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칼럼 3
당신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하는가. 부부가 살다보면 신혼 때와는 달리 무덤덤한 관계가 되어 서로 이기적이고 뻔뻔한 언행으로 실망감과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배우자에게도 방어기제의 작용과 함께 약간의 거리감을 유지하기도 한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생활 동안 체념하면서 거리를 두고 살았으면서도, 기념일에는 그동안 견디면서 잘 살아온 것에 대하여 축하를 받기도 한다. 중년부부의 관계는 채워지지 않는 욕구와 아픔을 외면하면서, 넘쳐나는 열정이 아니라 의무감에서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수가라 하는 동네에 한 여인이 남의 눈을 피해 정오에 우물가로 물을 길러 나갔다(요 4장). 그녀는 결혼을 하여 남편과 평생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무려 남편 다섯이 있었었고, 지금의 여섯번째 남편과도 행복하지 못했다. 그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정서적 유대감이 충족되지 못하였다. 그녀는 사마리아인이었는데,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혼혈이라고 업신여기며 상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 깊숙이 메시아 곧 그리스도를 갈망하면서 살았다.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네 남편을 불러오라” 하셨다. 여인은 “나는 남편이 없나이다”라고 대답하니 예수님께서 “네가 남편이 없다하는 말이 옳도다”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그녀는 여섯 명의 남성들과 살아봤지만 참다운 관계를 맺었던 남편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목말랐고 갈증을 채워줄 누군가를 계속 갈구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우물가에서 그녀를 만나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알려주었고, 마침내 그녀가 기다라던 메시아를 대면하게 되었다.
인간은 하나님을 만남으로 근본적인 욕구가 해소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새롭게 해주는 생수를 주시겠다는 약속은, 우리의 근본적인 욕구를 채워 주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인간은 그러한 근본적인 것 외에 건강과 물질과 안락에 대한 갈망과 인간관계에서 정서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바로 부부관계는 정서적이고 육체적인 친밀감을 얻는 합법적인 관계이며, 기본적인 욕구충족을 하는 생존의 기본단위이다. 중년부부의 위기는 이러한 정신적·육체적 친밀감과 유대가 약해질 때 발생하는 것이다.
남편 외도의 60% 이상이 남편의 관계중독에서 비롯된다. 관계중독이란 특정인과의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비이성적으로 몰두하는 병적관계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의존성 속에서 끊임없이 친밀한 관계를 맺을 누군가를 찾는 것이다.
또한 아내의 외도는 남편의 인격 무시 또는 신체적 폭력으로 인하여 심리적 상처가 깊을 때, 다른 남성으로부터 위로를 받아 정서적 친밀감을 얻고자 하는 데서 시작된다. 즉 우물가의 여인은 상처투성이인 그녀를 진정으로 대해주는 남자를 만나지 못하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이어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사령관도 스캔들에 연루되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안보를 담당하는 최고위급 인사 두 명이 그들의 업무 본질을 망각하고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 ‘개인적’ 관계를 맺었다. 게다가 이들이 젊은 유부녀들과 맺은 관계에서는 단순한 불륜을 넘어 기밀 유출 정황까지 제기되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건들은 있었다. 이와 같이 가정의 위기는 국가 안보의 위기로도 연관된다.
인간의 참 모습은 강인한 남성과 아름다운 여성이 아니라 약한 남자와 연약한 여자이다. 평생 죽을 때까지 동반자로서 살 것으로 혼인서약서에 도장을 찍었어도 살다보면 법적 또는 실제적으로 남남되는 일이 있다. 그러므로 중년부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부 관계의 친밀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든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느슨해진 또는 끊어진 배우자와 관계에 좌절하지 말고 정서적 육체적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목마른 우물가에 여인 같은 인생들이 있다면 하나님으로부터 영혼의 가장 깊은 욕구를 채우고, 가정 안의 파랑새를 찾아야 한다. 다음에는 <위기부부의 파멸과 회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선이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신대학원에서 석사((M.Div), 박사(Th.D. in Missiology)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신학원(FCTS)에서 여성리더십으로 박사(D.Min)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행복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