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스타크래프트, 서든어택… 아이들은 왜 빠져드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충렬 박사의 ‘중독탈출’-인터넷중독[8] 인터넷게임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8장 인터넷게임

인터넷게임은 인터넷중독 중에 가장 유혹적이다. 그것은 게임이 갖는 특성에 기초하는데, 일반적으로 게임이란 생활의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이완을 원할 때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게임은 매우 개인적이기 때문에 쉽게 접근해 즐길 수 있고, 개인 수준에 따라 다룰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시간이 지루한 사람들,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려는 사람들은 그 유혹을 거부하기 힘든 편이다. 더욱이 인터넷게임은 아동부터 성인까지 이용 계층과 폭이 다양하다. 게임이 인터넷중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함을 짐작하게 한다. 인터넷에서 게임을 없앤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떠날지도 모른다.

1. 인터넷게임의 기초이해

당연한 말이지만, 인터넷게임은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게임이라 인터넷에 익숙한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확산될 수 있는 바탕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중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은 유치원 때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을 접한다. 이는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컴퓨터를 갖고 놀고, 인터넷과 함께 생활함을 의미한다. 이를 ‘디지털 미디어 세대’라고 한다. 디지털 미디어 세대가 공유하는 생활의 한가운데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있다.

1) 인터넷게임의 기원

인터넷게임(Internet Game)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 기원에 대해 알면 게임중독의 근본을 아는데 도움이 된다. 1972년 아타리(Atari)라는 회사는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시(Sunnyvale)에 있는 ‘앤디 캡스 케이번’이라는 술집에서 작은 실험을 했다. 그들은 핀볼(pinball)게임기 대신 비디오게임의 일종인 퐁(Pong)게임기 원형을 설치하고 반응을 기다렸다. 그것이 어떻게 공략되었는지에 대한 것은 『아타리의 흥망서(The Rise and Fall of Atari)』라는 책에 제시돼 있다.

핀볼 게임기는 바닥판을 굴러 내려가는 볼의 방향을 레버를 이용해 좌우로 조작함으로써 지정된 구멍에 볼을 넣는 게임이다. 단골손님 중 한 사람이 호기심으로 게임기에 다가가 공이 마치 진공상태에 있는 것처럼 스크린에서 조용히 튀는 것을 연구했다. 한 친구가 그에게 다가갔다. 지시문에는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공을 놓치지 마시오”라 적혀 있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동전을 넣었고 ‘삑’ 소리가 나면서 게임이 시작됐다.

그는 공이 교대로 스크린의 한쪽에서 나타났다가 다른 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동전을 넣고 기계를 조작할 때마다 점수가 변했다. 한 사람이 스크린의 끝 쪽에 있는 커서 조정장치인 패들(paddle)을 조정하는 손잡이를 잡으려 할 때, 점수는 3대 3 동점이었다. 그가 조정하는 패들에 공이 맞았을 때, 점수는 5대 4가 돼 이기고 있었다. 경쾌하게 ‘퐁’ 소리가 나면서 공은 스크린 반대편으로 튀어 6대 4가 됐다. 8대 4에서 두 번째 사람은 패들 사용법을 알게 됐다. 점수는 11대 5였고, 게임이 끝나기 직전 처음으로 짧게 바운드 없이 공을 칠 수 있었다.

이 게임은 계속 진행되었다. 그들은 일곱 번 정도 게임을 한 후에야 익숙하게 바운드 없이 공을 받아칠 수 있게 되었고, 일정하게 들리는 ‘퐁’ 소리가 술집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술집이 문을 닫기 전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게임을 했다. 다음날 사람들은 ‘퐁’을 하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앤디 캡스 커번 밖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약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진행되다 나중에 중독으로 발전된 것이다.

2) 유료게임으로의 발전

처음 게임은 간단한 퍼즐을 맞추는 정도의 단순한 것이었다. 그러다 점차 발전돼 상당히 복잡한 과정의 프로그램들이 속출했다. 그리고 게임은 점차 연구·개발하는 전문 업체에 의해 놀라운 발전을 이뤘고, 게임 회사들은 어느 프로그램이 더 흥미를 유발시키는가 하는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는 나중에 유료게임으로 이어졌고, 이제 재미있고 복잡할수록 유료로 돈을 딸 수 있게 됐다. 미국의 경우 야후(Yahoo)나 라이코스(Lycos), 알타비스타(AltaVista) 등 대부분의 대형 포털사이트는 온라인게임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몇몇 사이트들은 그들 사이트에서 게임하도록 그들만의 작은 게임세계를 만들어 게이머(gamer)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런 게이머의 유인에 샌드박스닷컴(Sandbox.com)은 “3백 5십만 남성들이여, 우리는 포르노보다 훨씬 좋습니다”라는 광고를 잡지에 냈다. 성적 매력을 가진 벌거벗은 여자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지만, 샌드박스닷컴은 가장 중독성 강한 10개 사이트 중 하나다. 이 사이트의 회원은 480만명인데, 그 이유는 중독성을 빼놓을 수 없다.

