 경쟁하기 위해

그들이 심리적으로 내세우는 명분들은 자기방어적이다. 그들의 명분은 얼른 보아도 겉으로는 그럴듯한 이유이지만 실제 도박에 대한 타인의 부정적인 생각을 거부하면서 도박을 지속하려는 마음이다. 이는 심리학적으로 자기합리화를 위한 자기방어다.

도박중독자들의 자기방어는 매우 심리적이고 병리적이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심리적 갈등을 도박으로 무마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프로이트(S. Freud)는 도박행동을 중독장애로 분류했다. 실제 그는 병적도박, 즉 도박중독을 신경증적 갈등이라는 증상으로 간주했다. 비록 도박중독이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관점을 치료자들이 동의하지 않아도, 이런 시각에서 도박중독을 치료하는 데 앞장섰다. 오늘날 정신분석가들도 다른 갈등을 강조한다. 일부 정신분석가들은 도박중독을 양극성 역동으로 이해한다. 이는 그들이 느끼는 무기력감이나 고통스러운 상실로 일어나는 우울증에 대한 조증(躁症)의 반응 증상인데, 우울증이 기분이 가라앉는 상태라면 조증은 기분이 위로 솟는 상태다.

자기패배 기법은 치료자의 능력에 많이 좌우된다. 이는 치료자가 도박중독자로 하여금 도박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는 치료자의 기술적인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인데, 이런 경향은 실제로 정신분석으로 얼마나 성공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편이라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이와 관련, 베르글러(Bergler)의 자료는 이를 뒷받침한다. 그가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한 사례 60건 중 5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 점에서 워커(Walker)는 객관적 기준의 모호함과 사후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들어 부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제한에도 50% 이상의 치료성공률은 조금 내려잡아도 치료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2. 노출-소거 전략

노출-소거 기법(Exposure-Extinction Strategies)은 도박중독자가 도박행동에 몰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이자 기법이다. 이 전략은 물론 치료에서 그들이 도박행동을 방해하는 전략이 그 핵심을 차지하는 것으로 행동치료 기법으로 도박행동을 중단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혐오치료(Aversion Therapy)와 비교된다. 혐오치료는 전기자극이나 메스꺼움 등 불쾌한 자극과 관련시켜 짝을 짓게 함으로써 도박을 혐오스럽게 만드는 기법이지만, 치료받는 중독자들에게 신체 고통을 가하는 점에서 활용이 점차 감소되고 있다. 그러나 혐오치료와는 달리 노출-소거 전략은 행동치료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점에서 대표적 치료기법이라 할 수 있다.

노출-소거 전략은 그 바탕이 불안을 소거하는 둔감화 모델과 유사하지만 불안을 소거하기보다는 도박하고자 하는 욕구를 소거하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기법에서는 실제 도박 상황을 설정하고 그 자리를 떠나는 형태를 취할 수도 있고, 도박 흥미가 감소할 때까지 도박 자극을 상상으로만 제시하기도 하고, 도박 장면을 상상하는 동안 중독자에게 근육을 이완시키는 방법도 있다.

노출-소거 전략은 통제집단을 상대로 자극통제와 노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자극을 가해도 중독자 스스로 자극을 통제·소거할 수 있어야 하는 점에 중점을 둔다. 물론 통제·치료 집단 차이는 단계별 특징이 있다. 이 전략은 먼저 통제집단을 상대로 자극통제와 노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이어 다시 모든 참가자를 상태와 선호도에 따라 통제·치료 집단에 할당한다. 이때 각 치료집단에는 재발방지 전략이 포함된다. 이를 1년이 지나서 검증한 결과 통제나 치료집단 어느 쪽도 더 효과적이지 않았지만, 치료집단이 통제집단보다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예를 들어 1년 후 치료집단의 경우 개인 83%, 집단 78%의 단도박률을 보인 반면, 통제집단에서는 52%에 불과했다. 더우기 치료집단에서 단도박 실패율과 재발률이 통제집단보다 낮은 점은 자극-소거 전략이 상당한 치료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행동치료는 노출-소거 전략에 대한 각종 사후검증 사례를 발표하면서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도박중독자들을 치료하는데 특히 억제력이 있음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법의 활용이나 적용 문제는 후속 기반을 탄탄하게 해야 하는 요청에 여전히 서 있다. 이런 치료법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 자연 치료와 비교해 우위성을 더 많이 입증해야 한다. 평균 5.5년의 긴 사후검증에서는 전체 집단의 25명이 도박을 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행동치료의 기법들이 그다지 효과를 올리지 못한 점이 이 가능성마저 동반하락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행동치료의 치료기법을 포함해 자극-소거 전략이 도박중독을 위한 치료에서 더욱 주시되는 이유다.

