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몬과 행복-아합과 이세벨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선이 칼럼 18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이선이 목사(술람미상담소 연구원).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조사의 의하면, 인간에게 돈은 기본적인 필요를 채울 수 있을 때까지는 부부 행복에 비례한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적 형편이 어느 정도 살 만하면 비례관계가 아니라, 그때부터는 부부의 질적인 관계가 행복을 좌우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맘몬신을 향한 숭배를 멈출 줄 모른다.

맘몬신은 맘몬을 의인화시킨 표현으로, 맘몬(mammon)이란 부, 재산, 재물, 소유를 뜻한다. 맘몬은 현대판 바알이다. 바알이란 가나안에서 숭배하는 풍요의 신이다. 이스라엘이 본격적으로 바알숭배에 빠지게 된 것은 아합왕 때부터였다. 오므리가 베니게와의 친선을 위해 그의 아들인 아합과 두로 왕 엣바알의 딸인 이세벨을 결혼시켰다. 아합은 아내에게 동조하여 사마리아 궁전 옆에 바알 신전을 짓고 바알 신상과 아세라 목상들을 만들어 섬겼다. 또한 바알과 아세라의 제사장들을 보호하고 육성하여 적극 지원, 이스라엘 백성들은 점점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에 깊이 빠져들어갔다.

아합왕은 이세벨의 꼭두각시같이 되어, 이스라엘 왕국이 그녀의 마음대로 좌지우지되는 상황이었다. 어느 날 아합왕은 자신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궁전 가까이에 있는 나봇의 포도원을 자기 소유로 만들고 싶었다. 왕은 체통을 손상하면서까지 나봇에게 포도원을 양도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나봇은 “내 조상의 유산을 왕에게 주기를 여호와께서 금하실지로다” 하였다. 나봇에게 단호히 거절당하자 왕은 모멸감을 느껴 궁으로 돌아와 식사도 안 하고 자리에 누웠다(왕상 21:1-4).

이세벨이 그 연유를 듣고 아합에게 말하였다 “왕이 지금 이스라엘 나라를 다스리시나이까 일어나 식사를 하시고 마음을 즐겁게 하소서. 내가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원을 왕께 드리리이다”. 왕비는 즉각 왕의 이름으로 밀서를 써서 나봇이 살고 있는 곳의 장로와 귀인들에게 보냈다. 그들은 왕비의 계책에 말려들어 하나님과 왕을 모독한다는 모함에 걸려든 나봇을 죽였다. 이세벨은 보냈던 불량배들로부터 나봇이 돌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아합에게 “그 이스르엘 사람 나봇이 돈으로 바꾸어주기를 싫어하던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소서 나봇이 살아있지 아니하고 죽었나이다”고 전하였다. 아합은 나봇이 죽었다는 소식에 일어나서 그 땅을 차지하러 내려갔다(왕상 21:5-16).

아합왕은 사마리아 궁이 좁아서 나봇의 포도원을 탐냈을까? 아합은 아버지 오므리왕이 지은 사마리아 궁전의 벽을 상아로 장식하여 화려한 상아궁으로 완성시켰다. 이세벨은 보좌, 침상가구 등의 상아 장식품 외에, 자신의 나라에서 제작된 베니게 금은세공품으로 궁전의 가구나 벽을 장식하였다. 아합은 사마리아 궁전 이외에 이스르엘에도 거쳐하는 궁이 있었다. 나봇의 포도원은 이스르엘에 있는 아합의 궁 가까이에 있었다. 이스르엘 평야는 매우 비옥한 땅으로 이스라엘의 최대 곡창지역이었다. 그러나 땅은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왕이라 해도 사사로이 탈취하는 것은 율법에 반한 것이었다.

아합은 그렇게도 원하던 포도원을 취하고 행복했을까? 이제 자기 것이 되었다고 의기양양해진 왕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직접 현지를 답사하러 갔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엘리야를 만났다. 엘리야는 이세벨을 비롯한 아합 가문이 여로보암의 가문처럼 비참하게 개죽음당할 것을 예언하였다. 그들은 순간의 욕망을 채웠을는지 모르지만 바알숭배자들의 최후는 예언대로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다.

현대 맘몬신의 숭배는 하나님에 대한 거역이다. 아합과 이세벨의 바알신 숭배가 바알제사, 성전에서의 매음행위, 살인과 도둑질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욕망 실현을 한 것처럼, 오늘날 부부들의 맘몬신의 숭배는 영적타락, 성적 타락, 도덕적 타락으로 인도된다. 우리는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을 보며 반드시 부와 지위가 가정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맘몬은 부부 행복의 절대 필요한 수단이지만, 부부 행복의 목적이 아니다. <돈으로 호화로운 집을 살 수는 있어도 행복한 가정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가정의 주인은 맘몬이 아닌 오직 우리 예수님이시다!

이선이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장신대학원에서 석사((M.Div), 박사(Th.D. in Missiology)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신학원(FCTS)에서 여성리더십으로 박사(D.Min)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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