트리비아(trivia), 스윕스테이크스(sweepstakes), 환타지 스포츠(fantasy sports), 아케이드(arcade)와 ‘재미로 하는 카지노(play-for-fun)’를 포함해 50개 이상의 무료게임이 있지만, 샌드박스닷컴의 커다란 유혹은 ‘척키 치즈(Chuck E. Cheese)효과’라 불렸다. 척키 치즈는 주로 피자를 파는 미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런 레스토랑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쉽게 자를 수 있는 카니발 티켓들로 값을 지불하는 모든 게임들을 할 수 있도록 피자를 가지고 경주한다. 물론 유인책은 나중에 계산대에서 커다란 상(賞)으로 돌려받는 수많은 티켓들을 따는 것이다.

인터넷은 이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화폐인 ‘사이버머니’를 사용하기에 이른다. 이 돈은 구매와 활용이 가능할 정도다. 실제로 미국의 샌드박스는 이 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제휴업체들로부터 자극적인 상품들과 상품권, 그리고 판매촉진 상품들”로 돌려받을 수 있는 화폐의 성인용 버전 ‘샌드달러(sand dollar)’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그날 상품이 시가 188달러짜리 디지털 전화라면 ‘에이티앤티사의 디지털 어드벤티지 400플랜(AT&T Digital Advantage 400 Plan)’, 즉 AT&T사 판매상품에 가입하고 10,000샌드달러를 내는 샌드박스 회원만 받을 수 있다. 그만한 샌드달러를 얻기 위해 회원들은 엄청난 양의 게임을 하거나 온라인 꽃배달부터 잡지구독, 여행패키지 상품 등의 서비스에 현금을 지불함으로써 빨리 샌드달러를 얻을 수 있다.

컴퓨터게임 업체들은 서로 경쟁적이다. 미국의 경우 샌드박스와 경쟁하는 사이트들이 많은데, 잠깐만 검색해도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약속하는 지-게임스(Z-Games), 최고 백만달러 현금을 제공한다는 게임머신(GameMachine), 그리고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의 돈을 훔치고 친구와 연맹을 맺어 큰 상(賞)을 타 제국을 건설하는 캐시워즈(CashWars) 같은 사이트들을 발견할 것이다.

판타지게임(FantasyGames)이라는 또 다른 사이트는 특별히 대중적인 풋볼(축구), 야구, 농구, 하키, 골프와 미국의 전국자동차경기연맹 나스카(NASCAR) 리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판타지 스포츠는 처음 시작할 때 오히려 시간을 낭비할 수 있으나, 티셔츠, 팜파일럿츠(PalmPilots), 텔레비전, 컴퓨터, 연예계 상품, 최고 백만달러의 현금에 이르는 모든 상품들을 제공함으로써 한 걸음 더 앞서가고 있다. 앞으로도 컴퓨터게임은 더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게임을 즐기기 위해 더욱 시간과 돈을 투자해 컴퓨터에 매달리고, 중독자들은 더욱 양산된다.

2. 인터넷게임의 구조와 성격

인터넷게임은 어떻게 이뤄져 있을까? 우리는 그 구조와 성격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는 게임에 빠져드는 근본을 이해하는 바탕이 된다. 인터넷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밤을 새면서 게임을 하게 만드는 데는 그럴 만한 유인가(incentive)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와 성격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은 역할 수행을 위주로 하는 롤플레잉(roleplaying), 사냥을 중심으로 총을 쏘는 슈팅(shooting), 그리고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는 형태의 액션게임(action game) 등이다. 초기에는 액션게임이 나오다 점차 슈팅으로 이어지더니, 현재는 롤플레잉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슈팅이 뒤를 잇고 있다. 이런 게임들은 성격상 일정하게 수준이 높아지는 레벨업과 사냥 중심으로 혼합돼 있다.

