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오래 전 큰아이가 서너 살 무렵, 아이를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일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근거리에 있는 외할머니 집에 데려다놓고 헤어져야 하는 순간마다 어린 딸아이는 자지러지게 울면서 매달리곤 했습니다. 그때는 나 자신도 너무 힘들고 지쳐있을 때였기 때문에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어루만져주지 못하고 도망치듯 현관문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서 그때의 불안했던 마음을 충분히 어루만져주는 시간이 있었지만, 그 시절 나는 지혜로운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어린아이는 엄마와 떨어지게 될 때마다 ‘엄마로부터의 분리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초보 엄마들은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게 되고, 이것은 커서도 불안장애를 유발하는 한 원인이 됩니다. 아이들에게서 발견하게 되는 문제 행동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루종일 엄마에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칭얼거리는 아이도 있고, 또래 아이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또는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아이도 있습니다. 텔레비전이나 게임에 빠진 아이, 반항심이 심한 아이, 심한 욕설을 하는 아이, 폭식이나 거식 증세를 보이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 행동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자신의 느낌이나 욕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떼를 쓰거나, 울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자신이 지금 힘들다는 사실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면 아이의 깊은 마음 속에서 불안이나 불편감이 있다는 것이니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더 나아가 ‘구조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너무 힘들고 불안하니 나를 구해주세요!”라는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전혀 모르거나 오히려 아이를 야단치거나 화를 냅니다. “그만 하지 않으면 혼내 줄 거야!” 하며 눈을 부릅뜨고 윽박지르거나 매를 들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이렇게 말하는 속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마, 제발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아빠, 화 내지 말고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표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아빠들이 자녀를 혼내는 동안에, 아이들에게는 큰 상처가 아로새겨집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동안에 마침내 부모와 자녀 간에는 의사소통에도 장애가 생기게 됩니다. 어느날부터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에게 말문을 닫고 마음문도 닫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자녀의 마음을 알아주고 자녀의 정서적 욕구를 채워주는 것입니다.

‘정서(emotion)’란 내적·외적 자극에 대한 사람의 기분, 느낌, 감정 등의 반응과 상태로써 ‘애정, 기쁨, 불안, 두려움, 공포, 분노, 질투, 웃음, 울음’ 등을 말하는데, 성격발달의 기저(바탕)를 이루는 것이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정서적 욕구가 충족된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안정감 있게 자라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자각과 확신은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게 합니다. 분노와 공격성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은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마음 속 깊이 상처가 생깁니다. 공격적인 성향은 상처입은 마음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정서적인 결핍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사춘기를 맞이하게 되거나,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된다면 가정 생활과 사회생활, 부부 관계를 비롯한 대인 관계에 있어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겪게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늘 짜증과 분노가 많은 사람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가 부드럽게 이어질 수 없게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의 마음에 귀 기울여주고 사랑스러운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닫기 전에,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아이가 짜증스런 목소리로 말하거나 칭얼댈 때는 이렇게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00이가 힘든 일이 있구나. 엄마에게 말해보렴.” 
 
아이의 감정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적합한 반응을 보여주는 상호작용이 매우 필요합니다. 이러한 엄마 아빠의 사랑을 통하여 아이들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됩니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은 ‘높은 자존감(self-esteem)’을 형성하여 매사에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자라게 합니다.
 
아이의 정서와 욕구를 읽고 진심으로 마음을 읽어주시는 부모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 상처받고 홀로 울고 있는 어린 아이들이 단 한 명도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자녀를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뜻입니다.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www.lovehel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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