3. 인지왜곡의 전환 기법

인지왜곡의 전환 기법은 생각을 바꿔 도박을 중단하게 만들려는 치료기법이다. 모든 행동이 자신의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할 때 인지 변화는 도박을 중단하게 만드는 치료기법이다. 도박중독자의 부정적 생각으로 일어나는 도박행동을 긍정적으로 인지하게 만들어 다른 좋은 측면을 생각해서 행동을 바꾸려는 의도다.

인지왜곡의 전환 기법은 물론 근본적인 인지 구조나 그 틀을 바꿔 치료하는 점에서 치료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인지치료는 일반적으로 치료받는 내담자에게 정서와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 인지치료에서 인지왜곡 문제는 그 중심에 있는데, 중독자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돼 어둡게 인지하는 태도를 생각을 바꾸는 차원을 치료의 근간으로 삼기 때문이다. 중독자의 어두운 시각을 밝게 인지하게 만들어 행동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행동 결과를 산출하려는 방식을 도박자에게 적용하여 치료한다. 그들의 인지 왜곡을 인식시켜 정상적으로 인지하게 하는 것은 물론, 도박행동을 중단하게 한다.

이런 인지 왜곡을 치료하면서 도박중독자들은 사회기술훈련, 문제해결, 재발방지 기법을 조합하는 능력을 갖출 것을 기대한다. 이때 도박진단표가 그 준비 단계로 활용된다. 여기서는 DSM-III-R에 근거하여 개발된 자기-보고(Self-report)의 형식인 도박감별 척도로 SOGS(South Of Gambling Screen)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진단표는 도박 심각도를 임상수준별로 분류할 수 있으며 현재 병적 도박수준을 빠르고 간편하게 감별하는 가장 타당하고 신뢰로운 척도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크게 16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는 항목들이다(위 표 참조).

인지치료에서 인지 왜곡은 도박중독자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그들의 인지 왜곡을 확인시키고, 그것의 영향을 분석해 인식시키고 대안적 신념을 발달시키는 표준 인지적 접근이 공통으로 포함된다. 여기에 인지치료의 시작점은 도박에 특정화된 왜곡, 예를 들면 도박자의 오류, 결과에 대한 편향된 평가, 그리고 그들의 과장된 통제감을 확인해 인식시키려 할 때 도박과 관련된 잘못된 생각의 도식을 이해하면서 창의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 실시된다.

도박중독자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도박과 관련해 한두 가지 인지 왜곡이 있다. 그런 이유로 도박중독자를 치료하는 상담자는 도박중독자가 빠질 수 있는 인지 왜곡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들의 인지 왜곡은 대개 부정적인 특성으로 나타나지만 때로 매우 긍정적 특성으로 나타나 치료자가 구분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이는 인지치료가 부정적인 시각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개선 및 전환하지만, 도박중독의 경우 오히려 반대로 잘못된 긍정성이 나타난다. 그 이해를 위해 이들의 인지왜곡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들을 토네토(T. Toneatto)의 관점에 기대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도박기술의 과대평가 및 다른 도박자의 기술에 대한 과소평가다. 도박중독자들은 대개 자기가 도박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이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자기는 운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돈을 딸 것이라 생각하는 ‘자기 과신적 추론’과 도박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정보를 많이 모으면 돈을 딸 수 있다는 ‘기술 과대평가적 추론’ 등이 여기 해당한다.