게임을 이용하는 개인을 유저(User)라 하고, 둘 이상의 이용자를 유저들(Users)이라 한다. 서로 경쟁하는 게임은 유저들 간에 한판 붙는 것으로 말한다. 이때 유저들은 몬스터를 사냥하고 레벨을 올리기 위해 시간을 들여 게임에 매달려야 한다. 이런 구조적 성격이 게임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고,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 특성이다. 게임은 대개 유·무료로 구분되는데, 정액제 유료 게임이라면 일정한 돈을 게임회사에 내야 한다. 그러나 무료게임이라고 돈이 안 드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대개 스스로 존재 가치감을 높이는 쪽으로 자극 유도하는 형태를 취한다. 유저들이 게임에서 존재 가치감을 보이려면 레벨을 올려야 한다. 레벨이 오를수록 경험치가 많아지고 등급이나 순위를 매기는 랭킹(ranking)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초등학생들은 자제력이 약해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된다. 게임머니가 모이지 않을 때는 현금으로 사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인위적 방법이 동원된다. 돈으로 게임머니를 사서 장비를 갖추다 보면 나중에는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여기에는 초등학생도 많다는 점이 놀랍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많은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지닐 수 있어 짜릿한 성취욕과 존재가 격상된 느낌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등급이 결정되는 것은 심리적으로 우월감과 부러움을 부추긴다. 각 게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유저들 랭킹이 나오는데, 랭킹을 올리는 재미로 더욱 게임 속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기도 하고, 그 가운데 사람들을 사귀게 된다. 인터넷게임의 구조적 성격은 사람들을 게임으로 끌어들여 우월감과 열등감을 조장하고, 여기서 빠져나오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만든다.

3. 인터넷게임의 종류와 유형

청소년들은 인터넷게임에 밤을 지새우며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인터넷게임은 너무나 다양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지만, 특히 롤플레잉 게임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롤플레잉은 무엇보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갖는 게 매력이다. 인터넷상서 자신의 캐릭터는 분신 같은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단히 끌리는 특성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분신을 더 멋있고 강하게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롤플레잉 게임에는 파이널 환타지5, 드래곤볼Z 2격신프리더(패밀리용), 창세기전2, 서풍의 광시곡(창세기 외전), 파랜드 택틱스2, 디아블로2,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이스3리메이크), 레지턴트 이블4(바이오 하자드) 등이 있다. 이런 롤플레잉 게임은 혼자서 하는 싱글플레이였지만, 1996년 바람의 나라라는 최초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이후 많이 생겨났다.

그 외에도 여러 게임이 있지만, 그것들은 대개 시리즈로 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는 메이플(maple), 던파, 건담(gundam), 서든(sudden), 라그라로크, 주작신단, 시크릿스타 등의 유형이 있다. 이런 게임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지만, 다음의 몇 가지를 다뤄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바람의 나라

바람의 나라는 텍스트 중심의 머드(Multi User Dungeon:MUD) 게임에 시각 요소가 결합된 방식이다. 이 게임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머드게임에 그래픽 기술이 합쳐진 것으로 ‘머그(Multi User Graphic: MUG)게임’에 해당한다. 1994년 인터넷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은 단군의 땅이었다. 이 게임은 문자메시지로 진행되는 텍스트 방식이었다. 이는 그림이 아니라 ‘텍스트 중심의 머드 게임’으로 적절한 대사를 통해 행동명령이 수행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 게임은 PC통신을 이용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용자들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점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한계를 극복한 것이 1995년에 나온 바람의 나라였다. 이 바람의 나라에는 전사, 도적, 주술사, 궁수 등의 특화된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리고 주작, 현무, 백호, 청룡이라는 신수를 가진 네 개의 성(城)을 두고 싸우는 문파 간 전쟁인 문파 공성전이 있다. 이러한 문파 세력들이 성을 두고 우열을 가리는 싸움은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다.

2) 리니지와 리니지2

리니지(Lineage)는 그래픽 기술이 향상되면서 1998년 등장했다. 리니지는 보다 정밀한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인데, 마우스를 손쉽게 이용해 게임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 역할수행(롤플레잉)게임이다. 리니지는 방대한 판타지 세계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키워가는 방식을 기본 구도로 한다. 여기에 ‘혈맹’이라는 커뮤니티와 공성전이 추가돼 더 흥미를 끌었다. 여기에 리니지2는 후속작으로 10년간 국내 롤플잉게임의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리니지의 유료회원 수는 200만명, 동시 접속자 수도 12-18만명에 달한다.

