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마더 힐링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목사
▲강선영 목사

모처럼 햇살 좋은 날, 가까운 공원에 나가 잠시 머리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서너 살 쯤으로 보이는 작은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엄마를 전적으로 믿고, 봄 햇살을 받으며 공원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입가엔 미소를 띠고 힘차게 걸었습니다. 행복한 엄마와 아이의 봄나들이 풍경을 한참동안 바라보며 제 마음도 흐뭇해졌습니다.

어린아이가 약간의 불안도 없이 전적으로 엄마를 신뢰하며 함께 있는 장면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이 없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엄마가 나를 보호해 줄 거야, 엄마가 나를 지켜 줄거야. 엄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떠나지 않을 거야….” 어린아이는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이런 느낌을 가지고 엄마와 함께합니다. 엄마와의 이런 안정적인 관계는 이후 세상과의 관계맺기에서 언제나 신뢰와 자신감이 충만한, 안정감 있는 심리적 상태를 유지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타인을 향해 사랑과 신뢰를 줄 수 있게 합니다.

우리 모두는 엄마를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엄마의 젖을 먹었으며, 엄마의 돌봄을 받고 자라왔습니다. 모든 엄마들은 모성애와 본능적인 사랑으로 어린아이들의 다친 마음까지도 즉시 치유해주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어떤 마음의 상처도 엄마의 사랑으로 치유되지 않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 우리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세 명의 아들을 살해한 엄마의 사건…. 그 엄마는 우울증 상태였다고 합니다. 남편과 다투고 나간 뒤 모텔에서 세 아이를 질식사시키고 따라 죽으려고 했다던 엄마…. 너무 충격적이어서 심장이 떨렸습니다.

중증의 심리적 병증은 이렇게 모성애까지도 파괴할 정도로 무서운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엄마는 그럴 수 없습니다! 삶이 자신을 위협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낳은 아이를 버리고 도망을 가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거두는 것은, 가장 참혹한 범죄이며 가장 사악한 죄악입니다. 혹시 ‘여자’는 그럴 수 있어도 ‘엄마’는 그럴 수 없습니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자가 엄마가 되는 순간, 그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자식이 굶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먹을 것을 마련해 올 수 있고, 자식이 위험에 처하면 공포도 잊고 대항할 수 있습니다. 자식이 아프면 자신의 마음이 더 아프고, 자식이 슬프면 자신이 더 슬퍼지는 것이 엄마입니다.

그래서 엄마, 어머니라는 말은 곧 ‘힐링’을 뜻합니다. 그러나 엄마의 의미가 힐링이 되려면 엄마 자신의 치유가 시급합니다. 자신의 상처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엄마는 자신도 모르게 자식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게 됩니다.

종종 깊은 심리적 병을 가지고 찾아오는 청소년들과 함께 오는 엄마들은, 그 아이들보다 더 슬프고 외롭고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그래서 엄마들이 먼저 치유되어야 아이들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치유자’가 되어 달라고. 그 전에 엄마 자신의 상처를 먼저 치유하라고. ‘엄마’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가장 놀라운 치유자’입니다. 엄마인 당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힐링의 능력을 발견하고 사용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마더 힐링’, 이것은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주님의 은총입니다.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www.lovehel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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