둘째, 미신적 믿음(Superstitious Beliefs)이다. 그들은 도저히 믿지 못할 사실에 대해 굳건히 믿는 이상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들의 믿음을 현상적 측면에서 본다면 그들보다 더 믿음이 강한 사람은 없을 정도다. 얼마나 굳게 믿고 있는지 저자는 이들을 두고 “믿음은 교회가 아니라 도박자들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곧잘 한다. 이들의 미신적 믿음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①부적: 특정한 물건을 소지하면 재수가 좋아져 행운이 온다고 믿는 것 ②행동: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의식을 거행하면 행운이 따른다고 믿는 것 ③인지: 꿈자리가 좋으니 돈을 딸 것으로 생각하는 것 등이다. 이 3가지는 그대로 그들의 심리에서 도박 동기를 자극하는 미신적 믿음이다.

셋째, 해석 편향(Interpretive Biases)이다. 해석 편향은 그들의 자의적 해석으로 편한대로 모든 상황과 여건을 해석한다. 문제의 원인을 누구에게로 돌리는 현상이다. 돈을 따면 내 탓, 돈을 잃으면 남 탓으로 돌리는 내부귀인(內部歸因)과 외부귀인(外部歸因), 지금 돈을 잃어도 한번 크게 따면 벌충할 수 있다고 생각인 도박자의 오류(Gambler's Fallacy), 더 자주, 더 많은 돈을 베팅하면 잃은 돈을 보충할 수 있다는 추격 베팅(Chasing), 돈을 잃은 결과를 나중에 따기 위해 필요한 좋은 공부였다고 생각하는 재구성된 손해(Reframed Losses), 도박 결과를 보고 자신의 선택을 나중에 평가하고, 따면 자신이 잘 선택했다 확신하고 잃으면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 말을 들어서 잃었다고 편향되게 해석하는 사후해석편향(Hindsight Bias) 등이 해당한다.

넷째, 시간 중첩(Temporal Telescoping)이다. 시간 중첩은 지나가는 시간에 대해 감각이 무디거나 자신이 기대하는 시간을 많은 희망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행동이다. 몇 시간 째 같은 ‘바다이야기’ 기계에 앉아 ‘고래’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그들은 돈을 딸 때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선택 기억(Selective Memory)이다. 그들은 나쁜 것을 기억하지 않고 도박에서 좋은 기억만 선택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돈을 잃은 기억보다 딴 기억을 더 잘 한다.

여섯째, 통제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다. 그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물론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것으로 일종의 통제 착각이다. 통제 착각은 대개 자신의 운으로 생각한다. 운을 통제할 수 없는 변인으로 간주하면 운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운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운을 통제할 수 있는 변인으로 간주하면 미신적 행동으로 운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을 기질적 변인으로 간주하면 지금 도박에서 특히 돈을 따는 것은 운을 기질로 타고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운을 전염되는 것으로 간주하면 자꾸 잃는 사람과 도박을 함께하거나 어울리면 재수가 없어 잃는다고 생각한다.

도박중독자들의 인지 왜곡은 정상적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으로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갖다 붙이는 식으로 우리 격언에 제 논에 물대기라는 ‘아전인수(我田引水)’인 셈이다. 인지 왜곡은 그들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러면 인지치료는 이를 정상적으로 인지하게 만들어 그들의 현실을 보게 만드는 점은 치료에서 강력한 기법이다. 그러나 치료 효과에서 문제가 없지는 않다. 중독자들의 치료가 단순히 생각을 갖는 방식으로만 모든 것이 치료되기는 어려운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4. 다중치료 기법