리니지가 나온 후 3년만에 동시 접속자가 10만명을 돌파했지만, 후속 게임인 리니지2는 소개된지 불과 한 달 만에 동시 접속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록을 세운 리니지에는 팀플레이를 지원하는 ‘혈맹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여기서 혈맹이란 친한 사람들끼리 만든 하나의 그룹이다. 그룹에서 이들은 서로 대화하기도 하고, 여러 명이서 몬스터 사냥을 하는 파티 플레이(party play)도 즐기며, 함께 혈맹 간 전쟁을 치르기도 한다. 이때 혈맹에서 퇴출당하면 이용자로서 매우 슬프고 우울해질 수 있다. 특히 학교에서 왕따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나 소외 계층 학생들일수록 혈맹원끼리 나누는 대화나 잡담에 의존해 현실세계를 탈피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들에게는 때로 자신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가족보다 혈맹원들이 훨씬 정(情)이 가는 소중한 사람들로 생각된다.

리니지 시리즈는 게임 안에서 몬스터를 때려잡으면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리니지는 게이머들끼리 이러한 아이템을 주고받도록 현금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재미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게임하는 사람을 양산하는 것이다. 더욱이 게임에서 다른 게이머를 죽일 수 있는 제도(player Kill: PK)가 있어 현실에서 살인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다.

3)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StarCraft)는 미국 블리자드 회사에서 1998년 출시한 게임으로 현재에도 가장 인기있는 게임 중 하나다. 게임 기본 구도와 형식은 테란(Terran), 저그(Zerg), 프로토스(Protoss)라는 세 종족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응용하여 싸우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Real Time Simulation: RTS)이다. 특히 이 게임은 보이지 않는 상대와 다양하게 편을 짜거나 자신만의 독특한 전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 인터넷 접속망인 배틀넷을 통한 다양한 전투, 게임 유닛을 게이머가 직접 창조 관리하는 점 등으로 발매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의전략 게임시장을 석권했다.

다른 게임보다 게임 도중 상당히 머리를 써야 해 몇 게임 하고 나면 바로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해진다. 이로 인해 “엄마, 게임하고 나서 공부할께요” 라는 자녀의 말을 들어선 안 된다. 공부보다 게임을 먼저 해 두뇌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로는 공부하는 게 쉽지 않다. 초창기에는 세계 스타크래프트 랭킹 100위 안에 드는 한국인이 60명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학생과 회사원들이 밤을 세워가며 게임을 하다 수업과 일에 지장을 받기도 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스타크래프트는 전세계에 판매된 900만 게임팩 중 400만개가 우리나라에서 팔려나갔다. 그 이유는 짧은 시간에 승부가 나고, 온라인에서 길드(guild)를 형성해 진행되는 단체전이 여럿이 어울리기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타크래프트의 폭발적 인기는 게임산업과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우리나라의 IMF 사태와 맞물려 PC방이 퍼져나가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켜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게다가 게임하는 모습을 축구경기 보듯 중계하고 응원하는 ‘e-스포츠’라는 새로운 게임산업을 탄생시킨 게임이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4) 메이플 스토리

메이플 스토리(maple story)는 2004-2005년 사이 초등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이다. 전사, 도적, 궁수, 마법사에서 전직을 통해 여행을 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구조다. 메이플 스토리는 만화에 나오는 귀여운 캐릭터들의 등장과 무료라는 점이 초등학생들에게 커다란 흡입 요인이 됐다. 캐릭터도 예쁘고 처음 했을 때부터 레벨도 쉽게 올라 흥미를 더하면서 흡입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은 더 잘 하고 싶은 유혹과 현금 아이템을 사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기 힘들다. 그 결과 엄청난 물량의 현금 아이템이 초등학생을 키우는 부모의 핸드폰과 집 전화 요금으로 빠져나갔다.

5) 카트라이더

카트라이더(Counter-Strike)는 2004년 6월에 나온 귀여운 비앤비(BnB)캐릭터가 경주용 자동차를 타고 승패를 다투는 온라인 경주 게임이다. 9개월만에 회원 수 11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얻은 이 게임은 2005년 3월에는 스타크래프트를 밀어내고 PC방 온라인게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카트라이더는 다른 경주 게임과 달리 여러 명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며, 게임시간도 몇 분밖에 되지 않아 부담이 없는 편이다. 그리고 키보드 조작이 간단해 금방 배울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초등학생과 여성들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게임하는 방식도 아이템 모드, 스피드 모드, 플래그 모드 등 세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재미와 긴장감을 즐기는 초등학생은 단순히 스피드 경쟁을 하기보다 게임 아이템에 따라 운이 달라지는 아이템 모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게임이 무료지만, 다양한 아이템은 유료라는 점이다.

