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가정⑩] 10대 1의 원리

오상아 기자  saoh@chtoday.co.kr   |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우리는 실수를 많이 합니다. 그만큼 잘 되기를 바라고 사랑하기에 우를 범하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지 않으면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이러한 잘못된 것을 교정하려는 의도로 하는 부정적 표현으로 쉽게 변화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하는 것을 ‘긍정적 표현’으로 강화할 때 변화가 더 용이합니다. 이것은 부부 사이의 관계,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나아가 대인 관계에서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어느 날 저희 딸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양치질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크게 칭찬을 했습니다. “우리 딸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시키지 않아도 이렇게 양치질을 다 하냐? 정말 우리 딸 최고다!”라고 했습니다. 딸 아이는 기분이 무척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날 제 앞에 와서 양치질을 또 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긍정적 표현과 칭찬을 좋아합니다. 어떤 분은 긍정적 표현을 들으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상담을 통한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러한 분일수록 긍정적 표현에 굶주려 있을 경우가 더 많습니다. 긍정적 표현을 더욱 많이 들어서 불편함 없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호주가정상담대학에서는 10대 1의 원리를 가르치고 권합니다. 이 원리는 간단한 것으로, 한 번의 조언이나 책망과 같은 부정적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10번 이상의 긍정적 표현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한 번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인내하며 10번을 세어보면서 긍정적 표현을 하고, 그 후에 진짜 꼭 하고 싶었던 말을 하라는 것입니다. 긍정적 표현을 일상화할 때 조언이나 책망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변호사가 있었습니다. 소년원에 들어가는 한 청년의 국선 변호사 역할을 하면서, 그 청년의 자료를 보았는데 IQ가 높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청년에게 “자네는 머리가 상당히 좋네, 공부를 하면 아주 잘하겠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 계기를 통해 그 후로 그 청년은 소년원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공학계통으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후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이 변호사를 찾아왔습니다. 본인의 기억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서 어떤 도움을 자신이 주었느냐고 물었을 때, 그 사람은 “제가 머리가 좋다고 당신이 이야기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변호사에게서 들었던 그 말이 그에게는 생전 처음 듣는 긍정의 말이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긍정적인 표현이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거센 바람이 아닌 따스한 태양이 사람의 옷을 벗긴 것처럼, 거친 말보다는 따스한 표현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학교 강의에서 이 내용을 다룬 후, 그 다음 학기에 한 권사님 학생이 오셨습니다. 꾸벅 인사를 크게 하는 데 얼굴이 유난히 환하게 빛났습니다. 잔뜩 흥분된 모습으로 저에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순종했더니 저의 아들도 변하고 며느리도 변하고 손주들도 다 변했어요!”. 권사님 본인이 긍정적 표현을 하기 시작하니까 주위에 있는 가족 모두가 밝아지고 변하게 된 것입니다.

저의 어머님은 싫은 이야기는 잘 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다가 한번 무엇인가 어머님의 마음 속에 있는 표현을 하면 우리 6남매 모두 긴장합니다. “오죽했으면 엄마가 저런 표현을 했을까?” 하며 모두 소홀히 넘기지 않습니다. 이처럼 훈육이나 조언을 진정으로 잘 전달시키기 위해서는 부정적 표현을 아껴야 합니다. 그래서 비율로 따지자면 긍정적 표현 10번에 부정적 표현 1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긍정적인 표현은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합니다.

때로 부정적인 감정이 긍정적인 감정보다 너무 커서 긍정적인 표현을 할 수 없다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조차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달래주어 긍정적으로 표현할 때,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여성분이 생일을 챙겨 주지 않은 남편이 야속하고 밉습니다. 남편이 그 동안 못해 주었던 모든 것들이 그 날 함께 되살아나 마음을 괴롭힙니다. 더 이상 남편을 긍정적으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감정을 달래줄 수 있습니다. “남편이 내 생일을 잊어 버린 것은 참 유감이고 섭섭하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극단적인 부정적 감정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면 남편에게 부정적 감정을 폭탄처럼 퍼붓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지혜롭게 칭찬하며 서운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성령님의 깊은 도우심을 구하며 충분히 노력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긍정적인 표현을 하고 있는 나를 통해 나의 마음을 만지시고, 그 표현을 들은 가족과 이웃이 선한 영향을 받게 하며 세상이 축복으로 가득하게 하십니다.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약력>
-호주가정상담대학 한국어 통신과정 디렉터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전 캔버라 열방대학 성경연구학교장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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