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즘과 도박중독의 상관성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 (51)-도박 중독[18] 치료와 자기애 해소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도박중독은 의존성과 상당히 연결돼 있다. 그들 내면에서 일어나는 의존성 요인은 더욱 도박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들의 의존성은 물론 그들이 현상적으로는 충족을 얻기 위한 갈망이나 강박적 행동의 반응이라는 것 외에도 특성상 행동의존 또는 습관화와 결부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의 의존성이 단순히 습관적 잘못에 근거하고 있다고만 생각하면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아니다. 의존성은 특성상 행동 뿐만 아니라 심리적 특성과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의존성은 자신이 허약하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자신이 허약하다고 생각되면 강한 사람을 의존하려 한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마땅히 채워져야 할 자신의 부족한 특성이 의존성을 유발하는 점에서 매우 심리적 측면이다. 실제 의존성은 어떤 원인이든 심리적 결핍 상태에서 비롯돼 이들에게는 행동을 강화하는 속성이 강해지면 심리적 의존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점에서 심리적 의존을 유발하는 특성인 자기애 연구가 바로 치료의 방법이 된다.

1. 자기애의 보상으로서 도박중독

자기애(narcissism)는 자아도취 또는 자기 사랑으로 불려진다. 나르시즘으로 알려져 있는 자기애는 심리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다. 개인은 어렸을 때 부모의 공감(empathy)을 받는데 실패하면 자기(self)에 결함이 생긴다. 그리하여 안전한 자기감(secure sense of self) 혹은 자신감을 갖고 살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결핍의 중요한 요인으로 중독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이는 자기애의 보상을 도박중독과 관련해 연구하는 이유다.

자기애는 정신분석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았는데, 먼저 용어의 개념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기애 또는 나르시즘은 신화적인 나르키소스에서 유래했다. 나르키소스는 본래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이다. 그를 한번 본 처녀는 누구나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지만, 정작 나르키소스는 아무리 아름다운 소녀라 할지라도 거들떠 보는 법이 없었다. 이에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는 나르키소스가 타인을 사랑할 줄 모르는 데 화를 냈고 ‘타인을 사랑할 줄 모르는 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저주를 내린다. 네메시스의 저주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는데, 물을 마시려 샘가에 웅크리고 앉은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자 온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다.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도취된 것이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 자리를 떠나는 것도 잊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다 쓰러져 죽고 말았다. 마음씨 고운 요정들은 평소에 나르키소스가 거들떠 보지도 않던 것을 잊고 이 아름다운 젊은이를 묻어주기로 했으나 요정들이 샘가에 와 보니, 나르키소스의 모습은 간 데 없고 쓰러졌던 자리에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었다. 그리하여 이 꽃을 나르키소스(수선화)라 부르기로 했다. 이런 나르키소스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 나르시즘이라는 전문 용어다. 그 나르시즘을 프로이트가 정신분석의 중요한 개념으로 차용하면서 자기애는 자아도취 또는 나르시즘, 그리고 지나친 자기 사랑의 뜻으로 사용됐다.

이런 자기애는 정신의 구조에서 이해된다. 자기(self)란 인격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집행 기관이다. 그런 이유로 자기란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느끼며, 행동을 결정하는 심리 및 정신구조다. 이때 자기(self)가 분명하고, 동요하지 않고 안정되어 있으면 통합된 상태로 건강한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도박중독자를 이런 자기애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도박으로 일순간 굉장한 사람으로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경향이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도박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으려 하므로 일시에 자존감을 회복하려 든다. 이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의 성향을 고찰하면 알 수 있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내가 최고임을 인정하고 나를 특별 취급하고 존경해달라고 한다. 자아의 중요성이 너무 과장돼 장애가 된 것인데, 이는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자아가 팽창된 자아 감각을 갖고 있어서 거짓으로 어떤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 과장된 자아감을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과도한 자신감이 현실적 위험부담을 고려하지 않는다. 과장된 자아의 문제점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문제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2. 자기애의 진단기준에 따른 도박중독자의 이해

자기애에 문제를 보이는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민감하다. 그들은 타인에게 거부당하는 것을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뒤로 물러나는 형태를 취하거나 인간관계에서도 소극적인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그들의 자신감이 없는 것이지 비사교적인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인간관계나 교우관계를 갖기를 열망하면서도 자신이 소외되거나 중요한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태를 견디지 못한다.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보장을 요구하거나 그런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점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자기애를 진단하는 기준이 요구되는데, 여기서는 다음과 같이 증상을 구분할 수 있다.

