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칼럼 15
우리나라 속담에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지 한 사람의 힘으로는 되는 일이 없고 서로 협력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이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혼은 하나님이 서로 도우며 살라고 주신 제도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가정을 통하여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뜻이 있다.
부부는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죽이 맞아야 행복하다. 부부는 살면서 닮아간다고 하지 않는가? 어떤 의미에서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손발이 잘 맞는 부부였다. 그러나 이 부부는 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범죄하며 한날 장례식을 치른, 이 세상에서 최악의 불행한 부부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들에게는 진실이라는 삶의 중요한 요소가 빠져 있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물건을 서로 통용했다. 아니나아와 삽비라 부부도 다른 사람들이 하는대로 재산을 바치는 데에 동참하였다. 그런데 아나니아는 소유를 팔아 그 값에서 얼마를 감추었다. 그 사실은 아내도 알았다. 아나니아가 얼마만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다. 베드로가 “아나니아야 어찌하여 사탄이 네 마음에 가득하여 네가 성령을 속이고 땅 값 얼마를 감추었느냐 땅이 그대로 있을 때에는 네 땅이 아니며 판 후에도 네 마음대로 할 수가 없더냐 어찌하여 이 일을 네 마음에 두었느냐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라고 하였다. 아나니아가 이 말을 듣고 엎드러져 혼이 떠나니 이 일을 듣는 사람이 다 크게 두려워하였다(행 5:1-5).
젊은 사람들이 일어나 시신을 싸서 메고 나가 장사하였다. 세 시간쯤 지나 그의 아내가 그 일어난 일을 알지 못하고 들어왔다. 베드로가 “그 땅 판 값이 이것 뿐이냐 내게 말하라” 물으니 삽비라는 “예 이것 뿐이라”고 대답하였다. 베드로가 “너희가 어찌 함께 꾀하여 주의 영을 시험하려 하느냐 보라 네 남편을 장사하고 오는 사람들의 발이 문 앞에 이르렀으니 또 너를 메어 내가리라” 하였다. 곧 그녀가 베드로의 발 앞에 엎드러져 혼이 떠났다.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죽은 것을 보고 메어다가 그녀의 남편 곁에 장사하니 온 교회와 이 일을 듣는 사람들이 다 크게 두려워하였다(행 5:6-11).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죽음의 심판을 받은 이유는 단지 돈을 숨겼기 때문이 아니라 성령을 속이고 시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하나님께 대한 온전한 신뢰 대신에 인간을 속이면 하나님을 속일 수 있다는 거짓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 부부는 사람들에게 드러내기 위한 허영심과 자만심으로 물질을 드렸다. 이 부부는 초대교회의 성도였지만 부패한 마음으로 서로의 죄를 방조하여 멸망하는 자들이 되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처럼 겉으로 보이기에 멀쩡한 부부들이 있다. 이들 부부 간에는 모종의 공모가 있다. 남편(아내)이 심각한 잘못을 해도 암묵적으로 인정하며 아내(남편)에게 어떠한 지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배우자가 외도를 한 경우에도 어떤 부부는 결혼생활을 겉으로 유지함으로 얻는 유익 때문에 눈감아 주는 아내(남편)도 있다. 그들은 배우자와 결부되어 있는 재정, 명망, 지위를 잃고 싶지 않아서 법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사실상 그들은 형식상 부부이지 내용상 부부가 아닌 것이다. 이러한 진실성이 결여된 부부 관계는 마침내 인생의 허무감만 남게 된다.
진실이 없는 사랑은 자기 자신을 병들게 할 뿐만 아니라 배우자에게도 상처투성이의인 생을 살게 한다. 인간의 내면은 타인들에게 눈가림은 할 수 있어도 하나님까지 기만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신앙의 부부들은 사람의 생각까지도 감찰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여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성실과 정직으로 행해야 한다. 믿음으로 맺어진 부부도 영적으로 깨어 있지 못하면 서로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죄를 부추기게 된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에게 진실된 사랑으로 믿음의 성장을 격려할 수 있는 행동이야말로 신앙으로 맺어진 부부가 갖추어야 할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선이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신대학원에서 석사((M.Div), 박사(Th.D. in Missiology)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신학원(FCTS)에서 여성리더십으로 박사(D.Min)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