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i 선교칼럼] 선교 4.0 시대의 교육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요즘 들어 한국인 선교사 파송이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한국 경제의 어려운 형편과 이로 인한 한국교회의 경제적 어려움이 한데 어울려 생겨난 결과라고 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그 동안 유행처럼 생각하였던 일에 대한 거품이 제거되고 있다는 사실이요, 대체적으로 한국교회의 선교에 대한 무지와 감상이 드러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

선교가 언제까지 성장만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또한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선교에 대한 이해는 후원금 얼마 보내는 것으로 책임을 완수한 것처럼 만족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명단을 주보에 올리는 것으로 과시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사실 선교는 이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인식하기를 원한다. 선교에 대한 바른 이해가 선행된다면 선교사의 증가는 쉽게 일어날 수가 없고, 한국교회가 선교에 대한 이해를 좀 깊게 한다면 형식적으로 가볍게 덤벼들 수가 없을 것이고, 파송해 놓고 중단하여 국제 고아를 만드는 무책임한 일도 없을 것이다. 또한 여러 가지 갈등할 일도 줄어들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선교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함께, 마지막 시대의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각자의 이해와 관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한국 선교의 미래는 훈련원에 있다고 본다. 어떻게 후보생들을 선발하고 훈련하느냐, 어떤 사람이 현장에 투입되느냐에 따라서 방향과 내용이 바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임은 한국 선교 훈련원에 달려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니, 필자는 한국선교의 미래를 기대하며 현장의 경험과 고민을 몇 가지 나눈다.

각 훈련원에서 실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나름대로 많은 경험과 훌륭한 교사들의 지도하에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해 온 것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한국 전통에 의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 이제는 이론이나 프로그램을 위한 것이 아닌, 현장 중심의 필요를 채우는 훈련으로 전환하여야 선교 4.0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 선교훈련의 내용들은 독서로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 정도의 정보습득은 스스로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면, 한국 선교훈련원은 더 깊은 차원의 내용을 준비하여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 강의를 하거나 들을 때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멋진 내용처럼 느껴지지만, 그 시간을 마치고 나면 아무런 느낌도 없는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필자는 교단선교 훈련도 받고, 선교단체에서 6개월 합숙훈련도 받았다. 그것이 기본적인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도 하지만,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거의 없었다는 것을 느낀다. 신학교 시절 그 과정의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졸업을 하여도 교회사역 속에 다시 배우고 시간과 재정을 재투자하여야 비로소 살아있는 자기의 지식이 되고 현장에 필요한 지식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선교지 실상을 이해하고 고민을 한다면 무엇이 가장 급선무인가를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1. 오늘 가장 필요한 것은 우선적인 훈련은 하나님과 관계요, 그 분의 성품에 대한 깊은 이해요, 하나님을 깊이 알아감일 것이다. 그리스도의 성품을 배우고 닮아가는 훈련이다. 그래서 그 인품을 통하여 영향력을 발휘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는 훈련이 필요하다. 개인의 성품과 삶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느냐는 문제가 사역의 첫 걸음이다. 능력이 아니고 하나님을 알고 배워가는 훈련이다.

이러한 일에 최선의 방법을 찾아 훈련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급조하여 적당하게 과정만 거칠 것이 아니다. 얼마 되지 않는 훈련기간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일평생 일하게 한다. 어떻게 평생 일할 선교사를 적당하게 훈련하여 보낼 수가 있단 말인가? 그리스도인의 성품훈련을 하지 않고 선교사를 보내는 것은 숫자를 늘리는 일에는 만족하겠지만, 현장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큰 죄를 짓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2. 언어는 선교사의 생명이다. 언어의 능력에 따라서 선교의 사역도 그만큼 펼쳐질 수 있다. 어떤 이는 현장에서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도 저것도 다 필요하고 맞는 말이다. 어쨌든 나이 들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땀과 피를 쏟는 힘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을 수 없다.

다만 최선의 노력 후에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여야 비로소 선교는 시작되는 것이다. “언어를 하면 얼마나 잘하겠느냐, 현지인들은 못 알아 듣는다. 그래서 통역을 써야 한다”고 게으른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그 노력과 성실함에 감동하고 은혜를 받는다. 통역자들은 선교사들의 언어를 이해 못하겠다고 말하고 문법도 안 맞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지 교인들은 다 이해하고 감사해한다. 중요한 것은 소통이 되어야 하고 강의와 설교도 하여야 한다. 상담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고급스러운 언어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3. 성경에 대한 연구는 필수과목이다. 어디 가나 가장 필요한 것은 말씀이다. 오늘의 선교지는 대부분 교회가 세워져 있다. 그곳에 투입되어 2, 3차 사역을 감당하는 일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신학적으로 깊이 있는 말씀을 풀어내고 강론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상식의 수준을 넘어 지적·영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면 현장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일반상식으로 설교하고 선교하는 사람들은 여기저기 널려있기 때문이다. 선교지에서 2년만 지나면 바로 양육이나 훈련이나 리더십 교육이나 어디서든지 준비된 말씀으로 도전하여야 한다.

그래서 조직적으로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준비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송을 연장하여야 한다.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준비된 자를 내보내야 한다. 일을 하면서 준비하기도 하고 익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핑계하고 모험하지 말라. 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하겠는가?

4. 현장의 필요를 채우는 교육이어야 한다. 현장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설문 한 번만 돌려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가정의 문제와 청소년 자녀의 문제 그래서 발생하는 마약과 알코올 문제는 심각하다. 선진국이나 후진국을 막론하고 동일한 인간의 문제이다.

여기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사회를 향한 교육을 준비하여야 한다. 할 일이 많은데 준비가 되지 않아 바라만 보아야 한다면 게으르고 악한 사역자일 뿐이다. 현장에서 그러한 것을 준비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자료가 필요하다. 자료가 많은 한국에서 경험하고 준비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한국선교는 나이가 많을수록 전통적인 방법인 “믿습니다 할렐루야”로 진행하는 일이 많고, 한국교회 문화를 그대로 이양하거나 훈련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선교에 대한 바른 분별력과 철학이 필요하고 목표를 가지고 보내야 한다. 현장은 급속도로 다원화되어가고 토속신앙과 전통종교가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아 사역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자유주의가 확산되어 기독교의 색채가 희미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바른 교육과 훈련으로 기드온 삼백의 용사를 내어 보내기를 간절히 바란다. 현 선교의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연구하여 교육에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한국 선교의 미래이며, 선교 교육의 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현장 때문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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