6) 거상과 거상2

거상(colossus)은 인기 드라마 ‘상도’를 바탕으로 나온 게임이다. 이 게임은 기존 온라인 게임에다 경제 시뮬레이션과 전략 시뮬레이션이 결합된 ‘경제 롤플레잉’이다. 거상은 지루하게 전투만 반복하는 기존 게임의 단점을 보완해 전투 비중을 낮추고 경제활동을 도입했다. 자신의 상단(商團)을 구성해 여러 마을을 돌며 특산물을 싸게 구입해 비싼 곳에 파는 경제 시스템이다. 물론 상인은 장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단 마을을 공격하는 공성전도 있다. 거상은 과거 역사 속 조선과 일본, 중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이 배경이다.

그러나 거상2의 무대는 16세기 유럽 강대국이 본격적으로 식민지 개척에 나섰던 시대로 바뀌었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대상인과 경영자, 탐험가의 해적 등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가 배를 타고 미지의 대륙을 탐험하면서 사업과 전투를 벌이는 게임으로 바뀌었다.

7)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서든 어택

‘1인칭 슈팅게임(First Person Shooting: FPS)’은 실제 음향효과 아래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본래 조작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마니아들이 즐기던 게임이었다.

특히 90년대 말 출현한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라인 이용자를 가진 게임으로 성장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도 ‘1인칭 슈팅게임’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목적을 수행하는 테러리스트와 그것을 막으려는 대테러리스트라는 대결 구도를 가진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레인보우식스라는 외국산 슈팅게임에서부터 스페셜포스, 서든어택이라는 국산 게임이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다.

‘1인칭 슈팅게임’의 인기는 무엇보다 롤플레잉처럼 오랜 시간을 투자할 필요 없이 짧은 시간에 박진감과 화끈함을 즐길 수 있는 점이다. 그리고 게이머가 화면 속에 직접 들어가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조작법이 초보자에게 다소 어려워 국내에서는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조작법이 게임마다 대부분 동일하고 생소한 부분이 거의 없어 일단 익히고 나면 다른 ‘1인칭 슈팅게임’를 하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국내 1인칭 슈팅게임 시장에서는 그간 스페셜포스가 독주하다 최근 서든어택이 급부상하면서 두 게임이 ‘1인칭 슈팅게임’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양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게임은 다양한 전투 장면에서 진짜 전투를 하는 것 같은 현실감 뿐만 아니라 빠른 진행과 단발 승부가 이루어지는 속도감 있는 진행이 특징이다. 1인칭 슈팅게임을 하는 사람은 총을 사용할 때 손맛을 느낀다고 할 정도로 타격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마치 현장에서 직접 총을 쏘고 폭탄을 던지는 듯한 고도의 긴장 속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그러나 전투 과정에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사체가 등장하는 잔인한 측면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인터넷게임의 양산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한 인터넷게임이 이렇게 양산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간단히 질문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간단하게 시간이 무료해서 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밤새도록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고 매달리는 모습은 단순히 시간이 무료하다는 것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여기서는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깊은 본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인간이 갖고 태어난 파괴적 본능인 ‘싸움의 본성’이다. 인간은 이런 싸움의 본성에 근거해 남에게 이기고 싶고, 남보다 우위를 점유하려는 심리를 발현하는 것이다. 인터넷게임은 그 유형이 다르다 해도 대개 싸움의 성격을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4. 역할수행 게임과 레벨업

위에서 우리는 게임 중에서 가장 많아 사용되는 것이 역할수행이라는 롤플레잉이라고 했다. 이런 롤플레잉 게임에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것은 대단히 심리적 특성에 기인되고 있다. 그러면 역할수행 게임이 어떤 특성을 갖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 역할수행이라는 롤플레잉(roleplaying) 게임은 일정한 스토리로 풀어 나가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현실에서 성취하지 못하는 자신의 특성을 가상 세계에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Table talk Role-Playing Game, Traditional Role-Playing Game:TRPG)은 플레이어들이 가상의 인물 역할을 맡아 정해진 규칙을 따라 즐기는 놀이다. 놀이의 규칙을 담은 규칙서(rulebook)와 각 참가자들이 맡은 인물을 묘사하는 캐릭터 시트(character sheet) 및 필기도구가 필요하며, 많은 경우 주사위도 사용된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과 달리 승패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게임들이 경쟁을 전제로 하는 반면,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서로 협력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며 노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 사이에는 보통 역할 분담이 일어난다. 플레이어들은 클래스나 종족 등 특정 원형에 따라 인물을 선택하거나 혹은 직접 특징이나 성격, 기술 등을 선택함으로써 인물의 기능적, 극적 역할을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의 참가자는 ‘마스터(게임마스터, GM으로도 불린다)’와 ‘플레이어’로 나뉜다. 마스터는 보통 1명, 플레이어 수는 이론상 제한이 없지만 대개 3-5명이다. 마스터는 플레이 세션의 진행과 플레이어가 맡지 않은 등장인물(Non-Player Character, NPC)의 행동을 주관하며, 플레이어는 대개 전적으로 플레이어가 맡은 인물(Player Character, PC)만을 맡는다. 마스터와 플레이어는 서로 자기들이 맡은 역할(인물, 사건, 배경 등)을 조종해 상황을 만들고, 그에 응답함으로써 플레이를 진행시킨다. 혼자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고, 마스터가 없는 방식의 플레이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드문 편이다.

