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성 인식 차이] 솔로몬의 노래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7

▲이선이 목사.

▲이선이 목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연인을 향하여 노래하였다. 춘향전 사랑가 중에 한 소절을 들어보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이야…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만큼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성춘향을 향한 사랑이 담뿍 담긴 이몽룡의 노래이다. 그런데 이 두 남녀의 사랑은 ‘플라토닉’이었을까 또는 ‘에로틱’이었을까?

남성과 여성이 사랑을 할 때, 일반적으로 남성은 성적인 사랑을 우선적으로 기대하는 반면에, 여성은 낭만적인 사랑을 먼저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성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있다. 대체로 여성은 성이 사랑의 표현이기를 원한다. 그리고 성과 사랑을 분리하여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 남성은 성이 사랑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년부부의 결혼생활에 있어서도 아내는 정서적인 면에 불만족을 느끼고, 남편은 성적인 면에 불만이 더 있다.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세번째 왕으로 학벌, 집안, 외모를 두루 갖춘, 그 당시의 킹카였다. 이 킹카에게는 왕비가 60명이요 후궁이 80명이 있었다. 그런데 이 킹카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인은 따로 있었다. 그녀는 가난한 집안의 출신으로 솔로몬 소유의 포도원에서 일하고 있는 술람미 여자였다. 술람미 여자는 한 젊은 목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녀는 목자가 다시 오겠다고 했지만 연락이 없어 낙담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가 들에서 일하고 있을 때 기다리던 그 목자로부터 보고 싶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술람미 여자의 연인은 다름 아닌 목자로 변장했던 솔로몬이었다.

솔로몬은 술람미 여인을 향해 노래한다. “귀한 자의 딸아 신을 신은 네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 네 넓적다리는 둥글어서 숙련공의 손을 만든 구슬 꿰미 같구나 배꼽은 섞은 포도주를 가득히 부은 둥근 잔 같고 허리는 백합화로 두른 밀단 같구나 두 유방은 암사슴의 쌍태 노루 새끼 같고 목은 상아 망대 같구나 눈은 헤스본 바드랍빔 문 곁에 있는 연못 같고 코는 다메섹을 향한 레바논 망대 같구나 머리는 갈멜 산 같고 드리운 머리털은 자주 빛이 있으니 왕이 그 머리카락에 매이었구나 사랑아 네가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어찌 그리 화창한지 즐겁게 하는구나”(아7:1-6) 솔로몬은 이 여인의 매력에 푹 빠져 예루살렘 왕궁의 왕비로 맞이한다. 

술람미 여인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이 되어- 이 사랑에 화답하여 노래한다. “나는 내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도다 그가 나를 사모하는구나 내 사랑하는 자야 우리가 함께 들로 가서 동네에서 유숙하자 우리가 일찍이 일어나서 포도원으로 가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 꽃이 피었는지 보자 거기에서 내가 내 사랑을 네게 주리라 합환채가 향기를 뿜어내고 우리의 문 앞에는 여러 가지 귀한 열매가 새것, 묵은 것으로 마련되었구나 내가 내 사랑하는 자 너를 위하여 쌓아 둔 것이로다”(아7:10-13) 목자를 기다리면서 마음속에 품은 술람미 여자의 쌓아둔 사랑을 보여준다.

춘향전의 사랑가와 솔로몬의 아가서는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사랑과 더불어 노골적인 성적 갈망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 생활 전반에 걸쳐 ‘사랑에 빠져’ 있는 상태가 결혼 생활 전반에 걸쳐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 뭔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이 한때 사랑에 빠졌던 황홀함을 다른 대상을 통해서 채우려고 한다. 그러나 결혼은 낭만적 사랑으로부터 헌신적인 부부 사랑으로의 전환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낭만적 사랑이란 현실을 잊어버리는 일시적인 정신이상이며 연인들은 이를 완전한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현실 속의 부부는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며 ‘정신적인 사랑’과 ‘성적인 사랑’으로 서로를 위해 채워주는 것이다. 부부는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며 육체적 사랑, 정신적 사랑 그리고 영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귀영화를 누렸던 솔로몬은 그의 인생 말년에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아래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전 9:9)하였다. 그의 고백은 부부사랑의 행복을 일깨워준다. 다음은 <남성과 여성의 행복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선이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신대학원에서 석사((M.Div), 박사(Th.D. in Missiology)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신학원(FCTS)에서 여성리더십으로 박사(D.Min)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행복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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