①과장된 패턴, 존경에 대한 욕구, 공감의 부족 등이 특징이다. 성취, 재능에 자기의 팽창을 보이는 것으로 과장을 보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평가절하를 시도한다. ②성공, 富, 美에 무제한적 상상으로 집착을 보인다. ③자신이 특수한 사람이기에 특별한 신분을 가진 사람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④어떤 경우에도 과도한 찬사를 요구한다. ⑤자신의 기대와 욕구가 자동적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분노한다. ⑥대인관계에서는 실익을 취하거나 착취적이기에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 ⑦타인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편이다. ⑧타인에게 경쟁심이 강하고 더 나은 경우 평가절하를 시도하거나 질투한다. ⑨항상 자신이 우수하다고 생각하기에 거만하게 보이는 편이다. ⑩비판에 대해서는 분노, 수치심, 모욕으로 반응할 뿐 아니라 비판하는 사람을 적으로 간주한다.

이런 진단에서 드러나는 특징 중 하나는 존재의 인정이다. 자신의 존재가 중요함을 타인에게 강하게 요구하는 점에서 그들은 타인으로부터의 거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현상은 인간관계에서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과민성으로 드러난다. 그렇기에 그들은 사회적으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해서 지나치게 신경을 기울이거나 일상생활에서 흔히 있는 평범한 사건들에 대해서도 마치 자신을 비웃거나 조소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높다. 그런 이유로 강한 존재의 인정은 아무런 비판도 받지 않고 받아들여지기 바라므로 강력한 보증이 없다면 인간관계의 참여를 꺼린다. 그 결과 개인적인 밀착관계를 꺼리기도 하고 사회의 직업적 역할에서도 자신의 한계를 제한해 참여하는 특징을 보인다.

치료자는 도박중독자를 자기애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모든 중독이 거의 유사하지만 도박중독자들의 자기애는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그런 존재로 수용되기를 바라는 경향 때문에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해서도 그 평가를 높게 기대한다. 이런 이유로 치료자로부터 단점을 지적당하는 경우 자존심이 몹시 상하거나 당황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자신을 강하게 인정하기를 바라거나 스스로 자신을 부풀려 존재의 인정을 요구하는 이유다. 치료자는 그들이 성장 과정에서 많이 인정받지 못하고 자라났기에 이들에게는 인정과 사랑을 받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이해해야 한다. 도박중독이 도박행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인정받으려는 행동으로 이해한다면 도박행위를 중단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하는 근거가 된다.

3. 자기애를 충족하려는 행동으로서의 도박중독

도박중독은 유난히 자기애를 충족하려는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강한 충족행위가 도박으로 나타나고, 급기야는 중독으로 이행된다. 자기에게만 도취해 타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현상은 본래 이성(異性)과의 사랑에서 이해된다. 개인은 사춘기를 지나면 리비도 에너지가 대상을 찾아 흘러가므로 반드시 이성(異性)을 향하게 된다. 그러나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자기 신체를 만지거나 돌아보면서 흥분에 빠진다. 이런 자기애는 사랑의 에너지인 리비도가 타인에게로 흘러가지 못하는 현상으로 이를 동성애의 원천으로 보던 것을 이제는 자기애가 지나치게 자신에게만 집착하는 현상을 지칭하기에 이른다. 그러면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자아 및 자기도취 현상을 보이는 현실에서 자신의 업적을 지나치게 과장하여 인정이나 칭찬을 요구하는 현상을 보이는 사람을 가리키게 됐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자기팽창(inflation), 나아가 과대망상까지 이행된다.

자아에 대한 집착은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한다. 정신에너지가 지나치게 자신에게로 향하고 다른 사람에게 흥미를 보이지 않는 형태를 과대망상으로 보고, 이를 나르시즘 환자라 본다. 그들에게는 항상 ‘최고’라는 인정이나 칭찬이 따라야 한다. 조그만 성과에도 거대한 찬사가 따라오지 않으면 내면으로는 놀라서 분노한다. 실제 그들은 이런 칭찬과 인정을 위해 완벽하도록 노력하는 경향이 강하기에 이들에게 완벽하지 못하다는 지적은 견디기 어려운 재난이다. 이는 자아 개념이 비현실적인 존중에서 왔으므로 실망이나 비평은 재난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휴식이나 오락은 시간 낭비이므로 오로지 생산적인 일에만 매달리면서도 완벽에 대한 짐을 무겁게 짊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나친 강박증과도 닮았다.