이쯤해서 우리는 레벨업에 대해 논해야 한다. 레벨업이란 온라인게임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능력과 수준을 올리는 게임상 활동이다. 그러나 문제는 ‘무조건 레벨업=지존’과 무차별 레벨업이 문제다. 게이머들 사이에는 레벨업을 위해 하루 10-15시간씩 게임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아이템을 현금으로 주고 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시간이 걸려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면, 손쉽게 레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으로 게임을 플레이해주는 각종 프로그램과 마우스도 등장했다. 게이머 없이도 24시간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뮤’용 오토마우스의 인공지능은 상상을 초월한다. ‘리니지’는 오토리니지라는 자동 아이템 판매 프로그램으로 인한 사기 극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묻지마 레벨업 유저들을 위해 일명 ‘사무실’을 차리고 캐릭터를 대신 키워주거나 아이템을 사고파는 전문판매상도 생겨났다.

이제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강국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그러나 게임문화까지 수출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는 적다. PC게임 ‘스타크패프트’가 활성화되면서 ‘e스포츠’라는 용어가 생겨났지만, 온라인게임 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한 유저는 “레벨업 지상주의 때문에 게임 분위기가 험악해진다“며 ”몬스터를 잡기 위해 치열한 자리싸움과 남의 아이템을 훔쳐가는 매너없는 ‘비매너 플레이’ 때문에 기분이 상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자극하는 롤플레잉 시스템과 문화가 낳은 폐해지만, 개선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는 대개 영업이익 문제를 내포하면서, 무한대로 게이머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심리적 성격을 담보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5. 인터넷 게임의 폐해

인터넷게임은 많은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 인터넷게임은 우리 생활도 바꾸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골목길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놀이터에서 모래성 쌓기를 하는 아이도, 그네를 타는 아이도 찾기 힘들다. 학원 문을 나서 간신히 쉬는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어두침침한 PC방에서, 혹은 문을 꼭 닫은 자기 방에서 게임에 빠져든다. 정신병원에 게임중독으로 현실 괴리현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 손에 이끌려 오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이 현실이다.

정보문화진흥원은 청소년 10명 중 3명이 게임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산했다. 온라인게임으로 범죄에 빠진 청소년은 5천여명에 이른다. 요즘 아이들은 사물에 대한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유아기부터 게임을 접한다. 2006년 2월 초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만 3-5세 아이들 중 절반(87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시작한 평균 연령은 3.2세로, 이들 중 93%가 게임·오락 등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 이런 현실은 여러가지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대화를 참고해 보자.

“친구야, 나 어제 하던 게임이 생각나서 학교에 못 있겠어. 3교시가 영어시간이거든. 담임선생님이 수업을 안 하잖아. 교실에 가는 척 하고 몰래 게임하러 갈 건데, 너도 안 갈래?” 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갑자기 나도 어제 만들다 만 레벨이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만 하면 만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갑자기 배가 아파지는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께 배 아프다고 말씀 드리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교실에 가서 선생님께 배 아프다고 말씀드리니 보건실에 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보건실 선생님이 약을 주시고 괜찮아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3교시 쉬는 시간에 또 아프다고 말씀드렸죠. 선생님은 “보건실에서 약 먹었니? 뭐라고 하셨어?”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약을 먹었는데도 계속 아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방법이 없으니 집에 가서 병원 가보라고 하실테니까요. 그렇게 전 게임방으로 갔습니다. 도망나온 친구와 함께요. 제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친구도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몰래 빠져나와 셋이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게임방에서 게임을 하는데 친구 핸드폰으로 막 전화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가 담임선생님 번호라고 해서 받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친구 엄마에게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래도 친구네 반 선생님께 걸린 것 같습니다. 걱정이 되기 시작하네요. 이럴 바에는 아예 학교를 안 다니는 게 낫겠습니다. 매일 게임만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상에서 나타난 아동들의 대화는 인터넷게임이 생활에 얼마나 깊숙히 들어와서 자리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인터넷의 폐해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는 그 폐해를 다음 몇 가지로 구분하기로 하자.

