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5년 전,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60대를 맞이했다. 은퇴 후 다른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여생을 즐길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에겐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30대에 우연히 시니어홈케어 사업을 만난 이후로 한국에 이를 도입하고자 하는 꿈을 꿔왔다. 이것은 나의 꿈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으며, 남을 위해 살 수 있는 삶.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시니어홈케어 사업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인 1981년이었다. 나는 그 당시 미국 맨해튼에 있는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우연히 언론매체를 통해 ‘시니어홈케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땐 내 나이 34세였다.
그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경각심이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니 노인을 집에서 돌보아주는 시니어홈케어는 나에게도 생소한 용어였다. 그런데 아무 것도 모르는 내 눈에도 미래에는 유망한 사업으로 보였다.
시니어 홈케어에 대한 궁금증에 맨해튼에 있는 ‘시니어홈케어연구실’을 찾았다. 시니어홈케어에 대해 보다 전문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무작정 찾아간 연구실에서는 나를 반겨주었다. 그 당시 연구실의 부소장이 나에게 많은 얘기를 해줬는데, 아직도 그 때 들었던 말을 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 있어 ‘제2의 인생 설계’는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 당시 부소장이 들려주었던 ‘시니어홈케어 산업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수명이 늘어난 만큼 시니어홈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성장성이 있다. 둘째, 각국 GNP가 증가함에 따라 노후에 케어받을 재정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은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이며 이로 인해 수익성이 보장된다. 셋째,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각국의 복지정책 예산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시니어산업은 정부 정책에 따라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므로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 시니어홈케어 사업은 사업의 필수요소인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이 사업에 마음이 끌린 것은 이 3가지 요소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이 사업이 나이와 관계없이 평생 할 수 있는 사업이며 언젠가는 내가 내 사업의 케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또한 노인을 돌보는 봉사활동이기 때문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도, 항상 사회를 위해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던 나에게 잘 맞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부소장과의 만남 이후 시니어홈케어 사업을 하고자하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하지만 한국에 휴가 나와서 보건복지부 정책과 직원들과 상의해보니 모두 “미래에는 좋은 사업이나 현재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었다. 그 시기에는 아직 한국에 시니어 케어에 대한 개념이 전무했다. 그 때는 아직 때가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준비를 해가며 때를 기다렸고 점차 한국에서도 시니어 케어에 대한 정책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리고 2007년, 나는 드디어 꿈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 비지팅엔젤스의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도입했다.
사실 60대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은퇴 후 모험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모두 염려했다. 정년 이후에는 안정된 생활이 모범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아내 역시 걱정을 했다. 나름대로 저축해 놓은 재산이 있고 아이들이 다 성장하여 큰 돈 쓸 일이 없으니 이제는 알뜰하게 쓰면서 노후를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었다.
나 역시 몇십 년을 준비해온 사업이지만 불황 속에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염려가 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항상 마음 속에 새겨두고 있던 성경구절을 되뇌었다. 빌립보서 4장 4-7절 말씀이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이 말씀은 내가 힘들 때마다 나를 일으켜주는 힘이 되었다. 나는 사업에 대해 자신이 없어질 때마다 끊임없이 기도를 드렸다. 60대에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을 감사드렸다.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일이 나에겐 감사함이자 기쁨이었다.
현재 비지팅엔젤스는 국내 1위의 시니어홈케어 기업이 되었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철저한 준비와 밤낮 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모두가 60대에 사업을 시작하는 나를 걱정하였지만, 나는 내 나이를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60대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한 생각이 내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나는 인간의 5복에 한 가지를 더해 6복으로 얘기하곤 한다. 내가 더한 한 가지 복은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는 복’이다. 시니어의 가장 바라는 것은 젊었을 때처럼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다. 남들이 3, 40대의 왕성한 나이에 하는 업무를 나는 지금도 거뜬히 해내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일을 하는 것만큼 젊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없다.
시니어 비즈니스의 구상은 오래되었지만 환갑 때 나는 시니어 홈케어를 한국에 도입하는 꿈을 이루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60대의 나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이제 나의 꿈은 비지팅엔젤스가 시니어들을 위해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니어 종합 서비스 그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은 나에게 끝이 아니라 제2의 인생의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김한수 대표는
김한수 대표는 전세계 41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비지팅엔젤스의 한국 마스터 프랜차이지, 비지팅엔젤스 코리아(www.visitingangels.co.kr)를 운영하고 있다. 비지팅엔젤스는 현재 67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와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각각 사회적기업과 노인장기요양기관 최우수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 또한 김한수 대표는 1985년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다. 현재 반포 한신교회의 안수집사이며 찬양대장으로도 봉사하고 있는 크리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