다중치료 기법은 다양한 치료방식을 활용하는 기법이다. 치료에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치료하는 것으로 개인치료, 집단치료, 설교강의, 시청각 교육, 가족치료, 약물치료, 직업상담, 여가치료, 그리고 12단계 자조(mutural-help) 모임의 강제적 참가 등을 모두 활용해 치료한다. 다중치료는 특히 상담치료 기법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약물치료까지 모두 적용해 치료한다. 중독자들에게는 일정 부분 약물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심리적 문제를 풀어 해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다중치료가 갖는 장점이면서, 때로 그 집중력에서 제한점을 보일 수 있는 점에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다중치료는 도박치료에서 기존 알콜중독과 물질남용 문제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통합되거나 개별 거주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점에서 도박 특성화 프로그램도 기존 프로그램에 재정적·법적 자문이 포함되기도 한다. 비용 삭감 조치로 지난 10년간 사립치료 프로그램에서 제외되기도 했고, 공립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 이용도 상당히 감소했다. 그럼에도, 프랭클린(J. Franklin) 등에 의하면 이런 프로그램에서 나온 일련의 사후검증 연구를 통해 도박중독자의 치료효과에 대한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런 연구결과는 눈에 띄게 일관성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실제로 다중치료에서 전반적 평가도구에 의해 6개월-수년의 사후검증에서 단도박률이 입증된다. 프랭클린의 연구에 의하면 1년 사후검증으로 재향군인 우편조사는 124명 중 60명이 응답한 것에서 55%가 치료를 받고 도박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테이버(Taber)의 연구에 의하면 동일 프로그램으로 치료 후 6개월 사후검증에서 57명 중 56%가 단도박률을 보였다. 이런 결과는 50% 정도의 효과를 입증하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다중치료는 단일 자료를 제공하지만 치료경험으로 볼 때 엄격한 자료는 아니다. 비록 치료효과를 실질적으로 확인시켜도 치료 요소가 다양하고, 치료 상황도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이다. 특히 다중치료가 다면 치료를 표방하기 때문에 효과를 적절히 분리해 정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시각에서 단도박 모임이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단도박 모임이라도 통제에 문제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통제집단 부족이나 비용 문제를 내포하기에 결과를 단순히 예측하거나 단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다중치료의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그래도 도박중독자들의 개성이 매우 다양하고 치료가 간단하지 않은 점에서 다중치료는 그만큼 치료에 대응력을 갖는다.

5. 결론: 치료자 능력에 따라 효과 좌우돼

이상에서 4가지 치료기법을 기술했다. 자기패배가 중독자의 무의식을 고려하는 기법이라면, 노출-소거는 행동 수정을 통해 치료하는 기법이다. 인지 왜곡의 전환기법은 중독자의 생각을 바르게 전환시키는 방법이고, 다중치료는 치료에서 중독자에 적합한 다양한 치료기법을 활용했다.

특히 자기패배는 도박자들의 저변에 깔린, 이른바 무의식이라는 심리에서 이를 원인론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을 역으로 치료에 활용하는 점이 특이했다. 도박중독자들은 무엇엔가의 결핍을 느끼고 있는 점을 간파해 거기에 걸맞는 대응법으로 자기패배 기법을 활용했다. 반면 노출-소거는 도박자들의 심리 현상을 현장화시켜 그것을 심리적으로 극복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이는 좋은 경험을 축적해 상황을 스스로 극복하는 역량을 기르는데 중점을 뒀다.

그런가 하면 인지왜곡 전환은 그들이 올바르게 생각하지 못하는 사고의 기초를 정상적으로 인지하는데 역점을 뒀다. 특히 일반적으로 인지치료에 적용하는 인지의 부정성이 아니라, 너무 긍정적인 점을 바로잡는 데 역점을 뒀다. 우울증의 인지치료에서는 정신에너지가 부정화된 것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거나 끌어올렸다면, 도박중독에서는 오히려 반대 역할을 했다. 그들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즉 너무나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을 오히려 그것이 아니라고 현실을 일러주면서 바로잡는데 초점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인지치료와는 상당히 비교된다.

게다가 다중치료는 치료의 특이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해도 중독자들의 개성에 적절히 대응하는 장점을 가졌다. 상담치료만 아니라 약물을 구사하는 등 매우 포괄적인 치료기법이었다. 그러나 다중치료는 치료의 다양성만큼 실효성을 얼마나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가에 대한 모호성 때문에 적용에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모든 치료기법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완벽할 수 없는 점이다. 치료기법은 각기 장단점이 있기에 치료에서는 기법 적용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검증된 치료기법이라도 그것을 실시하는 치료자에 따라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치료자가 어떻게 응용해서 적용하는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도박중독자의 치료에서 치료자의 능력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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