첫째, 인터넷게임에 점차 익숙해지는 형국이다. 위 사례는 요즘 한 반에 한두 명씩 있는 게임중독 아이들의 실상이다. 이런 아동들은 대개 부모가 게임방에 가서 아이를 찾아다 교문까지 데려다주고 간다. 그러면 아동은 혼날 것을 걱정해 다시 도망가서 하루 놀이터에서 밤을 새고, 다음날 잡혀 들어가기도 한다. 그 후에도 학교 수업 중에 게임방으로 도망가는 일이 생긴다. 어떻게 하다가 저렇게까지 됐을까? 혼날 것을 미리 몰랐을까? 뻔히 알면서도 게임방에 다시 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마음, 뻔히 수업 중인데도 게임방으로 향하는 아이들 마음을 생각할 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들은 잘못된 줄 알고, 부모에게 혼날 줄 알면서도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다. 이런 현상은 중학생들의 컴퓨터 사용시간에서도 나타난다. 중학생들의 경우 하루 평균 컴퓨터 사용은 3.69시간이며, 평일 평균 3.02시간, 휴일 평균 4.88시간이다.

둘째로 충동의 문제를 초래한다. 인터넷게임 중독은 단순히 게임과 인터넷에 열중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몸이 피곤하고, 공부에 집중을 못하고, 학교에 가지 않고, 밥을 먹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을 초래한다. 이런 현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수업 중 휴대폰 게임을 하던 학생을 선생님이 꾸짖고 휴대폰을 압수하면, 충동성을 제어하지 못한 아동은 선생님을 밀치고 구타해 휴대폰을 뺏고 다시 게임에 열중한다. 심지어 폭력게임을 즐겨하는 아동이 폭력성을 드러낸 사건들도 많다.

인터넷게임으로 인한 충동의 문제는 폭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심해지면 죽음이나 타살, 그리고 자살로까지 이어진다. 2005년 8월 대구 북구 복현동 모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던 이모(28) 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고, 2006년 3월 10일 부산 남구에서는 꽃다운 19살 소녀가 자신의 집 장롱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난히 내성적인 성격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이 양은 3년 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뒤 대인관계를 거의 하지 않았으며, 1년 전 부모가 이혼한 후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인터넷게임에만 몰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해 12월에는 인천 서구 신현동 모 PC방에서 인터넷게임을 하던 김모(38) 씨가 갑자기 실신해 PC방 종업원 공모(19)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사망했다. 공씨는 “김씨가 10일 전부터 PC방에서 인터넷게임을 해왔으며, 컵라면이나 커피 등으로 끼니를 때웠다”며 “리니지2, 뮤 등의 게임을 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셋째, 폭력성을 모방한다. 총기나 도검(刀劍)을 쓰는 게임은 너무나 사실적인 표현이라 아이들의 폭력성을 극도로 사실화시키는 위험이 있다. 게임에서 적의 머리를 겨냥하는 살상기술인 헤드샷(headshot) 장면이 대표적이다. 헤드샷은 적의 머리를 뚫는 상처를 말하며, 보통 ‘즉사’로까지 이어진다. 이런 헤드샷은 주로 도청장치를 사용하는 스니핑(Sniffing)에서 가장 많이 시도된다. 비디오 게임 안팎에서 헤드샷은 보통 특별한 기술의 발사를 나타낸다. 특히 머리 부분이 몸에서 가장 작은 표면적을 갖기 때문에 맞추기에 가장 어려운 부분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언리얼 토너먼트(Unreal Tournament), 스페셜포스(Special Force), 헤일로(Halo)와 같은 수많은 1인칭 슈팅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헤드샷을 할 경우 일반적 발사로 피해를 입혔을 때보다 더 크게 보상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성과 선정성을 보면, ‘헤드샷’의 경우 총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쏘아 터트리거나 칼로 목을 잘라 목을 들고 다니는 형태다. 또 붉은 피가 잘린 신체 부위에서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게 하며, 심지어 죽은 시체를 방치하여 게임 이용자가 그 시체를 난자(亂刺)하는 경우도 있다.

넷째, 범죄의 유혹을 받는다. 게임을 지속하고 높은 레벨을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하는 중에도 아바타(Avatar)를 꾸미거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이처럼 돈이 필요해서 일어나는 행동은 때로 여러 범죄와 연결될 수 있다. 휴대폰으로 게임을 다운받아 사용요금이 120만원이 나온 한 초등학생은 아이템 구매를 위한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할머니를 무차별 구타했다. 그런가 하면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학교 또는 학원에 나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의 돈을 몰래 훔치거나 하루종일 부모님께 매달리며 돈을 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다른 아동의 돈을 갈취하는 사례 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모두 게임중독의 결과다.

