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렇게 한 해를 보냅니다.
늘 그렇듯이 올해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기쁨과 행복에 겨운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각양으로 채색된 상처가 영혼에 아로새겨지기도 했습니다. 후회가 되거나 슬프거나 자랑스럽거나 행복하거나 기쁘거나…. 그런 순간순간들이 모여 한 해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떠나보내려 합니다.
떠나보내는 한 해 끝에 서니 ‘사랑한다’는 말보다 앞서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한 해 동안,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합니다. 나의 어리석음과 가벼움으로 인해 혹시라도 상처 입었을지 모르는 이들에게 사죄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상처를 입지만,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며 사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아주 악한 사람이라면 일부러 상처를 주겠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주며 살게 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성찰하지 않으면 자신은 상처를 받기만 했다고 생각하게 되고 비난과 원망으로만 가슴을 채우게 됩니다.
세밑에 서면 언제나처럼 마음이 낮아집니다. 한 해 동안 만났던 사람들, 특히 마음의 병을 가지고 외롭고 슬픈 눈빛으로 만났던 분들이 떠오릅니다. 그분들과의 긴 치유의 동행, 그리고 치유의 희망을 품었던 여행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혹시라도 연약한 내 몸의 한계로 인해 더욱 깊고 풍성한 치유적 공감과 경청을 소홀히하지 않았을까 반성하며,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고마움의 인사도 함께 전합니다. 내가 치유되고 건강해졌듯이, 그런 확신 가운데 치유적 동행을 했던 나 자신에게도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을 품은 진실한 동행이 치유와 회복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는 한 해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만남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미움이 생겨나게 됩니다. 서로에게 아픔을 주지 않았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세밑에서의 성찰이 새해의 빛나는 변화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며칠 전 보고 왔던 동해바다의 부서지는 파도처럼, 원치 않아도 자꾸만 서로에게 부딪치며 통증을 주거나 받는 우리들, 서로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세밑에서 부디 서로 용서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나의 용서도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서로 용서한 이후의 맑은 영혼으로 새해를 맞아 새로운 행복과 기쁨의 빛 가운데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 해같이 빛나는 새해가 되시길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그는 돋는 해의 아침 빛 같고 구름 없는 아침 같고 비 내린 후의 광선으로 땅에서 움이 돋는 새 풀 같으니라 하시도다(사무엘하 23:4)”
“내가 항상 주와 함께하니 주께서 내 오른손을 붙드셨나이다 주의 교훈으로 나를 인도하시고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시편 73편 23~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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