이는 강박증 환자에게서 자기애가 많은 이유인데, 이런 자기애는 경계성 인격장애와 대립된다. 경계성 인격장애는 자아를 공격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나르시즘 환자는 자아를 찬양하는 것이 특징이다. 순수한 강박증 환자들은 너무 작은 것 때문에 또는 너무 세밀해서 너무 사소한 것에 집착해서 문제이지만, 나르시즘 환자는 너무 야심적이어서 너무 큰 것 때문에 문제를 보인다.

4. 자기애의 결과로서의 도박중독

도박중독은 자기 존재를 강하게 인정받기를 바라는 일환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은 물론 자기 과장이라 볼 수 있는데, 자기에 대한 결핍이 이런 과장을 불렀다. 그러면 성장기의 어린 시절에 부모의 인정과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이 도박중독에 빠져들 위험성을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이 결혼으로 충족되지 못하는 경우 더욱 도박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인정과 사랑에 결핍을 보이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다. 이때 자존감은 자기 존재를 가치있게 여기는 정신의 긍정에너지라는 점에서 코헛은 자존심(self-esteem)의 유지와 자기통합(self cohesion)을 동일한 성격이며, 이런 특성이 인격에서 성적 욕구나 공격적 욕구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이런 시각이 프로이트와는 다른 점이다. 부모의 과장된 사랑이 수년간 지속되면 어린이는 이 태도를 내면화하고 비현실적이 되는 점에서다. 다른 사람도 욕구, 견해,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배우지 못한다.

프로이트는 부모의 어린이에 대한 과장된 찬사는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 나르시즘 단계의 재등장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나르시즘 환자의 부모는 자녀의 나르시즘에 집중함으로써 부모 자신의 실망을 해결한다. 유아기 이후 부모의 찬사가 계속되는 것은 파괴적이다. 현실에 근거를 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정상적인 어린이의 부모는 모든 사람이 취약점을 가지고 있고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가르친다. 현실에 대한 이러한 교육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린이는 거짓 영광에 고착된다.

코헛과는 달리 프로이트는 대상으로 향하는 에너지가 자아(ego)에 붙어 자아가 과장됐다고 봤고, 이것이 최초의 나르시즘에 대한 설명이었다.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자아 문제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찾는다. 양육자와의 어린 시절 관계 결함을 나르시즘 문제의 근원으로 본다. 표면적으로는 자아가 과장돼 있지만 내면으로는 만성적인 공허감, 수치심 속에 있다. 나르시즘 성격장애자들은 자아가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다. 자아의 조그만 결함에도 참을 수가 없다. 병적인 나르시즘은 부모의 과대평가 결과다.

정신분석학 안에서도 나르시즘 이론에는 두 가지가 있어서 서로 대립된다. 코헛(Kohut)은 유아기에 엄마의 공감 실패가 자아에 결함을 가져온 것이 나르시즘의 과장된 자아가 된 것으로 본다. 출생시 유아는 자아가 없기에 유아는 점차 사랑은 외부에서 옴을 알게 되고 엄마에게로 향하게 된다. 이 시기에 엄마의 자아와 아기의 자아는 하나가 된다. 이것을 너와 나의 하나된 단계 즉 나의 글자인 자기(self)와 너의 글자인 대상(object)이 붙어 있는 글자인 자기-대상(self-object)이라 부른다. 이 시기에 유아는 부모를 이상화하고 자신을 전지전능하다고 믿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코헛은 자기가 깨지지 않고 자기통합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고 보았다. 부모가 아이에게 공감(empathy)를 잘 하고 적절히 반응(mirroring)해줄 뿐 아니라 아이의 이상적(idealization)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유아의 심리적 생존에는 공감해 줄 수 있는 어머니의 존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코헛은 발달에 필요한 이런 반응의 결핍(deficit)은 프로이트 학파가 중요시하던 심리구조간의 갈등(conflict)보더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봤다. 이는 코헛이 프로이트와 같이 치료에서 공감을 가장 중요하다고 본 이유다.

정상적 공감에 의해 너와 나는 분리되고 자기와 대상은 떨어져 나와 독립된 개체인 자기와 대상이 된다. 여기서 분리된 과장된 자아는 자아 이상(ego ideal), 즉 나의 미래의 이상이 돼 초자아에 붙게 된다. 이 단계에서 엄마의 공감 실패가 자아의 결함을 낳고 이 결함에 대한 방어가 과장된 자아 즉 나르시즘 자아가 된다.