그러나 상담을 하다 보면 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아동은 게임중독에 빠져 있는데, 부모는 “우리 아이는 집에서는 컴퓨터를 안 쓰는데요. 아마 컴퓨터 할 줄도 모를 겁니다. 오히려 요즈음 같은 정보화 시대에 뒤처지지 않나 걱정이에요” 라고 말한다. “우리 아이는 게임방 같은 곳은 한 번도 안 가봤을걸요” 라고 이야기하는 부모도 있다. 이런 부모는 아동이 지금 무슨 게임을 하고 어느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이런 부모들은 온라인게임의 종류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자녀가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자녀들이 부모가 못 보는 PC방이나 친구 집에서 인터넷게임을 하는지도 모르고 눈앞에서 하지 않으니 인터넷중독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6. 결론: 폐해 막으려면 목회자들이 먼저 심각성 알아야

지금까지 인터넷게임에 대해 기술했다. 인터넷게임은 게임중독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고찰했다. 인터넷게임이 어떤 특성을 갖고 있으며, 그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파악하는 노력은 게임중독을 다루기 위한 기초에 해당된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게임이 확산되는 데에는 그만큼 게임이 갖는 특성이 있음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 다양한 유형의 인터넷게임은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이 되는 점에서 게임중독의 환자를 이해하는 데 필수 요소다. 게임중독을 치료하려면 현재 어떤 인터넷게임이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특성이 있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인터넷게임에 붙들어 매는지를 알아야 했다.

그리고 인터넷게임의 유형에서는 각기 특이성이 있기에 이용자들에게 더욱 흥미를 유발하는 유혹의 요인이됐다. 인터넷게임의 특성과 함께 오늘날 일반화된 각종 전문적인 용어를 읽혀 둘 필요성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기술했다. 그러나 다양한 유형은 심리적 측면에서 일정한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게임이든 모든 게임에서는 인간에게 내재된 파괴적 본능인 ‘싸움의 본성’을 발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본성의 발현은 인터넷게임이 단순히 무료하거나 스트레스를 푸는 차원을 넘어선다는 점이 중요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인터넷게임이 이제 큰 사업으로 발전하는 점이었다. 이 사업은 점차 발전해 규모가 확장되므로 이제 ‘게임 산업’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리고 인터넷게임에서 돈을 벌려는 측면이 가세하면서 더욱 게임을 부추겼다. 이런 점을 보고 게임개발자인 리차드 개리어트(Richard Garriott)는 사람들이 자신이 개발한 울티마 온라인게임을 통해 진정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발견했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이런 점에 착안해 더욱 인터넷게임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그의 중요한 프로그램 개발 철학 중 하나는 사람들이 게임에서 돈을 벌어 실제 직업을 그만두고 영원히 가상세계에서 살도록 게임 기제를 창조하는 것인지 모른다.

이제 이런 생각은 단순히 돈을 버는 흥미로 느껴질지 몰라도, 실제로는 무섭기까지 하다. 인터넷게임은 돈을 버는 것을 넘어 많은 사람들을 정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게임으로 생활이 파탄되는 사람들이 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더 위험한 것은 인터넷게임이 특성상 도박성을 갖고 있어 가정파탄이나 일상생활에 문제를 야기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한쪽에서는 게임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게임으로 인해 돈을 잃고 생활이 절단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은 반드시 개인의 영역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게임이 국가적으로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이지만, 인간 생활에 있어서는 비생산적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심리에 문제를 유발시켜 병리적 현상으로 이행되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목회에서는 인터넷게임에 대한 연구가 시도돼야 한다. 이런 연구에 교회와 목회자가 신경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교인들의 정신적 생활이나 신앙생활이 게임에 점령당하거나 시간과 마음을 뺏겨 신앙생활을 뒷전으로 할 소지가 얼마든지 있다. 아울러 이처럼 중독 경향이 높아지는 분위기에서는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져 교회와 신앙생활을 등한히 하는 경우가 점차로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할 경각심도 가져야 한다.

이런 것은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는가 하는 기우(奇遇)가 아니라,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육을 시대에 맞게 개발하여 대응하거나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새싹으로 자라나야 할 청소년들이 점차 인터넷게임에 빠지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단순한 신앙에의 강조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현실적 차원에서의 대응이 요청되고 있다. 교회와 목회자는 이를 파악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복합적인 현 상황에서 교회의 신앙적인 대응이 약화되면, 성도들 특히 청소년들의 신앙이 기초부터 흔들릴 수 있다. 교회와 목회자가 이런 시대적 변화를 파악하여 적절히 대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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