5. 자기애의 대응로서의 치료적 방법

도박중독자를 자기애에 문제를 보이는 사람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런 문제는 그대로 치료의 일환이 되는 점에서 다음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로 치료자와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 치료자와 결속은 치료과정에서 조기탈락을 방지하기 위한 일환이다. 그들은 치료자가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지에 대하여 민감하다. 이때 그들이 치료자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느끼면 치료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거부할 수 있다. 이는 치료자와의 결속(alliance)을 공고히 해야 할 이유다. 물론 이런 치료자와의 결속은 상담의 원린에서는 치료자와 내담자와의 유대관계로 이해된다.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충분한 관계 형성이 되어여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이는 반드시 내담자의 문제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자가 그만큼 내담자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 기초한다. 치료자인 상담자가 치료를 받는 내담자를 수용하고, 그들이 실제의 세계에서 그들이 결핍을 느끼는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점이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치료자에게는 내담자에 대하여 온정적이고 이해적이 되며, 그리고 지지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시된다.

치료자와 내담자와의 결속은 모든 치료기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특별히 현실치료(Reality Therapy)가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명하다. 현실치료를 창시한 윌리암 글래써(William Glasser)는 정신분석을 공부하고 수련을 받았지만 현실치료를 창안하게 되었다. 그의 이론의 핵심은 개인이 모든 행동을 선택하여 활동하기에 사고나 감정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는 것에 중요성을 둔다. 이런 점에 기대어 치료자와 내담자와의 결속을 강조하는 그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상담자를 불성실하다고 지각한 내담자는 치료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본적 욕구 충족의 한 부분인 현재의 소속감을 경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상담자를 편안하게 지각하지 못한 내담자는 이것을 기술 부족으로 보며, 상담 과정을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담자들이 자신의 현재의 행동을 평가하고, 더 효과적인 행동을 획득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조건을 제공하자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둘째, 안정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안정감은 치료면담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심리적 안정감은 서로의 대화를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대화의 내용을 수긍하거나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게 작용하는 요인이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치료면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치료를 받는 도박중독자의 불안이다. 그들은 대화를 하는 중에 치료자가 자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싫어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그들 나름대로의 느낌에 따라서 신경질적이거나 또는 우발적인 거동이 심해졌다 덜해졌다 한다. 치료자가 그들에 관한 언급을 하거나 또는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에 몹시 신경을 쓰거나 감정을 잘 상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치료자의 분석적 해명이나 해석을 일종의 비판으로 받아들이는 수도 있다.

안정되지 못하는 불안의 현상은 그들의 내면에 부정성이 내재해 있는 상태로 보아야 한다. 이런 불안을 일시적으로 제거하려 하거나 해소하려는 치료자의 노력은 일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지나친 생각이다. 이미 그들은 도박행위로 인하여 내면에 부정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로 인해서 그들은 의욕상실의 상태에 있다. 그들은 에너지가 고갈되고 열정이 없다.

이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엄연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많은 일들에 끌려 다니는 꼴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어디에서도 존경도 못 받고, 인정도 받지 못하며, 벼로 중요하지 않은 존재로 전락해 버린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점이 그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 아니라 치료적 장면에서도 기계적으로 대하거나 천편일률적으로 대하려는 대로를 취한다. 이란 그들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안정감이다. 그들이 나른대로 노력한 것에 대하여 인정을 받지 못하여 사회의 체계나 기관으로부터 어떤 압작을 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치료자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그들에게 안정감을 주도록 하는 일에 힘 써야 할 것이다.

셋째, 지적하지 말아야 한다. 치료면담은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런 점은 치료가 그들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잘못된 점을 지적하여 개선하거나 수정하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면이 허약한 그들은 작은 일에도 지적받는 것을 꺼리는 특성이 있다. 그들을 지적하는 것은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지적받는 것이나 지적을 당하는 현상은 그들이 도박하는 것을 보면 대담한 데가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과는 매우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이런 행동은 자기애의 관점에서 이해된다.

도박중독자들은 생각과는 달리 내면이 허약한 것이 특징이다. 내면의 허약함은 자기애에 문제를 보이는 현상이다. 그래서 그들은 친구나 배우자를 가질 경우에는 내성적이면서도 희생적이거나 충성스러운 측면이 있는 사람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측면이 있다거나 그들을 떠받들어 주는 사람들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직업분야에서도 그들은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거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피하려고 하며, 대개는 방관자적인 입장에 설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들은 높은 개인적인 성취를 이룩한다거나 강력한 권한을 휘두르는 일은 거의 없고, 그 대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순수할 정도로 수줍어한다든지 또는 타인을 기쁘게 해주려는 데에만 열심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치료자는 이런 점을 치료에서 적용하여 가급적이면 그들의 장점을 발견하여 칭찬해주고, 그들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진행해 나가야 필요가 있다.

넷째, 인정하고 수용해 주어야 한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성장의 과정에서 인정받고 존재를 수용을 받은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인정과 수용을 받지 못한 못한 경험이 이제는 자기의 존재를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인정과 수용은 그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축적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타인으로부터의 거부나 거절에 대하여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가까운 교우관계를 통하여 따뜻한 정과 안정감을 갖기를 원하면서도 그들이 단정하고 있는 거부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가까운 관계를 맺는 것을 원하면서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인정하고 수용해 주어야 한다는 점은 그들이 그것을 간정히 발라고 있다는 점에 기초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경우에도 명확하게 자기의 입장을 나타내기보다는 애매하게 말을 하거나 자신감의 결여를 나타내는 정도로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정도로 말을 한다. 또한 이들은 거부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나 또는 타인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는 것조차도 대단히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에게는 타인에 대하여 논평하거나 비판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편이다. 이는 자신의 평가로 인해 타인의 평가가 자신에게 가해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논평을 자신에 대한 경멸 혹은 조소로 잘못 해석하기를 잘하고, 자신의 어떤 요구가 거절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면 곧바로 움츠러들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기 쉽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치료자는 그들의 생각을 잘 들어주고 평가를 유보해야 하며, 그들이 내세우는 말을 일단 들어주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 치료자의 이런 태도가 그들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고 후에는 치료자의 말을 따라오거나 수용하는 쪽으로 발전해 나가게 될 것이다.

다섯째, 자기 주장을 훈련해야 한다. 자기주장이 강하지 못하고 그런 주장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의 특징이다. 앞에서 우리는 자기애가 강한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이 거부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자기주장을 회피하는 것이나 전혀 연습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치료자는 도박중독자를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는 정도로 치료를 해 나가야 한다.

전술한 대로 그들은 누구도 못하는 도박행위를 과감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대단히 용기 있는 사람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오히려 타인들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지 못하고 내면으로, 즉 행동으로 자신의 유능감을 나타내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 주장의 훈련에서는 타인의 요청에 부드럽게 거절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들은 그것을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면서 오히려 속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낮은 평가나 비난을 두려워하기 때문 일 것이다. 이런 점은 그들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그들은 내면의 자신감이 커지는 것을 경험하게도 된다. 실제로 분열성 인격장애와는 자기애서 인격장애는 적절히 자기의 주장을 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속이 후련한 느낌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이 강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기는 점에서다. 다만 그들에게 이런 주장을 훈련할 때에는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실패하게 될 경우에는 그렇지 않아도 저하되어 있는 자존감을 더욱 저하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치료자가 그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저절히 교육을 하거나 아니면 그들이 집단치료를 통하여 거부에 대한 과민성이 나중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것을 이해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6. 결론: 자기애를 적절히 관리하자

이상에서 우리는 도박중독의 치료를 심리적 의존성에 그 원인을 두고 고찰하였다. 의존성은 실제로는 마땅히 충족되어야 할 정신적 에너지가 충족되지 않은 자기애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자기애는 단순히 상당히 복합적인 특성으로 일반적인 정신에너지와 성적 에너지가 정상적으로 발현되지 못한 점에 결부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복합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도박중독자들이 성장과정에서 충분히 채워져야 할 자신에 대한 존재의 가치감이 정신적 에너지로 분화 및 발전되어 외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자기 안에 머무르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치료자는 도박중독자들을 유달리 자기애를 가진 사람으로 보아야 한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더 많은 인정받기를 원하여 그것이 바로 자기에 도취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도취는 결국에는 자기의 허약함의 결과다. 그래서 그들은 도박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고, 더 나은 존재로 보이려는 심리를 부단히 추구하는 것이다. 그 허약함이 의존성을 유발하여 어떤 수단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충동에 이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도에 이르면 그 대답은 자명해진다. 타인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심리적 특성이 더욱 자아도취, 또는 자기도취로 빠져들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특성은 비단 도박중독자들만 아니라 타인의 의견에 기대어 행동하는 의존성이 강한 소심한 사람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이들은 주체성이 강하지 못하여 강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의 견해를 따라서 행동하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이들은 타인들이 거부할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의 주장을 펴지 못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따르려고 한다. 겉보기에는 어른으로 성장되었지만 내면으로는 아직도 덜 성장하거나 덜 성숙된 인격의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특성이 바로 도박중독자들의 특성이라는 점에서 자기애의 해소는 그대로 도박중독의 치료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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